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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 빚 → 4조원대 급감 ‘통계꼼수' 논란…96조 어디로 갔나 [나랏빚 1743조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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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전망치 적용하던 회계기준 / 작년부터 미공개 전망치 적용 / 정부 “현실적 전망치 반영한 것”

세계일보

정부가 지난해 공무원·군인 연금충당부채를 산정하면서 물가·임금상승률 적용 기준을 변경해 ‘통계 눈속임’, ‘꼼수’ 논란이 일고 있다. 종전 기준이라면 연금충당부채가 100조5000억원 늘지만 새로운 기준에 따라 4조3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기준 변경만으로 무려 96조2000억원의 부채가 눈앞에서 사라진 셈이다.

정부가 7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한 2019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금충당부채는 944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조3000억원 늘었다. 연금충당부채가 최근 매년 90조원 이상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2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증가폭이다. 연금충당부채는 2015년 659조9000억원, 2016년 752조6000억원, 2017년 845조8000억원, 2018년 939조9000억원으로 이 기간 연평균 93조원 증가했다.

이처럼 증가폭이 급격하게 축소된 것은 연금충당부채를 계산할 때 적용하는 기준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연금충당부채는 미래 연금액을 추정해 현재가치로 환산한 금액이다. 미래연금액을 추정할 때 임금·물가상승률의 장기적 전망치를 적용한다. 국가회계법률은 이를 정부의 ‘장기재정전망’에서 따오도록 규정했다. 정부는 2015회계연도부터 2018회계연도까지 ‘2015년 장기재정전망’을 적용했으나, 2019회계연도부터 ‘2020년 장기재정전망’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물가상승률은 평균 2.1%에서 2.0%로, 임금상승률은 평균 5.3%에서 3.9%로 각각 낮아졌다. 그 결과 기준 변경 전과 후의 지난해 연금충당부채 증가액은 96조2000억원이나 차이가 나게 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정부가 연금충당부채 증가폭이 획기적으로 축소된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눈속임’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중앙정부 재정을 2060년까지(40회계연도) 전망할 ‘2020년 장기재정전망’이 아직 공개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2020년 장기재정전망의 세부 수치는 내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오는 9월쯤 공식적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정부는 연금충당부채 산정 시 ‘최적의 가정’을 적용하도록 규정한 국가회계법령 연금회계처리지침에 따라 현실적인 전망치를 반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신 데이터를 반영함으로써 더 정확한 계산을 했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015년 장기재정전망의 임금·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저성장·저물가 기조 등 최근 경제현실과 괴리가 커 연금충당부채 금액의 왜곡을 초래한다”며 “2020년 전망으로 변경한 것은 회계전문가의 자문, 국가회계제도 심의위원회의 의결을 거친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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