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中, ‘코로나19’ 폭로한 의사 리원양에 뒤늦게 ‘열사’ 추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실태를 외부에 최초로 알린 중국 의사 리원량.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발생 사실을 최초 폭로하고, 의료현장에서 환자를 돌보다 확진돼 숨진 중국 의사 리원량(李文亮)에게 ‘열사’ 칭호가 추서됐다.

2일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후베이(湖北)성 정부는 리원량을 비롯해 코로나19로 희생된 의료진 14명을 ‘열사’로 추서했다. 중국에서 ‘열사’는 국가와 사회를 위해 희생한 인물에게 부여되는 최고 등급의 명예 칭호다.

후베이성 정부는 “이들은 개인의 안위를 아랑곳하지 않고 생명을 바쳐 인민을 위해 복무하는 사명을 실천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리원량은 코로나19 발생 초기 이를 은폐·축소하려던 중국 당국의 어두운 이면을 드러낸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지난해 12월 30일 사스와 유사한 코로나19 증상이 있는 환자 보고서를 입수해 이를 단체대화방에 공유했다.

중앙일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소식을 다른 이들에게 알렸다는 이유로 의사 리원량이 지난 3일(현지시간) 공안 파출소에서 서명한 ‘훈계서’. 리원량 웨이보 캡처



그러자 우한 경찰은 리원량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그를 불러다 인터넷에 사실과 다른 내용을 올렸다는 내용의 ‘훈계서’에 서명하게했다. 이후 리원량은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다 코로나19에 감염됐고 4주 가까이 투병하다 지난 2월 6일 34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리원량의 죽음 이후 중국 SNS에서는 ‘나는 언론의 자유를 원한다’, ‘우한 정부는 리원량에게 사과하라’ 등의 분노한 중국 네티즌들의 글이 확산했다. 중국 정부는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재조사에 나서는 형식을 통해 공안이 리원양에게 강요한 ‘훈계서’를 철회하도록 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