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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작년 나라살림 사상 최대 적자…국가채무 728조원으로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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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재정수지 적자 54조원 집계

GDP 대비 적자율 10년만에 최대

세수 준 데다 교부금 늘린 영향

전체 국가 부채는 1750조원 육박

올해 코로나 지출로 적자 더 커질듯

재정건전성 양호해 감당할 여력 있어


한겨레

정세균 국무총리가 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서울-세종 영상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오른쪽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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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경기 부진 등으로 정부 살림이 역대 가장 큰 규모의 적자를 냈다. 국내총생산 대비 적자 비율도 2009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최대였다. 올해는 코로나19 피해에 대응하는 지출 확대로 적자 규모가 더 커질 전망이다. 다만 국가채무비율이 주요국에 견줘 양호한 상황이어서 상당폭의 적자 살림을 감당할 수준의 재정 여력은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7일 국무회의를 열어 2019회계연도 국가결산 보고서를 심의·의결했다. 지난해 총수입은 473조1천억원, 총지출은 485조1천억원이었다.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는 12조원 적자로, 지난해 국내총생산(1914조원)의 0.6% 규모다. 메르스를 겪었던 2015년(1600억원 적자) 이후 4년 만에 통합재정수지가 적자로 돌아섰다.

2018년 세금이 많이 걷혀 지방자치단체에 지방교부세로 10조5천억원을 보낸 게 적자 폭을 키운 요인이다. 지방교부세 정산분은 예산 편성 땐 ‘총지출’에 포함되지 않는 ‘세입세출 외’ 항목으로, 결산 때 반영한다. 지난해 경기 부진으로 법인세가 줄었고 정부가 유류세 한시인하 등 감세 조처를 단행해 국세수입이 당초 목표보다 1조3천억원 적게 걷힌 것도 적자 요인이다.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기금(국민연금·고용보험 등) 흑자(42조4천억원)를 뺀 정부의 실제 살림살이를 보여주는 지표인 ‘관리재정수지’는 54조4천억원 적자였다. 1990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큰 규모다. 국내총생산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은 2.8%로, 세계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9년(43조2천억원 적자) 3.6% 이후 최대다.

정부는 재정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국채 발행을 늘려, 지난해 중앙정부 채무는 699조원으로 전년보다 47조2천억원 증가했다. 지자체 부채까지 포함한 국가채무는 728조8천억원으로, 국내총생산 대비 38.1%로 집계됐다.

연금충당부채는 944조2천억원으로 2018년도(939조9천억원)에 비해 4조3천억원(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연금충당부채는 공무원·군인연금 수혜자에게 앞으로 지급해야 할 연금액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액수다. 최근 저금리·저물가를 반영해 연금충당부채 계산에 쓰이는 물가·임금상승률 전망치가 낮아져, 부채 증가 폭도 줄었다. 연금충당부채는 ‘미래에 이 정도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한 수치로, 연금개혁을 할 경우 큰 폭으로 줄어들 수도 있다.

중앙정부 부채와 연금충당부채, 기타 퇴직수당부채 등을 더한 재무제표상 국가부채는 1743조6천억원으로, 전년보다 60조2천억원 증가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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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지출 규모가 더 커진다. 512조원 규모의 본예산에 이어 지난달 코로나 대응을 위한 11조7천억원의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정부는 추경안을 기준으로 올해 통합재정수지는 41조5천억원 적자(국내총생산의 2.1%), 관리재정수지는 82조원 적자(국내총생산의 4.1%), 국가채무비율은 41.2%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실제 적자 규모와 국가채무비율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한국의 올해 명목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당초 예상(3.4%)보다 크게 떨어질 전망이어서 세수 감소가 불가피한데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2차 추경이 예정돼 있고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추가 재정 소요 가능성도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1~2월 국세수입은 46조8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조4천억원 줄었다. 목표 대비 세수 진도율도 지난해보다 0.6%포인트 떨어진 16.1%다.

하지만 다행히 우리나라 재정건전성이 주요국에 비해 양호한 수준이어서 확장재정을 감당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의 일반정부(중앙·지방정부 및 공공기관) 부채비율은 40.1%(2018년 기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09.2%에 크게 못 미친다. 강승준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국장은 “올해는 비상경제상황 극복을 위해 재정 역할을 강화하면서 재정건전성 지표가 다소 악화될 전망이지만, 정부는 채무 증가속도를 예의주시하면서 중장기 재정건전성 관리를 철저히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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