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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필요 없다던 서구인들, 뒤늦게 아시아 따라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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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한 남성이 마스크를 쓴 채 자전거를 타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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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아닌 일반 대중의 마스크 착용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던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일반인들의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변경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들 국가들은 그동안 중국, 홍콩, 대만, 한국 등 아시아 국가와 달리 환자가 아니면 마스크를 할 필요가 없고 마스크 착용이 오히려 손씻기 등 다른 예방 조치에 소홀하게 만들어 감염 가능성을 높인다는 입장이었다.

AP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원하면 스카프를 사용하라”며 “마스크일 필요는 없고 적어도 일정 기간은 나쁘지 않은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는 모든 미국인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권고받는 시나리오를 예상할 수 있다면서 관련 정책을 살펴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도 이날 CNN에 “우리가 충분한 마스크를 확보하게 되면 마스크 사용 권고를 보다 확대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질병예방센터(CDC) 당국자들이 사람들에게 얼굴을 가리라고 권장하는 쪽으로 공식 지침을 바꾸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광범위한 마스크 착용을 경고하면서 마스크 착용 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더 크다는 주장까지 했지만 전 세계적, 미국 내 확산·급증과 맞물려 이런 지침의 타당성을 의심할 만한 이유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마스크 착용 효용과 관련한 미국 내 논란은 여전하다. 제롬 애덤스 미국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자료상으로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일반 대중의 마스크 착용을 권하지 않는다는 게 세계보건기구(WHO)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 며칠 동안 재확인한 바”라고 밝혔다.

중부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는 지난달 30일부터 마트와 대중교통 등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체코와 슬로바키아는 오스트리아보다 빨리 공공장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는 지난달 30일 트위터를 통해 “@realDonldTrump(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계정) 대통령, 체코 방식으로 바이러스를 막아라. 단순한 천 마스크를 쓰는 것만으로도 바이러스의 확산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독일 동부 튀링겐주의 예나도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기로 했다.

서구 국가들이 이처럼 입장을 바꾼 것은 마스크 사용이 일반화돼 있는 아시아 국가에서 코로나19 확산 저지에 어느 정도 성공한 것과 달리 미국과 유럽에서는 “바이러스의 새로운 진앙지”로 불릴 정도로 바이러스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게다가 코로나19는 무증상 상태에서도 감염될 수 있어 환자만 마스크를 쓰는 것으로는 감염을 저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WHO는 여전히 마스크는 환자만 착용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지난달 30일 증상이 없는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바이러스 전파를 막는 데 유용하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라이언 사무차장은 올바르지 않은 방식으로 마스크를 쓰거나 벗으면 오히려 손이 오염될 수 있으며, 마스크 착용 시 오히려 얼굴에 손을 갖다 대는 경향이 더 많다고 지적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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