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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의 천적은 역시 공정위였다… 수수료 올리려다 합병 무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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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요금 체계 개편으로 인한 수수료 인상 논란이 일자 전격 사과했다. 요금 체계를 수수료 중심의 ‘오픈서비스’로 개편한지 6일 만이다.

음식점은 물론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독과점 횡포 비판을 의식했다. 특히 우아한형제들과 요기요·배달통을 보유한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의 기업결합 심사 중인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번 개편 내용에 시장 경쟁 제한 요소가 있는지 실태 조사에 나선 것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 요금 체계 개편 공식 사과 "세심한 배려 못했다"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6일 입장문을 내고 "코로나 19로 외식업주들이 어려워진 상황을 헤아리지 못하고 새 요금 체계를 도입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고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영세 업소와 신규 사업자일수록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는 요금 체제 개편 효과에만 주목하다보니 비용 부담이 갑자기 늘어나는 분들의 입장은 세심히 배려하지 못했다"며 "오픈서비스 개선책을 마련해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분들에 대한 보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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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라이더. /우아한형제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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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형제들은 1일 수수료 중심의 요금 체계인 오픈서비스를 도입했다. 오픈서비스는 배달의민족에서 주문이 성사되는 건에 대해서만 5.8%의 수수료를 받는 요금 체계다. 우아한형제들은 기존 서비스 이용시 적용했던 수수료(6.8%)도 1%포인트 낮췄고, 이는 국내 온라인 몰 시장에서 가장 낮은 수수료라고 설명했다. 배달의민족의 기존 요금 체계는 매출 규모와 관계없이 매월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는 정액제였다.

하지만 배달의민족 앱을 이용하는 음식점들은 "우아한형제들의 독과점 횡포가 시작됐다"며 반발했다. 이들은 우아한형제들이 수수료를 낮췄다고 하지만, 오히려 실제로 내야 하는 수수료가 늘었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이번 요금 체계는 매출이 많은 음식점일수록 더 많은 수수료를 내야 하는 구조다. 우아한형제들이 더 많은 이익을 챙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음식점 등 전국 700만 소상공인을 회원으로 둔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배달 비중이 높은 치킨집의 월 평균 매출은 약 3000만원이다. 이들은 배달의민족 앱을 사용하면서 월 정액 서비스 요금으로 매달 27만~35만원을 낸다. 하지만 이번 요금 체계 개편으로 배달의민족 이용 수수료가 최대 174만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운 상황에서 국내 최대 배달 앱의 기습적인 비용 인상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도 우아한형제들의 독과점 횡포를 제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5일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은 우아한형제들의 요금 체계 개편에 대해 "독과점 배달 앱의 횡포를 억제하고 합리적 경쟁 체계를 만드는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경기도 지사는 자신의 SNS에 "안 그래도 힘든 상황에서 힘 좀 가졌다고 힘 없는 다수에게 피해를 입히며 부당한 이익을 얻으면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 수수료 몇 푼 올리려다 합병 무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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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12월 13일 요기요, 배달통을 운영하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회사를 매각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우아한형제들이 요금 체계 개편안을 전격 사과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고 밝힌 결정적 요인으로 공정위의 움직임을 꼽았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12월 13일 DH에 회사를 매각한다고 발표했고, 이후 공정위는 두 회사의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 중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합병 대상 2개 회사 가운데 한쪽의 자산 총액 또는 매출이 3000억원 이상이고, 나머지 한쪽의 자산 또는 매출이 300억원 이상이면 인수·합병(M&A) 등 기업결합을 공정위에 신고해 결합의 타당성을 심사받아야 한다.

우아한형제들은 국내 배달 앱 시장 55.7%를 장악한 1위 업체이고, DH는 요기요(33.5%)와 배달통(10.8%)을 운영하는 2위 업체다. 두 회사는 합병 발표 당시 독과점 논란에 휩싸였다.

현재 공정위는 우아한형제들과 DH의 합병이 국내 배달 앱 시장 경쟁을 제한하는 요소가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 이번 요금 체계 개편으로 수수료 인상 논란이 일자 관련 내용에 대한 실태 조사에도 들어갔다. 공정위 관계자는 "배달의민족의 요금 체계 개편 등 우아한형제들과 DH의 기업결합에 있어 시장 경쟁 제한성을 판단할 수 있는 다양한 요인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이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아한형제들이 즉각 요금 체계 개편에 대한 사과를 하면서 공정위 심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 제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수수료 몇 푼 올리려다 정작 중요한 DH와의 합병을 무산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박용선 기자(brav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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