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59214719 1102020040259214719 08 0805001 6.1.11-RELEASE 110 조선비즈 0 true true true false 1585775400000 1585776248000

[인터뷰] "AI 기술로 1분만에 코로나 진단"… 전세계 무료배포한 박상준 메디컬아이피 대표

글자크기
서울대병원 1호 스타트업, 빅데이터⋅3D프린팅 기술 활용
"한⋅중⋅일 협업 결과… 무료배포는 공공이익 위한다는 창업이념 실현"

국내에서 실시간 유전자 증폭 방식(RT-PCR) 검사법이 보급되면서 기존 24시간에서 6시간으로 줄어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시간이 또 다시 1분 안팎으로 줄어들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인공지능(AI) 및 3D 프린팅,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순식간에 코로나19 확진 여부를 정확도 98.7%로 구별하는 AI 의료영상 분석 기술이 국내 스타트업에 의해 실용화됐기 때문이다. CT영상을 활용한 폐렴 병변(질병으로 변화한 조직) 분석은 감염 여부를 신속하게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경증·중증 환자 간 구분도 가능하다.

조선비즈

AI 의료영상 분석 플랫폼 및 의료용 3D프린팅 전문기업인 메디컬아이피는 자체 개발한 ‘메딥프로(MEDIP PRO)’ 기술을 코로나19 진단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난달 19일 온라인에 무료로 공개했다. /메디컬아이피



2일 의료계에 따르면 AI 의료영상 분석 플랫폼 및 의료용 3D 프린팅 전문기업인 메디컬아이피는 자체 개발한 ‘메딥프로(MEDIP PRO)’ 기술을 활용해 코로나19 진단을 위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MEDIP COVID19’)을 최근 온라인상에 무료로 공개했다. 공개한지 2주만에 전 세계 24개국 396개 의료기관에서 사용하고 있다.

메디컬아이피의 주력제품인 ‘메딥프로’는 엑스레이(X-ray), CT, MRI 등의 2차원 의료영상을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등의 3차원으로 변환시킨다. 단층 촬영 이미지만으로는 판별하기 어려운 인체 내부의 장기와 병변 등을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X선 영상만으로는 폐렴 중증도를 정확히 가늠하기 어려운 코로나19 환자들에게 특히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기술이다.

박상준 메디컬아이피 대표는 1일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의료기술을 발전시켜 생명을 살리자’는 회사의 비전에 따라 5년 전 창업 후 여러 도전 끝에 얻은 결과물"이라며 "병원 차원에서 시도하기 어렵다고 생각한 빅데이터, 3D 프린팅,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익명화된 영상을 분석, 1분 내로 코로나19 폐렴을 탐지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는 국내를 비롯 세계에서도 최초"라고 설명했다.

메디컬아이피는 서울대학교병원 1호 스타트업으로 지난 2015년 9월 설립됐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방사선응용과학 전공 박사(교수) 출신의 박상준 대표가 이끌고 있으며 인공지능팀, 소프트웨어 기술팀, 의대 소속 해부학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51명이 근무하고 있다.

조선비즈

박상준 메디컬아이피 대표가 지난해 11월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 2019’에서 발표하고 있다. /조선비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ㅡ서울대학교병원 1호 스타트업이라는 이력이 신기하다. AI 의료영상 분석 플랫폼을 시도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종합병원에는 다양한 부서가 있는데, 특정 부서 한 곳에서 단독으로 환자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 모두가 협의해서 합의점을 내고 환자를 치료하는 게 병원의 워크플로우(workflow)다. 외과든, 내과든, 응급실이든 병원 내부의 작업 흐름 효율성을 위해 환자에게 다양한 전문가들의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방법을 찾기 위해서 ‘토털 플랫폼’을 고안하다보니 AI 의료영상 분석 플랫폼을 만들게 됐다. ‘메딥프로’는 지난해 말 미국 FDA, 유럽 CE 인증을 획득하는 등 글로벌 표준 수준에 부합하는 기술경쟁력을 인정받았다.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에 가능한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AI 및 3D 프린팅,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발달하기 전까지는 이 같은 시도를 할 생각도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만약 CT를 찍으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체세포 장기 등을 탐지해서 3차원으로 분석이 가능하다. 몇 초 만에 마치 영화 아바타를 보듯이 VR을 통해 3차원 영상으로도 볼 수 있고, 3D프린팅 기술을 사용하면 입체 모형을 실물화할 수도 있다."

