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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첫 성지순례 중지 극약처방에도···열혈 무슬림에 뚫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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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인택의 글로벌 줌업]

사우디, 집단예배·기도 멈추고 안간힘

국경 막고 외국인 출입금지, 나라봉쇄

이란 성지 몰래 다녀온 시아파에 뚫려

의료 부족 파키스탄, 거리두기 요청해도

열성신도, 폐쇄 모스크 앞 모여 거리예배

이스라엘선 종교가 모든 것인 초정통파

예배와 기도 계속하겠다는 입장 앞세워

종교세력이 정치력까지 가져 설득 난항

초정통파가 보건부 장관이라 이해충돌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확산하면서 바이러스 전파의 계기가 될 수 있는 집단예배를 둘러싸고 각국에서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바이러스가 종교를 가리지 않듯이 갈등도 이슬람, 유대교 할 것 없이 각 종교에서 고루 벌어지고 있다. 국가 차원에선 눈물 겨운 방역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여기저기에서 틈새가 벌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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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일 인도네시아 아체의 대모스크에 모인 무슬림들이 금요예배를 보는 장면.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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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종교와 무관하게 전 세계에 확산



이슬람 세계는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가와 공동체의 정체성과도 같은 종교 행사를 중단하는 초강수를 둘 정도다. 하지만 집단 예배를 꼭 열어야겠다는 일부 열성 신자들 때문에 이동금지령이나 사회적 거리두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진땀을 흘리고 있다.

국가와 민족, 종교를 따지지 않는 특성상 코로나19는 이슬람 세계에도 대대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란을 제외하면 유럽이나 미국 정도는 아니지만 인구나 의료시설과 대비하면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글로벌 통계사이트인 월드오미터스의 코로나19 발생현황에 따르면 4월5일 자정을 기준으로 이란 5만5743명(이하 사망 3452명), 터키 2만3934명(501명), 파키스탄 2818명(41명), 말레이시아 3483명(57명), 사우디아라비아 2178명(사망자 29명), 인도네시아 2092명(191명), 아랍에미리트(UAE) 1505명(10명), 카타르 1325명(3명), 알제리 1251명(130명), 이집트 1070명(71명) 등에서 1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왔다. 팔레스타인 216명(1명)과 방글라데시 70명(8명)에선 비교적 적었지만 아직 발견하지 못하거나 초기 단계일 수도 있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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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슬람 성지인 메카의 대사원 출입이 금지되면서 텅 비어있다. 중앙에 있는 검은색 구조물이 이슬람에서 신성하게 여기는 검은 돌이 있는 카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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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5대 의무 성지순례 중단한 사우디



전 세계 무슬림(이슬람 신자)은 지난 3월3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나온 발표를 듣고 충격에 빠졌다. 이슬람 순례지인 메카와 메디나가 있는 사우디가 전 세계 무슬림에게 안전을 이유로 올해의 정기 성지순례(하지) 계획을 보류할 것을 요청했다고 런던의 중동 전문 인터넷 매체인 미들이스트아이(MEE)가 보도했다. MEE에 따르면 사우디의 무함마드 살리 빈 타헤르 반텐 성지순례부 장관은 이날 현지 TV에 출연해 전 세계 무슬림에게 “올해 하지 예약을 결정하지 말고 기다려 달라”고 요청했다. 반텐 장관은 “앞서 지난 2월에 취소된 움라의 비자 신청 수수료는 모두 반환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이슬람 세계의 주요 종교행사인 하지가 올해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

이슬람 세계에서 하지는 중요한 종교 행사다. 신앙고백(샤하다), 기도(살라트), 자선(자카트), 라마단 단식(사움)과 함께 무슬림의 5대 의무를 가리키는 ‘이슬람의 다섯 기둥’ 중 하나일 정도다. 이슬람에선 일생에 한번은 하지에 참가하도록 권하며, 다녀온 사람은 이름 앞에 ’엘 하지‘라는 존칭을 붙일 수 있다.

