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비례대표 정당투표에서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뽑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더불어민주당이 참여한 더불어시민당을 뽑겠다는 응답을 앞지른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의당, 열린민주당 등으로 진보진영 표가 분산되면서 시민당 지지율이 줄어들어 순위가 역전됐다. 민주당과 시민당이 잇단 공동 일정으로 '원 팀' 메시지를 내놓고 있지만, 표심 분열을 막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결과가 총선 투표일까지 지속될 경우 비례 정당 의석수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3일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한 결과 이번 총선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서 한국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23%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지난주 대비 1%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시민당은 전주 대비 4%포인트 떨어진 21%로 2위로 내려앉았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정당들은 일제히 지지율이 상승했다. 정의당은 2%포인트 오른 11%, 열린민주당은 1%포인트 상승한 10%, 민생당은 1.6%포인트 오른 2%를 기록했다. 국민의당은 5%로 일주일 새 1%포인트 하락했다. 한국갤럽이 이번 조사결과와 2016년 총선, 2018년 지방선거 통계를 토대로 산출한 예상 득표율은 한국당 31%, 시민당 26%, 정의당 15%, 열린민주당 12%, 국민의당 8%, 민생당 2%, 그 외 정당·단체가 6%다. 한국갤럽은 "민주당 지지층의 비례대표 정당 선택이 더불어시민당, 열린민주당, 정의당으로 더 분산됐다"면서도 "아직 뚜렷한 방향성으로 보긴 어렵고 특정 정당을 선택하지 않은 부동층이 많은 혼돈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비례투표 지지율을 확보하기 위한 정당 간 신경전은 갈수록 격해지고 있다. 민주당과 시민당은 '원 팀' 이미지 확보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이날 제주를 찾아 선거대책위원회 합동 회의를 가졌다. 민주당·시민당은 오는 6일 부산, 8일 광주, 10일 대전 등을 찾아 권역별 순회 합동회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시민당이 민주당의 유일한 비례정당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제주갑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이날 회의에서도 양당은 4·3 특별법 개정안 처리가 지연된 책임을 통합당에 돌리고, 한국당 비례후보 7번 정경희 영산대 교수가 4·3사건을 '좌익 폭동'이라고 표현했다는 논란을 거론하면서 합동 공세를 펼쳤다.
반대로 열린민주당은 '한 뿌리' 강조 전략에 더욱 힘을 실었다. 이날 전북도의회에서 열린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기자회견에서 김의겸 후보는 "열린민주당과 더불어민주당은 한 뿌리에서 나온 형제"라고 강조했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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