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호 통산 최다 도루기록 549개로 하나 줄었다

KBO 기록 전산화 완료

사람이 손으로 적은 기록은 모든 것이 정확하고 완전할 수는 없다. 그래서 과거의 기록을 하나하나 되짚어 검증하는 과정을 통해 오류를 짚어내는 일은 의미가 크다. KBO가 숙원 사업이던 리그 기록 전산화 작업을 완료했다고 2일 발표했다. 전산화 이전인 1982년부터 1996년까지의 기록 검증을 마치고 프로야구 출범 40주년을 1년 앞둔 올해, 그간 잘못된 기록을 바로 잡아 KBO리그 38시즌 전 경기 기록의 데이터화를 완성한 것이다.

전준호 NC 코치가 현대 유니콘스 소속 선수이던 2005년 9월 500도루 달성 기념패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전준호(51) NC 코치가 세운 프로야구 통산 최다 도루 기록이 550개에서 549개로 11년 만에 정정된 것이다. KBO에 따르면 전 코치가 롯데 소속이던 1996년 9월20일, 해태와의 경기에서 기록한 도루가 교체 출전한 박종일의 기록으로 확인됐다며 전 코치의 1996년 시즌 도루는 23개에서 22개로 줄었고 이에 따라 통산 도루수도 하나 줄게 됐다. 통산 도루 2위는 510개의 이종범 전 LG 코치다.

오히려 잃어버렸던 기록을 되찾은 이들도 있다. 정민철(48) 한화 단장의 개인 통산 완투 기록은 60회에서 61회로 늘었다. 빙그레 소속이던 1992년 7월30일 대전 삼성전에서 연장 11회 완투(무승부)했던 기록이 당시 성적 집계 오류로 누락된 것을 되찾았다. 이강철 KT 감독도 자신의 통산 탈삼진이 1749개에서 1751개로 2개 더 늘었다. 해태에서 뛰던 1989년과 1992년 기록지 오류로 탈삼진이 1개씩 누락됐다. 또한 이 감독의 1995년 평균자책점은 기록원의 자책점 부과 오류가 발견돼 3.30에서 3.24로 낮아졌다. 한용덕(55) 한화 감독 역시 통산 탈삼진은 1341개에서 1344개로, 1983년 시즌 30승의 주인공 삼미 장명부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2.34에서 2.36으로 각각 수정됐다.

KBO는 온라인 기반으로 기록 데이터를 시작한 건 2001년 이전인 1982년부터 2000년까지는 현장에서 공식 기록원이 작성한 수기 기록지를 팩시밀리로 받아 KBO 사무국이 자체 전산 프로그램에 입력 후 일자별 성적을 출력해 문서로 보관해왔다. KBO는 정확한 기록과 통계 정보 제공을 위해 기록위원회와 현재 공식 기록업체인 스포츠투아이와 협력해 과거 기록까지 전산화하기로 하고, 2000년부터 역순으로 수기 기록지를 데이터로 입력해 왔다. 입력 과정에서 다시 수기 기록지와 문서로 보관된 성적을 비교하고 오류를 검증하는 과정을 거쳤다. 1차로 1997년부터 2000년까지 4년간의 기록 전산화가 먼저 끝난 상태에서 1982년부터 1996년까지 총 6168경기 기록을 확인해 약 1600건의 오류를 발견, 기록을 정정했다.

KBO는 정정 기록 중 투수는 투구이닝, 자책점 오기에 따른 평균자책점 조정이 가장 많았고, 타자의 경우 경기 수 집계 오류(대수비만 나온 경우 경기 수에서 제외)가 가장 잦았다고 소개했다. 홈런 기록 오류는 없었다. 오류가 확인된 기록은 추가 검증을 거쳐 개인과 팀 통산 기록, 시즌 기록, 연속 기록 등 세부 항목에도 모두 반영했다고 KBO는 덧붙였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