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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뉴질랜드 "코로나19 우울증, 아이들과 곰인형 사냥놀이로 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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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제한으로 답답해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어른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뉴시스

[크라이스트처치=AP/뉴시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 지역의 한 차량에 하늘색 모자를 쓴 곰 인형이 앉아있다. 앞에는 '안녕, 내 이름은 루퍼스야'라는 메시지도 적혀있다. 20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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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지난달 23일부터 한 달간 전국을 봉쇄한 뉴질랜드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테디베어 사냥(찾아내기)' 놀이가 한창이다.

뉴질랜드헤럴드는 2일 거리 어디에서나 테디베어 인형을 볼 수 있다며, 어린이 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마음도 인형이 치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국의 곰 인형의 위치를 표시한 한 온라인 지도에 따르면 뉴질랜드에는 약 12만개의 곰 인형이 아이들의 사냥을 기다리고 있다.

테디베어 사냥은 영국의 아동문학 작가 마이클 로젠의 고전 동화인 '곰 사냥을 떠나자'에서 유래했다. 부모와 함께 산책을 나온 어린이들이 길에서 발견한 크고 작은 곰 인형의 개수를 세는 놀이다.

시민들은 학교가 폐쇄된 후 답답한 일상을 보내는 어린이들을 위해 자발적으로 각 가정의 창문, 가로수, 주차된 차 등에 곰 인형을 두고 '사냥'을 할 수 있게 했다.

뉴질랜드 정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동금지 기간 동안에도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하며 자연을 즐길 수 있다"고 명시했다. 다만 다른 사람과 2m 이상의 거리를 유지하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거리에 경찰을 배치해 시민들이 한 곳에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감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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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스트처치=AP/뉴시스]지난달 29일(현지시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한 가정집 창가에 곰 인형이 놓여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지역이 봉쇄되고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세계적으로 '테디베어 사냥놀이'(Teddy Bear Hunt)가 유행하는 가운데 뉴질랜드에서도 사람들이 창문에 곰 인형을 놓고 있다. '테디베어 사냥'은 각자 집에 있는 곰 인형을 창가에 놓은 뒤 서로 이웃집의 인형을 찾아내는 놀이로 아이들에게 좋은 놀이가 되고 있다. 2020.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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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디베어 사냥을 최초로 제안한 앤리 스콧은 "이는 어린이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생각해낸 것"이라고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그는 "자택격리 중인 어른들도 테디베어 사냥 덕분에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자발적으로) 날마다 곰 인형을 둔 위치를 바꾸고, 곰 인형의 옷을 바꿔 입히고, 아이들이 찾기 힘든 곳에 인형을 숨겨놓고 있다"고 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도 "배우자인 클라크 게이퍼드, 세살 된 딸 네브와 함께 사는 우리 집 창문에 곰 인형을 올려뒀다"고 말했다.

뉴질랜드의 한 학부모는 페이스북에 "테디베어 사냥 덕분에 지난주 우리 가족은 (혼란에 빠지지 않고) 제정신을 지킬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뉴질랜드 보건부 사무총장 애슐리 블룸필드 박사는 이날 뉴질랜드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797명, 사망자는 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확진자 수는 전날보다 89명 늘며 역대 최대 증가를 기록했다. 블룸필드 박사는 "앞으로 한 주 동안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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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스트처치=AP/뉴시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 지역의 한 가로수 위에 양산을 쓴 테디베어가 앉아있는 모습. 시민들은 학교가 폐쇄된 후 답답한 일상을 보내는 어린이들을 위해 각 가정의 창문, 가로수, 주차된 차에도 곰 인형을 두고 '사냥'을 할 수 있게 했다. 뉴질랜드헤럴드에 따르면 뉴질랜드 전역에 약 12만개의 테디베어가 어린이들의 사냥을 기다리고 있다. 20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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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언론 뉴시스 sou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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