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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권고와 달리 유럽 곳곳 마스크 의무화…美도 검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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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29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한 남성이 마스크를 쓴 채 거리를 걷고 있다. 뉴욕=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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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내 국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도로 확산하자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기 시작했다. 그간 마스크 착용에 부정적이던 미국마저 정책을 선회할 기류를 보이고 있다. 건강한 사람들의 마스크 착용을 지양하라고 권고한 세계보건기구(WHO)의 지침을 따르던 서방국가들이 이젠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방향으로 태도를 바꾼 모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31일(현지시간) 독일 동부 튀링겐주(州)의 도시 예나가 이날부터 마트와 대중교통 등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시 당국은 마스크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일반 시민들이 가족과 이웃을 위해 마스크를 자체 제작해 사용해줄 것을 요청했다.

지난 30일 오스트리아에서는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마트와 대중교통 등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다”며 “식료품점과 약국 등지에서 마스크를 무료로 배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체코에서는 이미 지난 19일부터 공공장소 마스크 사용이 의무화된 상태다. 이외에도 슬로바키아, 보스니아 등의 국가들이 마스크 착용에 동참하고 있다.

미국도 부랴부랴 마스크 사용 권고를 검토하고 있다. 이날 로버트 레드필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공영방송 NPR과의 인터뷰에서 “CDC가 코로나19가 무증상 상태에서도 전염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마스크 착용에 대한 권고를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싱가포르 중국 홍콩에서 확보된 새로운 데이터를 감안할 때 무증상 전염이 이뤄진다는 것이 확실한 만큼 마스크 착용 권고안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은 마스크에 대한 WHO의 입장과 배치된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전날 마스크 착용에 대해 “증상이 없는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바이러스 전파를 막는 데 유용하다는 어떠한 근거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바르지 않은 방법으로 마스크를 쓰거나 벗으면 오히려 손이 오염될 수 있으며, 마스크 착용 시 오히려 얼굴에 손을 갖다 대는 경향이 더 많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미 WHO가 국제적 신뢰를 잃은 상황인 데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효과를 보이면서 이와 함께 추가적인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 사용에 대해 유럽과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긍정적으로 입장을 바꿀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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