하지는 연중 임의로 하는 상시 성지순례인 움라와 달리 이슬람 달력에서 ‘신성한 달“로 치는 12월에만 하는 정기 성지순례다. 이슬람 달력은 음력으로, 올해 하지는 그레고리우스 달력으론 7월 28일~8월 2일 사이에 진행된다. 2017년 약 200만 명이, 2018년엔 795만 명 이상이 참가할 정도로 대규모 종교행사여서 자칫 전염병의 전파 경로가 될 가능성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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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가자지구의 알오미리 모스크가 3월 27일 금요 예배일인데도 텅 비어있다.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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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국가임에도 예배·집단기도 금지



사우디는 이슬람 법률인 샤리아에 의해 통치하는 이슬람 국가다. 이슬람 수니파의 종주국이다. 국왕은 중세로부터 내려온 ‘(메카와 메디아의) 두 신성한 모스크의 관리인’이라는 존칭을 사용할 정도로 종교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나라다. 그럼에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종교 행사를 중지하기에 이르렀다.

MEE에 따르면 이슬람이 생긴 지 7년 뒤인 629년 시작된 하지는 1932년 사우디가 건국된 뒤로는 한 차례도 취소된 적이 없이 열렸다. 심지어 1917~18년 전 세계에 스페인 독감이 유행할 때도 중단되지 않았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지금까지 전염병·전쟁·정치 등의 이유로 40차례 가량 취소됐다고 MEE는 지적했다.

하지가 처음 중단된 것은 865년이었다. 당시 바그다드를 중심으로 중동·북아프리카를 지배하던 아바시드 제국에 반기를 든 알사파크가 메카를 굽어보는 아라파트산에서 순례객을 학살하면서 하지가 중단됐다. 930년에는 비금의 바레인에 근거지를 둔 이단 세력이 메카를 공격해 3만 명의 순례자를 학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순례의 중심인 메카 대모스크(마스지드 하람)의 한 가운데 있는 카바 신전의 신성한 검은 돌도 약탈당해 이를 되찾아올 때까지 10년간 하지가 중단됐다. 이 이단 세력은 순례를 이교도 풍습으로 여겼다.

하지는 정치적인 이유로 한동안 중단되기도 했다. 983년에는 지금의 이라크·시리아를 지배하던 이슬람 왕조인 아바스조와 이집트를 통치하던 파티마조가 서로 대립하다 순례객의 이동을 막으면서 하지가 8년간 중단됐다. 하지는 991년에야 재개됐다.

전염병의 영향도 컸다. 1831년에는 인도에서 시작된 전염병이 번지면서 성지 메카에 온 순례객의 4분의 3이 목숨을 잃었다. 1837~1858년에도 전염병으로 세 차례나 중도에 중단됐으며 7년 동안 아예 열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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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7일 파키스탄의 남부 대ㅗ시인 카라치의 한 모스크에서 무슬림들이 금요 예배를 보고 있다. E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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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출입 금지했지만 내국인이 확산



이런 역사적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사우디 당국은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을 시작하자 신속하고도 강력하게 대응했다. 사우디에선 3월 2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으로 발견됐지만 사우디 당국은 이보다 앞서 2월 말부터 확산 방지를 위한 ‘극약 처방’을 계속해왔다.

사우디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나라의 문을 걸어 잠그고 외국인의 입국을 아예 금지하는 강력한 방법을 선택했다. 2월 27일 비걸프 지역 외국인을 대상으로 상시 성지순례(움라)를 금지하면서 관광 비자 발급을 함께 중단했다. 이튿날인 2월 28일에는 걸프지역 아랍국가들의 경제협력체인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인 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바레인·오만 국민의 움라도 막았다. 3월 2일 사우디는 자국에서 첫 확진자가 나오자 GCC 회원국 국민과 거주자의 입국을 금지했으며 8일엔 아예 육상 국경을 봉쇄했다. 3월 4일부터는 자국민에 대한 단속도 강화했다. 이슬람 최대 성지인 메카 대사원과 메디나 예언자 사원 주변에서 기도 등 종교 행위를 중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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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일 금요 예배일을 맞아 파키스탄 무장경찰이 자동 소총을 들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폐쇄한 모스크 진입로를 지키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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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시아파 성지 몰래 다녀온 국민이 전파



