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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조원 구한 美 함장에 "멍청하다" 경질···역풍맞은 장관 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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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상원 군사위원회 증언을 준비하는 토머스 모들리 해군장관 대행(왼쪽)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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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토머스 모들리(Thomas Modly) 해군장관 대행이 승조원 하선을 요구했던 브렛 크로지어(Brett Crozier) 전 루즈벨트호 함장을 “지나치게 멍청하다”며 비난한 뒤 도리어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모들리 대행은 크로지어 전 함장을 경질한 당사자로 알려져 있다. 6일(현지시간) 모들리 대행은 괌에 정박한 루스벨트 호 승조원에게 함내 방송을 통한 연설에서 “(그는) 지나치게 순진하거나, 지나치게 멍청한 것, 다른 가능성은 그가 고의로 그랬다는 것”이라며 편지 유출의 배경으로 크로지어 전 함장을 지목했다. 이어 “그것은 배반이었다”며 “이는 나와 전체 지휘 계통에 대한 신뢰의 배반”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 5일 미국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은 CNN에서 모들리 대행의 함장 경질 결정에 대해 “함장에 대한 믿음을 잃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며 “그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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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항공모함 시오도어 루스벨트함의 브렛 크로지어 전 함장은 승조원의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발생하자 승조원 하선을 위한 괌 기항을 주장했다가 경질됐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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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크로지어 함장의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CNN은 이날 현재 루스벨트호 승조원 중 61%가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이 중 173명은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승조원 4천여명 중 2천명은 하선 조치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5일 크로지어 전 함장 자신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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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항공모함 시오도어 루스벨트함 승조원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미 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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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게 되자 모들리 대행은 이날 연설 내용이 공개된 직후 곧바로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직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 사이에서도 모들리 대행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전했다. CNN은 군 당국자들이 정확한 진상조사에 앞서 크로지어 전 함장을 경질한 조치를 반대했다고도 보도했다.

미 의회에서도 반발이 거세게 나왔다. 상ㆍ하원 군사위원과 야당인 민주당 의원이 에스퍼 국방부 장관에게 모들리 대행의 해임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해군 출신 일레인 루리아 하원의원은 “에스퍼 장관은 모들리 대행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모들리 대행은 크로지어 전 함장을 비난한 자신의 발언을 철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해임 요구 등 거센 역풍을 맞자 불과 몇 시간 뒤 사과 성명을 발표하며 수습에 나섰다. 그는 이날 저녁 성명에서 “크로지어 함장은 똑똑하고 열정적”이라고 말을 바꾼 뒤 “내 발언이 초래했을 어떠한 고통에 대해서도 사과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들리 대행의 발언이 가져온 파문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끼어들었다. 지난 4일 “크로지어가 한 일은 끔찍하다고 생각했다”며 모들리 대행의 손을 들어줬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엔 한 발 뒤로 물러났다. 그는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두 명의 좋은 사람이 다투고 있다. 난 이런 다툼을 해결하는 데 능하다”고 말했다.

박용한 기자 park.yong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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