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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처참한 뉴욕…코로나19 누적 사망자, 9·11테러 수준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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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사망자 2935명…9.11 사망자(2996명) 코앞

쿠오모 주지사 “주 내 인공호흡기 징벌 행정명령”

美해군 병원선 고작 20명 입원…사실상 개점휴업

이데일리

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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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뉴욕은 위기에 빠졌다”(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 “이건 단지 시작일 뿐이다.”(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

3일(현지시간) 뉴욕을 책임지는 두 수장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상기돼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 뉴욕주에서만 562명 이상의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왔다. 일일 기준 최대 증가 폭이다. 뉴욕타임스(NYT)는 “562명은 첫 사망자가 나온 뒤 지난달 27일까지의 누적 사망자(519명)보다 더 많은 것”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뉴욕주의 누적 사망자는 2935명으로, 이제 2001년 9.11테러 사망자 수(2996명)에 육박했다.

주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 9만2381명에서 이날 10만2836명으로 하루 새 1만명 이상 늘었다.

이 가운데 뉴욕시는 가장 처참하다. 사망자는 주 전체의 절반 이상인 1562명으로 집계됐다. 확진자는 전날보다 5350명이 증가한 5만7159명으로 주 전체의 2분의 1 이상이다.

쿠오모 주지사와 더블라지오 시장은 한목소리로 인공호흡기를 비롯한 의료장비 부족을 호소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연방정부를 향해 더 많은 지원을 촉구하는 한편, 나아가 당장 필요하지 않은 인공호흡기와 마스크 등 필요한 장비를 갖고 있는 주 내 병원들과 민간기업 등으로부터 이를 징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를 고소하고 싶으면 고소를 하도록 하라”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나는 사람들이 죽어가도록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쿠오모 주지사에 따르면 현재 인공호흡기 비축량은 2200개 수준이다. 다만, 하루 350명의 신규 환자가 인공호흡기를 필요로 하는 만큼, 이는 일주일치도 채 되지 않는다.

더블라지오 시장도 이날 CNN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내가 국가 지도자들에게 얘기해온 건 ‘전시 체제’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생명을 앗아가는 보이지 않는 적에 대항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단지 시작일 뿐이며, 다음 주는 더 험난해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내주까지 3000개의 인공호흡기는 물론, 의사 150명, 간호사 1000명, 호흡기 전문치료사 300명의 지원을 거듭 요청했다.

현재 뉴욕 맨해튼에는 ‘바다 위의 종합병원’으로 불리는 미 해군 병원선 컴포트호(號)가 정박해 있다. ‘의료시스템 붕괴’ 위기에 놓인 뉴욕을 측면 지원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위풍당당하게 뉴욕항에 도착했다. 코로나19 환자는 일반 병원이, 나머지 환자는 컴포트호가 담당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NYT에 따르면 현재 컴포트호에 입원한 환자는 전날 기준 고작 20명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1000개의 병상, 12개의 수술실 등을 갖춘 것에 비하면 초라하기 이를 데 없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알고 보니 코로나19 음성판정을 받아야 하고, 49개의 질환이 없어야 한다는 등의 엄격한 입원 규정과 절차 탓에 말 그대로 종합병원 하나가 놀고 있는 셈이었다.

이에 대해 미 국방부는 환자들의 신속한 승선을 위해 컴포트호의 관련 절차를 개선하기로 했다고 미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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