사우디에서 특히 문제가 된 것은 코로나19가 크게 확산 중인 시아파 종주국 이란을 방문하고 귀국한 자국민 시아파 신자였다. 사우디는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이지만 동부 페르시아만(아랍권에선 아라비아만으로 부름) 유전지대를 중심으로 시이파도 전체 인구의 10%쯤 거주한다. 사우디와 이란은 이슬람 종파는 물론 국제관계에서도 대립하고 있는 적성국가로 서로 직항편도 몇 년 전에 중단했다. 그럼에도 사우디 시아파 신자는 다른 나라를 경유해 이란에 있는 시아파 성지를 방문해왔다. 문제는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가운데 이란 방문 사실을 숨기고 귀국한 사람 가운데 확진자와 전파자가 줄줄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사우디 보건당국은 이란을 다녀오고도 이를 숨기는 시아파 무슬림이 수퍼 전파자가 될 수 있다고 보고 3월 8일 이들이 몰려 사는 동부도시 카티프를 봉쇄하고 통행까지 금지했다. 인구 50만 명의 카티프는 1979년과 2011·2012년, 그리고 2017~19년에 걸쳐 시아파가 중심이 돼 반정부 시위가 벌여졌다. 사우디 보안당국에 평소 눈에 가시 같았던 시아파 단속과 코로나19 방역을 동시에 벌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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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인 지난 3월 3일 파키스탄 남부 대도시인 카라치의 폐쇄된 모스크의 앞 거리에서 무슬림들이 모여 집단 기도를 드리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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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막고 나라 전체를 일시 멈춰



3월 8일 사우디 당국은 자국민에게 GCC 국가들과 이탈리아·한국 등 9개국에 대한 여행을 금지했으며 이튿날엔 유럽의 프랑스·독일 등 5개국을 추가했다. 12일에는 아예 유럽연합(EU) 회원국 전체를 포함한 39개국을 여행금지국으로 지정했으며 이들 나라에서 오는 입국자도 막았다. 상호 왕래하는 항공편도 중단시켰다. 14일에는 자국을 오가는 모든 국제선 항공편을 중단하면서 외국인와 자국인의 입국을 금지했다. 이어 쇼핑몰과 식당을 비롯한 대중시설의 영업도중단시켰다. 사실상 국가 전체가 자가격리에 들어간 셈이다.

사우디의 조치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3월 17일엔 아예 사우디 내 모든 모스크에서 기도를 금지했다. 국가 정체성과도 같은 종교 활동을 실시 중단한 셈이다. 3월 26일부터 수도 리야드와 메카, 메디나 지역을 아예 봉쇄하고 오후 3시∼다음날 오전 6시에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4월 1일부터는 이를 더욱 강화해 확진자가 다수 나온 메카와 리야드에 대해 아예 24시간 통금령을 발령했다. 국경을 막은 것은 물론 나라 자체를 일시 멈춘 셈이다. 이런 초강수로 사우디가 이른 시일 안에 코로나19 확산을 멈출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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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이슬람 공화국과 접경한 파키스탄 이슬람 공화국의 국경도시 페샤와르의 한 모스크에서 3월 3일 무슬림들이 기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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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종교계, 금요 예배 강행하며 충돌



이슬람 국가 중 주목되는 또 다른 나라가 파키스탄이다. 인구가 2억이 넘는 데도 의료나 사회 인프라가 열악해 코로나19가 확산할 경우 제대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은 나라의 하나다. 그럼에도 종교적 열의는 뜨겁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이란의 종교도시인 쿰과 미국 남부의 바이블 벨트, 이스라엘과 함께 열성 신자들이 코로나19의 수퍼 전파자가 될 가능성이 큰 지역이다.

신문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자 임란 칸 총리가 지난주 수니파와 시아파 지도자를 모아놓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금요 예배를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고 이 신문이 보도했다. 하지만 일부 이슬람 지도자들이 난색을 표하면서 칸 총리가 고민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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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27일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의 국립 모스크에서 무슬림들이 금요 정오 예배를 드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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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이슬람국가, 50만 금요예배



파키스탄은 국민의 96% 이상이 무슬림으로 수니파가 75~95%, 시아파가 5~15%를 차지한다. 파키스탄은 1956년 세계 최초로 이슬람 공화국을 선포한 나라로 헌법상 이슬람을 앞세운다. 하지만 실권은 종교계도, 선거로 선출된 총리도 아닌 군부가 쥐고 있는 독특한 나라다. 하지만 종교계는 열혈 신자들을 바탕으로 수시로 세속적인 정부에 불만을 터뜨려 왔다. 정부와 군부는 이들을 달래느라 진땀을 흘려왔다. 신문은 지난주 50만 명 정도의 신자가 모스크에 모여 금요예배를 봤다고 전했다.

