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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도둑맞은 꼬마들의 마스크가 돌아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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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2인조 절도범, 어린이집 원장 차량 털어

마스크 57장 훔치는 등 절도행각, 결국 경찰에 붙잡혀

범인들 어디서 훔쳤는지 기억 잘 못해

경찰, 탐문수사 끝에 어린이집 원장에 돌려줘

경북 경산지역에서 상습적으로 빈 차량을 털던 2인조가 구속됐다. 경찰은 이들 2인조가 어린이집 차량에서 훔친 어린이용 마스크 57개를 원장에게 돌려줬다. 이 마스크는 원장이 아이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일주일간 비를 맞고 발품을 팔아가며 구한 물건이었다.

경산경찰서는 절도 행각을 이어온 A(19)씨 등 2인조를 특수절도 혐의로 붙잡아 검찰에 송치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들은 3월 초부터 지난 17일까지 문이 열린 차량 등을 골라 약 470만원의 물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선일보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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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경찰은 2인조가 훔친 물건 중 마스크 수십여장에 같은 회사명이 찍혀있는 것을 확인했다. A씨 등이 차량 한대에서 마스크를 많이 가져왔다고 털어놓자, 경찰은 “코로나 때문에 많은 시민이 마스크 구하느라 힘드니 기억을 최대한 살려달라”며 2인조를 설득했다.

이들의 기억을 토대로 탐문 수사 끝에 경찰은 마스크 주인이 대구에서 ‘피터팬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조경숙(59) 원장임을 파악할 수 있었다.

조 원장은 지난달 20일부터 어린이집 문을 닫고 한달 이상 휴원을 이어왔다. 조씨는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3일까지 3주간, 1주에 한번씩 마스크와 손세정제를 약 50명의 어린이와 부모들에게 나눴다. 매일같이 이마트나 약국 등지에서 직접 줄을 서서 어른용과 어린이용의 마스크를 구했다.

조 원장은 어린이용과 어른용 마스크 각각 2장과 손세정제 1개를 넣어 어린이집 입구의 바구니에 걸어뒀다. 자가 차량이 없어 유치원에 오기 어려운 가정에는 직접 배달도 했다. 기약없는 휴원에 퇴소하는 어린이들을 붙잡기 위해서다. 조씨는 “코로나 이후 모든 어린이집이 폐업을 걱정하며 하루를 버틴다”면서 “마스크를 보내드리는건 건강을 걱정하는 부분도 있지만 떠나는 어린이를 한명이라도 붙잡고 싶은 절박함 때문”이라고 했다. 조 원장과 어린이집 선생님의 정성 덕분에 휴원 한달이 지난 지금에도 퇴소한 어린이는 단 1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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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피터팬어린이집에서 조경숙 원장이 어린이와 부모들을 위해 준비한 마스크/독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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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조가 차량에서 마스크를 훔친 시점은 조 원장이4주차 마스크 나눔을 준비할 때였다. 조 원장은 “어린이용 마스크와 동전 몇개가 사라졌는데 귀중품은 남아있는걸 보고 동네 아이들이 범죄를 저지른 것 같았다”면서 “찾기도 어려울 것 같은데 사소한 일로 아이들 앞길을 막을까봐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본지 취재 결과 조 원장은 인근 지구대에 최근 차량털이범이 있는지 여부만 물었을 뿐 신고를 하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 24일 2인조를 검찰에 구속 송치한 뒤 어린이집을 찾았다. 손에는 어린이용 마스크 57개가 든 봉투가 들려있었다. 조 원장은 “코로나로 우울하던 시기에 희망을 찾아주신 것과 같다”며 감사를 표했다. 마스크를 찾아준 경산경찰서 오경택 수사관은 “어려운 시기에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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