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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총선현장] 동작을, “보궐 또?” 의혹 남은 나경원 vs “여기가 숭실대 앞?” 지역 밀착 떨어지는 이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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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사진=이꽃들 기자 flowerslee@)


“나경원 후보는 국회 선진화법으로 기소 중인 상태입니다, 동작구민 여러분. 보궐 선거를 또 치르시겠습니까. 국고가 그렇게 남아돕니까?”(상도역 2번출구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 측 거리 유세 中 )

“여기가 숭실대 앞인가요?”(숭실대학교 정문 맞은편 우리은행 앞 유세 차량서 이수진 후보)

21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첫 주말인 4일 서울 동작을 지역구에선 이수진 후보와 나경원 미래통합당 후보가 각각 유세 차량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대중 연설을 진행한 가운데 이 같은 언급이 눈길을 끈다. 이는 각각 나 후보의 해소되지 않은 의혹과 이 후보의 아쉬운 ‘지역 밀착’이라는 약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전직 여성 판사 간 대결로 주목받는 서울 동작을은 여당 영입 인재와 야당 4선이 맞붙는 대형 접전지 중 하나로 꼽힌다. 앞서 동작을에서 19대(재·보궐)와 20대 총선에서 내리 재선에 성공한 나 후보는 높은 인지도와 다년간 닦아온 지역 기반을 장점으로 삼는다. 반면 나 후보는 거듭된 해명에도 자녀 부정입학 의혹에 휩싸여있다.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원내대표를 지낸 그는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기소된 상태다. 또, 친일, 막말 논란 등 나경원 후보의 비토층에겐 이러한 거듭된 논란이 주된 불호 배경으로 꼽힌다.

◇ 나경원 후보의 거듭된 논란, 지역구 반응은? = 이날 동작을에서 30대 후반의 한 남성은 먼저 이수진 후보 선거운동원에 말 걸며 “무조건 민주당”이라며 힘을 실었다. 바쁜 걸음으로 베이커리에 들어선 그는 “나경원 후보는 비리가 많지 않나”라며 이수진 후보 지지 이유를 드러냈다.

옆 동네 동작갑에 거주하는 50대 택시기사는 “나 후보는 말과 행동이 다르다. 부패가 너무 많다. 나는 참신한 이수진 후보를 주변에 적극 홍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출정식에 장애인 딸을 데리고 온 점도 동정표를 얻으려는 계산”이라고 거부감을 드러냈다.

유세 현장에서 나경원 후보는 “딸이 출정식 무대에 오른 점을 두고 여론이 엇갈리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란 기자의 질문에 얼굴을 찌푸리며 즉답을 피하기도 했다. 뒤이어 같은 날 오후 나경원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족과 함께 출정식에 나섰다는 이유만으로 논란을 부추겼다고 비난하는 더불어시민당, 정말 한마디로 수준 이하”라고 유감의 뜻을 냈다.

◇ 이수진 후보, 지역 파악은 ‘아직?’= 부장판사 출신의 이수진 후보는 사법개혁, 검찰개혁을 목표로 초선에 도전한다. 민주당은 이 후보에 대해 ‘상고법원에 반대하는 등 사법개혁에 앞장서 온 소신파 판사로, 법관 블랙리스트에 등재된 사법농단 사건의 피해자 중 한 명’이라 평가한다.

이처럼 정치개혁을 소명으로 내세웠지만, 지역 밀착 면에서는 다선의 나 후보와 비교해 현저히 떨어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선거를 한 달 가량 남겨둔 3월 초 뒤늦게 전략공천 받은 까닭도 있다.

동작을에서 만난 한 60대 여성은 “이수진 후보는 동대표 회의에 왔는데 아직도 뭘 모르더라. 자신감이 없었다”며 “준비가 안 된 사람”이라고 말했다. 유세 차량에 오른 이수진 후보는 이날 숭실대학교 정문을 바라보고 연설 도중 “여기가 숭실대 앞인가”라고 수행원에 묻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반면 지역 현안에 밝은 나경원 후보는 친밀감과 인지도를 갖는다. 힐스테이트 아파트 앞에서 20대 아들, 배우자와 동행한 50대 여성은 “전 당원도, 부녀회도 아니지만, 나경원 후보가 국회의원 임기 중 이어온 ‘토요데이트’(지역 주민 민원 상담)에 직접 한번 가봤다. 키즈카페나 실내놀이터도 만들고 지역을 위해 애쓰시는 걸 안다”며 “나 후보가 평소 토요일마다 재활용센터에 가서 꼭 인사하는 모습도 보기 좋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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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꽃들 기자 flowers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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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민심을 사로잡기 위한 공약은 현장 유세에서도 계속됐다. 이날 오후 2시께 나경원 후보는 상도동 힐스테이트 아파트 앞에서 “엠코아파트를 힐스테이트로 바꾸는 데 제가 조금이나마 기여했다. 주민들의 하나하나 삶까지 열심히 챙겼던 것, 잘 기억하시죠”라며 “동작의 브랜드파워를 높이기 위해 저는 강남 4구를 주장했다”며 “강남 상권이 이곳 숭실대입구역까지 통하도록 하자는 게 제가 이곳 동작에서 일하는 가장 큰 목표”라며 비전을 제시했다.

오후 5시께 이수진 후보 역시 “숭실대학교에 드림센터를 건립하겠다. 여러분이 즐길 수 있는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드림센터를 설립하겠다. 수영장도 만들고 가족센터도 만들고 하겠다. 드림센터를 설립하기 위해 힘 있는 여당의 힘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시스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14~15일 이틀간 벌인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동작을 후보자 선택 요인에서 이수진 후보는 ‘소속 정당’이란 응답이 45.8%, ‘도덕성’이 26.6%였다. 반면 나 후보는 ‘능력과 경력’이란 응답이 48.8%였고 ‘소속 정당’이란 응답은 22.1%였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두 후보 모두 소속 정당에 대한 선호도에 영향을 크게 받는 셈이다.

서울 강남에서 이사해 상도역 인근에 거주하는 한 남성은 “현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들이 힘들어졌다. 물가도 오르고, 아르바이트 자리 한 명 모집하는 데 수십 명의 학생들이 몰려들 정도로 먹고살기 힘들다”며 정부 심판론에 근거했다. 그는 나경원 후보 선거운동원에 ‘후보님에 전달해달라’며 마스크 2장을 건네기도 했다.

유아인 자녀, 배우자와 동행한 30대 중반의 남성은 동작을 여론 조사 결과에 “최종 결과로 어떻게 이어질지 모르겠다”면서도 “코로나19에 대한 현 정부 대처가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저를 포함해 주변 젊은 층은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전했다.

한편 여론조사는 서울 동작을 거주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유선(40%)·무선(60%) 임의전화걸기(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했다. 응답률은 3.4%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3%포인트다.

[이투데이/이꽃들 기자(flowersle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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