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59248270 0372020040359248270 04 0401001 6.1.7-RELEASE 37 헤럴드경제 0 false true true false 1585874616000 1585875124000

‘코로나 코마’ 빠진 美…“최강국 위기 부른 건 무책임·자만”

글자크기

확진 불구 골프·수영 즐긴 랜드 폴 상원의원

플로리다 등 무책임한 미국민 대응과 판박이

오바마 작성 에볼라 리포트, 트럼프 정부 폐기

백신 레이스 속 공화 "中 공급망 좌우 결코 안돼"

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세계 최강국을 자임해온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코마(coma· 혼수상태)’에 빠졌다. 공중보건 위기가 정치·경제·사회를 멈춰 세웠다.

워싱턴포스트(WP)는 2일(현지시간) 백악관이 금명간 모든 국민에게 공공장소에선 마스크를 착용토록 권고할 거라고 전했다. 이날 오후 5시 현재 사망자가 5844명을 찍고 계속 불어나는데 뒷북 행정이란 비판이 나온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현 상황을 ‘코로나 코마’라고 했다. 미국의 날개없는 추락을 놓고 원인 분석이 쏟아진다. 결론은 무책임과 정권의 자만으로 수렴하고 있다.

▶질병수사관 3600명, 허수아비로= 세계적 전염병 전문가 윌리엄 하셀틴 액세스헬스인터내셔널 회장은 최근 기고 전문매체 프로젝트신디케이트(PS)에 공화당 랜드 폴 상원의원의 행동을 미국이 코로나19에 대응한 방식과 똑 닮았다고 했다. 확진 판정을 받고도 자가격리는 커녕 골프를 치고, 수영을 하는 무책임의 전형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플로리다주가 이렇게 어처구니없이 행동하다 차기 ‘핫스폿(집중발병지역)’이 될 처지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무시하더니 론 디샌티스 주지사는 전날 전 지역에 자택 외부활동 제한 명령을 내렸다. 3월 27일 이후 매일 700~900여명이 감염되자 뒤늦게 겁을 먹은 셈이다. 플로리다의 누적 확진자는 9000명을 넘어 미국 내 6위다.

미국은 차려놓은 밥상도 발로 차버렸다. 하셀틴 회장은 전염병 확산 억제를 위해선 확진자 동선을 추적해 접촉자를 가려내는 역학조사관의 역할이 중요한데, 이 지점에서도 실패했다고 봤다. 초기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에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훈련시킨 3600명 이상의 숙련된 역학조사관을 적소에 배치하지 못했고,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날 블룸버그TV에 나와 “매일 10만건 이상 검사를 하고 있고, 확진자가 어디서 나왔는지 추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헤럴드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폐기된 에볼라의 교훈=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늑장대응은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에볼라 바이러스와 전쟁에서 축적한 경험을 배척한 것과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다. 오바마 정부는 2015년 4월, 26개 부처·기관을 모아 에볼라 대응의 모든 걸 기록하기 시작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주도했다. 21개의 조사결과·권고사항이 담긴 72쪽짜리 분석이 도출됐다. 향후 공기 중 전파가 되는 바이러스가 창궐하면 엄청난 결과에 직면할 수 있다고 판단, 반면교사로 삼을 교본을 만든 것이다. 에볼라를 계기로 새로운 전염병에 대응하기 위한 10억달러의 국제기금을 만들었다. 국내에선 검사능력 확대 등을 추진했다. NSC 안에 보건 비상사태 대응 조정관도 지명해 에볼라 이후의 개혁을 주도하게 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선 이같은 노력이 허사였다. 백악관 에볼라 태스크포스에서 일했던 크리스토퍼 커쵸프 전 미군 에볼라퇴치 지원부대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외교잡지 포린어페어스에 “2017~2019년 이런 전략들이 버스 바퀴가 빠지는 것처럼 떨어져 나갔다”고 했다.

▶해답은 백신이지만…=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이라크전 참전 미군 사망자수(4500명)를 넘어섰다. 1차 세계대전 미군 희생자보다 더 많은 수가 감염으로 죽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나이지리아 재무장관을 지낸 응고지 오콘조 이웨알라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이사회 의장은 최근 PS에 “사회적 거리두기는 전파 속도를 늦출 뿐 전쟁에서 승리하는 건 아니다”라며 백신만이 답이라고 확언했다. 백신 개발 전쟁엔 약 43개사가 뛰어든 걸로 파악된다.

이웨알라 의장은 “백신 생산국 정부가 백신을 독점하려는 경우가 너무 빈번하다”며 소수만 혜택을 보는 걸 경계했다. 발등에 불이 붙은 미국, 안심할 수 없는 중국도 백신 개발 레이스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기꺼이 백신을 공유할까. 공화당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는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 “우린 미국인이다. (위기를) 통과해 정상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그러나 결단코 다시는 어떤 산업에서도 중국이 공급망을 좌우하게 놔둘 순 없다”고 강조했다.

hongi@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