이슬람에서 모스크에 모여 기도를 올리는 지난 4월 3일 금요일이 되자 상당수 모스크(이슬람 사원)가 경찰에 의해 봉쇄됐지만 일부는 문을 열고 집단으로 예배를 봤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일부 열혈 신자들은 봉쇄된 모스크 앞거리에 모여 집단으로 예배를 보기도 했다. 모인 신자들은 일부 마스크를 쓰기는 했지만 대부분 맨얼굴이었다. 이슬람 국가인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서도 대규모 금요 예배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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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njf 30일 예루살렘에서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시나고그(유대 예배당)를 잠정 폐쇄하기로 한 조치에 항의하던 초정통파 신자가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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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국가 이스라엘, 집단예배 강행 초정통파로 골머리



유대국가인 이스라엘에서도 열성 신자들 때문에 방역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스라엘은 코로나19 발생 초기 국경을 닫고 항공편도 줄줄이 끊었다. 한국에서 온 여객기를 자국 비용을 들여 비행기째도 돌려보내 결례 논란까지 빚었다.

문제는 내부에 있었다. 대부분의 시나고그(유대 예배당)들은 지난주에야 비로소 예배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그나마 초정통파 유대교 신자들은 시나고고 폐쇄와 집단 예배 중단을 거부해 방역 당국이 물리력까지 동원하고 있다. 하레디파로 불리는 초정통파 유대교 신자들은 유대 종교법(할라카)를 지킨다며 전통 복장에 전통 생활 양식을 고수하면서 공동체 생활을 한다. 안식일을 준수해야 한다며 군 복부도 거부하고, 일부 도시에는 안식일 대중교통 운행을 중지시키기도 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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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정통파 유대인의 이익보호를 내세우는 토라유대교(UTJ) 소속의 야코프 리츠먼 보건장관(오른쪽)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나란히 앉아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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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정통파 정당, 이스라엘 정계에 영향력



문제는 하레디파가 이스라엘 정치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차지하고 있어 압박에도 한계가 있다는 사실이다. 이스라엘은 120석으로 이뤄진 국회(크네세트)에서 전통적으로 다당제 정치를 해왔다. 군소정당이 합종연횡으로 연정을 구성하는 것이다. 지난 3월 2일 치른 이스라엘 총선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은 29.46%를 득표해 36석을 얻었다. 베나 간츠 전 합참의장이 구심점인 청백연합은 26.59% 득표로 33석을 회득했다. 아랍인들의 정당연합인 JL이 12.67%의 득표로 15석을 차지했다.

주목할 점은 정통파 유대교도 정당으로 세파르디(스페인계)와 미즈라흐(중동계) 유대인의 이익을 대변하는 종교적 보수정당인 샤스가 7.69%의 득표율로 9석을 차지했다. 또 다른 종교적 보수정당으로 아슈케나지(동유럽계) 유대인의 이익보호를 내세우는 토라유대교(UTJ)가 5.99%의 득표율로 7석을 차지했다. 완고한 초정통파 유대인들의 정당이 이스라엘 정치 지형에도 각각 제4당과 제5당에 오른 셈이다.



신앙과 국가 공동체 이익의 조화가 숙제로



아이로니컬한 점은 현재 내각의 보건부 장관이 UTJ 소속의 야코프 리츠먼이라는 사실이다. 코로나19로부터 이스라엘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킬 행정 책임을 초정통파 유대교 신자 정치인이 지고 있는 셈이다. 그가 신앙과 국민 건강 사이에서 어떤 지도력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인다. 신앙과 국가 공동체 사이의 조화를 어떻게 이룰 것인가.

채인택 국제전문기자 ciimcc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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