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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 꺼낸 이주열…한은, 증권사에 직접 대출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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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신용경색 배제 못해”

한은 사상 초유의 조치 검토

무제한 RP 매입 첫날 5조원 풀어

중앙일보

이주열.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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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일 “회사채 시장 안정을 위해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해 대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무제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이라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았음에도 상황이 더 나빠질 경우 증권사 등에 직접 대출을 해주겠다는 취지다.

이 총재는 이날 오후 간부회의를 소집해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이 총재는 “1일 채권시장안정펀드가 가동되고 2일 한은의 전액공급방식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한 유동성 공급이 시작됐다”며 “회사채 만기 도래 규모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시장의 자체 수요와 채안펀드 매입 등으로 (회사채) 차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달 26일 무제한 RP 매입 방침을 밝힌 뒤, 이날 처음으로 5조2500억원 규모의 RP를 매입했다.

이 총재는 이어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전개와 국제 금융시장의 상황 변화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에서 신용 경색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비상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해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회사채 시장 안정을 위해 한국은행법 제80조에 의거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해 대출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여기서 비은행 금융기관은 증권사를 뜻한다. 한은이 증권사가 보유한 회사채 등을 담보로 직접 돈을 빌려주겠다는 의미다. 한은법 80조는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자금조달에 중대한 애로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 한국은행은 영리기업에 여신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규정은 있지만 시행된 적은 없다. 한은이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종금사 업무 정지 및 콜시장 경색에 따른 유동성 지원을 위해 한국증권금융(2조원)과 신용관리기금(1조원)에 대출해준 게 그나마 비슷한 사례다. 하지만 특정 기업 지원에 활용한 적은 없었다.

RP 대상증권은 국채, 공공채, 은행채 등이다. 회사채는 포함되지 않는다. 최근 글로벌 증시 급락으로 담보 가치가 떨어지면서 주가연계증권(ELS)의 증거금 추가 납부(마진콜)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회사채 매각이 늘면 아무래도 시장의 불안감이 커질 수 있는데 한은에 담보로 맡기고 돈을 빌려 갈 수 있으면 유동성 확보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이 회사채 직접 매입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여전하다. 현재 구조상 한은이 회사채나 CP를 직접 살 순 없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처럼 정부가 출자하는 특수목적법인(SPV)에 자금을 제공해 회사채·CP를 매입하는 우회로가 있다. 사실상 정부가 보증하는 형태다. 한은 관계자는 “비상 상황에서 어떤 방안이든 쓸 수 있겠지만, 추가로 논의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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