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6070은 투표 안해도 돼”
선거 판세 뒤흔들었던 사례 많아
민주당 “재난지원금 지급” 강조
통합당 “코로나 경제 실정” 공략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합동 선거대책위원회 연석회의가 1일 수원시 경기도당에서 열렸다. 오종택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①막말=미래통합당은 1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교도소 무상급식' 발언을 공식 사과했다. 당 유튜브 채널 진행자인 박창훈씨는 전날 문 대통령을 겨냥해 “임기 끝나고 나면 교도소에서 친환경 무상급식을 먹이면 된다”고 비아냥댔다가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청와대는 “입장이 없다”면서도 “그 영상이 막말인지, 대선 불복 심리가 깔린 것인지는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폭풍이 거세자 박형준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은 당 선거대책회의에서 “선대위원장으로서 유감과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며 “정권과 여당 잘못은 엄중히 비판하되 정도와 품격을 지켜 달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 외에도 “지각없는 사람이 쓸데없는 소리를 했다”(김종인), “막말로 여론을 얻을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유승민) 등 당 주요 인사들의 진화성 발언이 종일 이어졌다.
전날엔 인천 연수갑 정승연(통합당) 후보가 선거사무실을 방문한 유승민 의원에게 “인천 촌구석까지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가 ‘지역 비하’ 논란이 일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입장문을 낸 일도 있었다. 박상철 경기대 교수는 “지금 같은 시기엔 막말 한 마디가 판세를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막말이 선거판을 뒤흔든 경우가 꽤 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당시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60·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다”고 말했다가 곤욕을 치른 건 선거 때마다회자된다. 2012년 19대 총선 때는 당시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가 과거(2004년) 인터넷 라디오에서 “유영철을 풀어 라이스(전 미 국무장관)를 강간해 죽이는 거예요” 등의 막말을 한 게 뒤늦게 알려져 민주당에 큰 악재가 됐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비롯한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1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 참배를 마친 후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②후보 단일화=선거 때마다 등장한 단일화 변수는 이번 선거라고 예외가 아니다. 여권에선 주로 민주당과 정의당 간에, 야권에선 통합당과 통합당 이탈 무소속 후보 간에 단일화가 거론된다.
그간 정의당을 비롯한 각 정당은 자강론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일대일 구도를 만들어 당선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되면서, 단일화를 검토하거나 추진 중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여영국 후보의 경남 창원 성산과 이정미 후보가 출마한 인천 연수을의 후보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지역 논의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당 차원에서 반대하진 않겠다는 취지다.
6개 정당의 주요 공약 |
야권은 서울 구로을(통합당 김용태·강요식 무소속)과 인천 서구을(통합당 박종진·무소속 이행숙)에서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경선에 합의했다. 이밖에 서울 영등포을에선 박용찬 통합당 후보와 무소속 이정현 후보 간에, 충남 당진에선 김동완 통합당 후보와 무소속 정용선 후보 간에 단일화 논의가 오가는 중이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단일화는 중앙당 차원에서 연대를 공식화해야 파급력이 크다”며 “선거 막판 각 정당 지도부가 어떤 판단을 할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경북 구미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사업장 불화폴리이미드 공장을 찾아 코로나19 대응 현황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청와대사진기자단]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③코로나=코로나19 사태를 두고 여당은 정부 지원론을, 야당은 정부 심판론을 주장한다. 총선 슬로건으로 ‘국민을 지킵니다’를 내건 민주당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등을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여론조사를 보면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이 많다”며 “코로나 극복을 위해 정부와 여당에 계속 힘을 실어달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당은 코로나 19로 인해 우려되는 경제 상황을 고리로 여권을 공격하고 있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서울 용산 권영세 후보의 선거사무실을 지원 방문한 자리에서 “문재인 정권은 거대하게 밀어닥칠 수 있는 경제 코로나를 감당 못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박형준 위원장은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결정을 ‘매표 행위’라고 비판했다.
코로나 19로 선거운동이 거의 실종되다시피 해 ‘깜깜이 선거’가 된 것과 투표율 저하 우려도 주요 변수다.
④비례 정당=이번 총선에선 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따라 47개의 비례의석을 노린 비례 정당이 우후죽순 들어섰다. 정당만 35개에 312명의 후보가 난립한 상태다. 하지만 결국엔 양대 정당의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이 다수를 가져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선거운동 연대도 본격화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수원의 경기도당에서 비례 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첫 연석회의를 진행했고, 통합당도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과 ‘나라살리기ㆍ경제살리기’ 공동선언식을 국회에서 열었다.
민주당의 비례 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최대 25석을 노리는데, 친문 정당을 표방해 지지층이 겹치는 열린민주당(17명 후보 등록)이 얼마나 선전할지가 변수다. 26석을 노리는 미래한국당은 모당(母黨)인 통합당과 마찬가지로 비례대표 투표용지의 두 번째 칸을 차지했다. 정의당과 국민의당은 각각 정당투표에서 ‘최소 20% 득표’가 목표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양대 정당의 비례 정당이 등장해 지역구 후보와 비례대표 정당 투표를 다르게 하는 ‘분할투표’ 경향이 약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일훈ㆍ이병준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