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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과소평가하더니… 트럼프 "세계대전 맞먹는 희생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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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확진자 사흘새 10만 늘어 30만

하루 1224명 최다 사망자 나오자 심각성 인식하고 '과장화법' 쓴 듯

코로나 조정관 "향후 2주가 고비… 식료품점·약국도 가지 말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코로나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현 시점을 '전시(戰時) 상황'으로 표현하면서 "이번 주와 다음 주 사이가 가장 힘든 고비가 될 것"이라며 "유감스럽게도 많은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4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 관련 브리핑에서 "미국은 '치명적(deadly)'이고 '참혹한(horrendous)' 시기에 다가가고 있다"면서 "나는 우리가 이러한 종류의 (사망자) 숫자를 일찍이 보지 못했다고 진심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도 (사망자 숫자는) 세계대전, 1차 대전 또는 2차 대전 기간에나…"라고 덧붙여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두 차례 세계대전 기간의 희생자 수에 맞먹을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4일 기준 미국 코로나 확진자 수는 31만2237명으로 집계돼 전 세계 코로나 감염자(120만3000여명)의 25%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달 27일 10만명을 넘긴 지 닷새 만인 1일에 20만명으로 불어난 데 이어, 이번엔 사흘 만에 다시 10만명이 증가한 것이다. 사망자는 8500명에 달했다. CNN은 "4일 하루에 1224명이 사망해 하루 사망자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1·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인 사망자가 각각 12만6000여명, 41만3000여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희생자가) 세계대전에 맞먹는다"는 트럼프의 주장은 무리가 있을 수 있다. 미 언론은 코로나 발발 초기 단계에 질병의 심각성을 과소평가했던 트럼프가 현 상황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특유의 '과장 화법'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닥칠 상황에 대한 암울한 그림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 등 백악관 전문가들은 지난달 31일 사회적 거리 두기가 유지되더라도 미국에서 사망자 10만~24만명이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 모델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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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 조정관은 "향후 6~7일간 뉴욕에서만 하루 수백 명이 사망하는 등 코로나 집중 발병지에서 사망자가 급증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2주간이 엄청나게 중요하다. 식료품점이나 약국도 가지 말라"고 당부했다.

미국에서 코로나 환자가 가장 많은 뉴욕은 의료 시스템이 붕괴될 위기에 놓여 있다.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4일 뉴욕주 코로나 환자 수는 하루 사이 1만800여명이 늘어난 11만3806명(사망자 3565명)을 기록했다. 뉴욕소방서 응급의료서비스국 노조 부위원장인 마이클 그레코는 CNN에 "환자 수가 너무 많아서 지금 치료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해 환자들을 분류·평가하는 작업에 들어갔다"면서 "20분이 지난 뒤에도 심장박동이 돌아오지 않으면 심폐소생술을 포기하고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코로나 피해가 가장 극심한 뉴욕시에 군 소속 의료 인력 1000명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올해 의대를 갓 졸업한 인력이 의료센터에서 곧장 치료를 시작할 수 있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다.

트럼프는 또 의료 장비를 다른 나라로 수출하는 자국 기업들을 향해 "우리 국민에게 필요한 것을 주지 않는다면 매우 거칠게 대하겠다. 보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자신이 '국방물자생산법(DPA)'을 발동해 마스크 생산 확대 및 수출 금지를 강제하자 이에 반발한 미국 업체 3M 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뉴욕=오윤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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