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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 대통령'이 권력 노린다? 코로나 타고 퍼지는 음모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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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령관인 파우치 소장, 美극우 지지층서 살해 위협… 힐러리·빌 게이츠도 타깃

조선일보
미국의 코로나 대책을 이끄는 앤서니 파우치(79· 사진)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이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눈치를 보지 않고 코로나 확산 실태를 정확히 알려 '전염병 대통령'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런데 극우 성향의 트럼프 지지자들이 그를 "딥스테이트 요원"이라고 부르더니 급기야 살해 위협까지 했다는 것이다. 딥스테이트(deep state·숨은 권력 집단)는 트럼프 정권에 반기를 드는 공직자들을 공격하는 용어다. 미 정부는 최근 파우치 소장의 신변 위협 우려가 높아져 경호 수위를 격상했다고 한다.

코로나에 강타당한 미국에서 공포와 혼란을 틈타 마녀사냥식 음모론이 판치고 있다고 최근 포브스와 시사지 타임이 보도했다. 포린폴리시는 "사람들이 집에 장기간 갇히면서 온라인에서 퍼지는 음모론에 빠져들기 쉬운 환경"이라고 했다.

음모론 발신지는 알렉스 존스와 Q아논, 브라이트바트 같은 백인우월주의 극우 사이트다. 이들은 평소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척점에 있는 진보 진영과 언론, 학계 전문가, 소수 인종 등을 각종 음모론으로 엮어왔는데, 코로나 위기도 분열을 조장하는 기회로 삼고 있는 것이다.

최근엔 '진보 글로벌주의자이자 유대계 금융 거물인 조지 소로스, 로스차일드 가문이 힐러리 클린턴·마이클 블룸버그 등 민주당과 손잡고 트럼프 재선을 저지하려 코로나 바이러스를 퍼뜨렸다'는 음모론이 번졌다. 트럼프와 무역 전쟁을 벌여온 중국 공산당, 약을 팔기 위해 혈안이 된 글로벌 제약사가 바이러스를 개발·보급했다는 근거 없는 주장까지 나왔다.

개발도상국 백신 보급에 앞장서온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도 코로나 주범으로 몰렸다. 백신을 팔기 위해 코로나를 퍼뜨렸다는 것이다. 극우 성향의 미 리버티대 총장은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는 북한의 화학무기"라는 주장도 했다.

이들은 "코로나에 코로나로 복수하자"고 선동한다. 공격 대상은 소수 인종과 이민자 등 사회적 약자다. "코로나 확진을 받으면 유대교 예배당 손잡이에 침을 바르라" "아시안 식품점과 중국 식당에 대고 기침하라"고 한다. 14세기 유럽에서 흑사병이 돌자 유대인들을 죽이고 마녀 화형식을 벌인 것을 연상시킨다.

이런 음모론이 실제 테러로 이어질까봐 미 당국은 긴장하고 있다. 지난달 미주리주에선 극우 행동대원이 코로나 환자들이 입원한 병원을 습격하려다 사살됐고, 뉴저지에서도 일부러 식료품점에서 기침하던 극우주의자가 체포됐다.





[정시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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