코로나19 진단용 프로그램을 만들게 된 계기도 궁금하다.

"메디컬아이피의 AI 의료영상 분석기술을 기반으로 단 2주만에 코로나19 환자의 익명 데이터를 입력, 학습시켜 개발했다. 중국에서 작년 말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중국 의료진들이 환자의 데이터를 모아 관련 논문을 쓰기 시작할 때 한국은 확진자가 발생하는 초기였다. 우리도 서울대병원 의료진과 함께 이 사태를 연구하고 있었는데 우리나라도 심상치 않은 일들이 전개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2월 초중순쯤 중국 측에 직접 연락해 익명화된 데이터 분석 협력을 하자고 제안했다. 중국 란저우대학제1병원·시안국제병원 등에서 흔쾌히 데이터를 공개했다.

한국에서도 10개 기관에 각각 확진자 2~3명 정도의 데이터를 요청해 받았고,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자 일본 자위대 중앙병원에서도 협력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힘을 합쳐서 이번 사태를 이겨내자’는 마음이 컸다. 결국 코로나19 진단을 위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MEDIP COVID19’)은 2주 만에 개발됐다. 확진자 데이터를 인공지능 머신에 학습시켜 만들었다."

전세계 무료로 배포한 이유는 무엇인가.

"온라인 웹사이트( http://medicalip.com/mobile/shop/covid19.php)에 무료 공개한 이유는 우리 회사의 창업 이념에 맞는 걸 해보기 위해서다. 창업 5년 만에 드디어 해냈다. 공공기관인 서울대병원에서 여러 의료진과 연구진이 참여했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일하고 싶었다.

‘MEDIP COVID19’는 무료 배포한지 2주 정도가 지났는데, 현재 전세계 24개국에서 쓰고 있다. 단지 코로나19 폐렴 이라는 빅데이터를 프로그램에 넣으면 되기 때문에 일종의 포토샵 프로그램처럼 프로그램을 열어 버튼만 누르면 몇 초 안에 확진 여부, 경증 및 중증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ㅡ기존의 의료영상 분석 플랫폼과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인가.

"체세포를 다 분할해주는 기술이 특징이다. 무슨 말이냐면 피부, 뼈, 지방, 근육, 오장육부, 심지어 병변까지 분류 및 분할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코로나 폐렴도 여러 체세포 중 하나처럼 분류해 분할과 탐지를 하는 것이다.

사람의 폐가 좌우 모두 합쳐 약 1180~1200g인데, 여기서 코로나 폐렴이 차지하는 부피를 AI가 그램(g)으로 측정한다. 데이터 분석결과, 72.4g 이상이면 중증이고 이하면 경미한 것이라 즉각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내용은 북미영상의학회가 발간하는 106년 역사의 국제학술지(Radiology: Cardiothoracic Imaging) 최신호에 실렸다. 전세계 최초의 AI 기술 기반의 CT 영상분석 논문이며 정말 역사적인 것이다. 흉부 X선 사진에서는 19개의 폐 병변이 발견됐지만, 3차원 CT 영상에서는 총 186개의 폐 병변을 확인했다. 특히 AI 기반의 3차원 CT 영상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의한 폐 침범상태 측정이 매우 정확한 것으로 평가됐다."

ㅡ앞으로의 기대가 있다면 ?

"지금도 미국 등 해외에서 진단 관련 문의가 온다. 현재 우리나라는 진단키트 이용해 진단하고 있지만 여전히 4~6시간이 걸리는 실정이며 미국은 키트 비용이 너무 비싸서 진단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우리가 무료로 배포한 소프트웨어를 질병관리본부 등 국가적으로도 잘 활용했으면 한다. 병원 어느 곳에나 있는 CT 기계를 이용해서 코로나 경증 및 중증 진단에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면 좋겠다."

☞박상준 메디컬아이피 대표이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방사선응용과학 박사
-서울대학교병원 의료기기혁신센터 부센터장
-서울대학교 의생명연구원(영상의학) 연구부교수
-대한의학영상정보학회 학술이사
-대한메디컬3D프린팅학회 학술이사
- ASTM F42 (美 재료시험 표준화 위원)
-ISO/TC 261 (국제 표준화 적층제조 위원)
-국가표준기술원 적층제조 전문위원



전효진 기자(olive@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