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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부산민심…"정부 한게 뭐 있노" vs "지역감정 이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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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지키기' 민주당 vs '뒤집기' 통합당

세대 대결 양상 보이기도…"뚜껑 열어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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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북구 덕천역 횡단보도에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북강서갑 후보와 박민식 미래통합당 후보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0.04.06. © 뉴스1 News1 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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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1) 정상훈 기자 = 부산은 1990년 '3당 합당' 이후부터 그야말로 보수의 '텃밭'이었다. '우리가 남이가'로 똘똘 뭉친 부산의 정서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조차 뚫지 못했다.

철옹성 같았던 부산의 민심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제20대 총선부터다. 더불어민주당은 4년 전 이곳에서 18석 중 5석을 획득했다. 이후 2018년 재·보궐선거를 통해 한 석을 추가, 총 6석을 갖게 됐다. 대선과 지방선거에서도 부산의 민심은 민주당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민주당의 상승세는 겨우 1년밖에 지속되지 못했다. 이른바 '조국 사태'와 오랜 지역 경기 침체를 겪으면서 상당수 민심이 이반됐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부산에서조차 희망이 보이지 않았던 미래통합당에게 다시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민심이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부산은 이번 4·15 총선의 최대 승부처로 떠올랐다. 여야 지도부들이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자마자 부산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6일,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은 4일에 부산을 찾았다.

먼저 부산을 찾은 통합당 지도부는 정권 심판과 경제 심판을 내세우며 과거 이곳을 석권하던 영광을 되돌려 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경부선 철도 지하화와 센텀2지구 건설 등 지역 현안을 언급하며 강한 여당에 힘을 실어줄 것을 호소했다.

6일 뉴스1이 바라본 부산의 민심은 지역감정이 강했던 때와도 달랐고, 4년 전 민주당이 깃발을 꽂기 시작했을 때와도 또 달랐다. 청·중년층과 장·노년층 간 세대 대결 양상이 뚜렷해졌다. 지역 정가의 관계자는 "어느 연령층이 투표장을 많이 찾느냐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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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는 6일 부산에서 선대위회의를 진행했고,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은 이에 앞서 지난 4일 부산 지원유세를 했다. 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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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으로 부산도 선거 분위기가 나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동래구와 연제구를 가로지르는 온천천은 평소 많은 시민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산책을 나오는 곳이지만, 이날은 한산하기만 했다.

동래구에 사는 직장인 박모씨(32)는 "선거 분위기가 잘 안 나서 아직 감흥이 없다"면서 "아직은 통합당에게 기회를 줄 때는 아니라고 봐서, 이번에는 민주당에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정구에 거주하는 또 다른 직장인 최모씨(34)는 "아직 박근혜 국정농단 세력이 물갈이가 덜 됐다. 몇몇 지역의 현역 민주당 의원들은 평도 좋다"면서도 "주변에 보면 세대별로 나뉜다. 부산 토박이인 어르신들은 2번을 뽑아야 한다고 말씀하신다"고 전했다.

최씨는 이해찬 대표가 이날(6일) 모든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주는 방안을 제안한데 대해선 "재난지원금이 자영업자들이나 어려운 분들에게까지 체감되기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이들의 표를 가져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해선 의견이 갈리는 모습도 보였다. 집 앞 온천천에 산책을 나왔다는 60대 여성은 "이게 다 우리 애들 세금 아니냐"면서 "이 정권은 돈을 너무 남발한다. 코로나 격리도 다 해주고, 막 쓴다"고 비판했다. 이 말에 옆에 있던 친구(60대 여성)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 여성은 "4년 전에도 한국당을 찍었지만, 이번에도 '2'(통합당)·'4'(미래한국당)를 찍을 것이다. 코로나 대응은 잘하는 것 같지만, 다른 건 한 게 뭐 있나. 이렇게 돈을 막 쓰는 건 안 된다"면서 "딸하고 정치 얘기하면 만날 싸운다"고도 했다.

남구에 사는 김모씨(65)는 "나라 경제가 사실 코로나 이전에 이미 무너져 있었다. 여기에 이 정부는 공수처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처럼 자기 입맛에 맞는 것만 하려고 한다"면서 "강력한 야당의 견제가 필요하다. 주변에 우리 또래 사람들은 다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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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래구와 연제구를 가로지르는 온천천. 2020.04.06. © 뉴스1 News1 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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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한 온천천과는 달리 서부산권을 대표하는 시장인 북구 구포시장은 시민들로 북적였다. 구포시장이 있는 북·강서갑은 이번 총선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이다. 현역 의원인 전재수 민주당 후보와 18·19대 의원이었던 박민식 통합당 후보가 네 번째 맞대결을 하기 때문이다.

격전지답게 양측의 유세전도 치열하게 전개됐다. 유권자들의 반응도 다른 곳보다 뜨거웠다. 전 후보의 선거운동원 앞을 지나가던 차량 운전자는 창문을 내려 엄지를 내밀었고, 횡단보도 앞에서 연신 큰절을 하던 박 후보에게 한 시민은 고생하라며 등을 토닥이기도 했다.

강서구에 사는 70대 택시운전기사는 "그저께 김종인(위원장)이 왔을 때는 구포시장이 사람들로 꽉 찼다"면서 "이번에는 민주당이 지난번처럼 표를 얻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 아들도 '문재인, 문재인' 했는데, 이번엔 너무 어려워서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사하구 다대포에 사는 개인택시 운전기사 김모씨(75)는 "코로나 대응은 정부가 잘했지만, 경기가 확 죽어서 손님도 없다"며 "부산은 택시기사들도 나이가 많아서 보수가 많다. 손님들도 나이 많은 사람들은 무조건 2번이고, 젊은이들도 정부 욕하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전했다.

반면, 직장인 박모씨(57)는 "부산도 이제 지역감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씨는 "보수 정당이 60년 넘게 해오면서 부산이 바뀐 게 뭐 있느냐"며 "세계가 정부를 칭찬하고 있는데, 부산만 욕을 한다. 어르신들 생각이 바뀌어야 하는데 큰일이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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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북구 구포시장. 2020.04.06. © 뉴스1 News1 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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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하면 "정치 얘기는 (입에서) 꺼내기도 싫다"면서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많은 시민들이 기자의 질문에 '정치에 관심 없다'면서 손사래를 쳤다.

온천천에서 만난 한 여성은 "선거 때마다 '민심, 민심' 거리는데, 하나도 와 닿는 게 없다"면서 "다 '개뿔'(하찮다)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여성은 '국회의원 300명 중에 그래도 진심인 사람이 한 두명은 있지 않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도 "기대도 안 한다"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구포시장에서 만난 40대 부부도 "정치에는 관심도 없다.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으며, 20대 대학생도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esang22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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