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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개학 앞둔 한국, 노르웨이를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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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디지털 교육 OECD 최하위 한국, 교육 주체 변화 이끌 시스템 구축 절실

노르웨이 정부는 코로나19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13일부터 학생들의 등교를 중지했으며, 이에 따라 모든 학교에서는 지난 2주간 온라인 수업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는 추세가 계속되자 노르웨이 정부는 지난 24일 부활절 연휴 기간인 4월 13일까지 등교 중지 기간을 연장하였고, 학교 수업은 지금과 같이 계속 온라인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노르웨이의 경우 평소 디지털 활용 교육이 상용화되어 있었던 덕분에 초반기에 서버 접속 문제가 발생했던 것을 제외하고는 온라인 수업이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학생과 학부모 또한 수업 결손에 대한 우려를 크게 하지 않고 있다.

[관련 기사] 코로나19로 수업 공백? 노르웨이 온라인 교육 놀랍다' http://omn.kr/1n0dc

노르웨이에서 찾은 온라인 수업 성공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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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수업 일정표 및 과제 활동 모습 ▲ 노르웨이에서는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모든 학교의 등교가 중지된 직후부터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주간의 수업 일정표 및 과제 활동 모습. ⓒ 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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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노르웨이 학교에서 한 디지털 기기 활용 교육과 지난 2주간 온라인 재택 수업 과정을 유심히 살펴본 결과, 노르웨이 학교가 등교 중지와 동시에 즉각적으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던 몇 가지 성공 요인을 찾을 수 있었다.

첫째, 노르웨이 학교에서는 스마트 기기의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된 온라인 교실을 꾸준히 사용해 왔다. 온라인 교실은 학교의 물리적 학습 공간을 그대로 온라인에 만든 것으로, 학급 공지 사항뿐만 아니라 과목별 학습 자료나 학습 과제 등을 공유하고, 과제 제출, 보관 등을 할 수 있다. 노르웨이 교사와 학생들은 이 온라인 교실을 수업 시간뿐만 아니라 방과 후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으며 학부모도 자신의 스마트폰 앱을 통해 온라인 교실에서 공유된 정보를 쉽고 빠르게 확인해왔다.

둘째, 노르웨이에서는 지역 교육청별로 동일한 온라인 교실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만약 교사들이 개인적인 필요에 의해서 온라인 학급이나 교과 교실을 만들어 사용하게 되면 학생들의 접근 빈도, 지속성, 효율성 면에서 모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노르웨이 학생들은 하나의 플랫폼에서 학급 관련 정보뿐만 아니라 모든 교과의 학습 활동을 수행할 수 있으며, 학부모 역시 자녀들의 학교생활 정보를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역 교육청이나 단위 학교에서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한 또 한 가지 이유는 바로 디지털 교육에 소극적인 교사들의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가는 아이들은 어떻게 배우는가>의 저자 알렉스 비어드는 거꾸로 교실, 블렌디드 러닝(다양한 학습 방법을 혼합하는 것), 개별화 학습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학습방식이 대두했지만 그 효력이 입증되지 못했다면서, 각국 정부는 정작 중요한 교사들에 대해서는 잊어버리고 새로운 기기만 있으면 생산성이 저절로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오류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만약 노르웨이와 같이 지역 교육청 단위 또는 적어도 학교 단위에서 교사들과 학생들이 사용하는 온라인 교실 플랫폼이 이미 갖춰져 있다면, 평소 온라인 활용 교육에 소극적인 교사라고 할지라도 언제든 온라인 교수 활동을 시작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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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교실 애플리케이션 화면 ▲ 매주 과제가 올라오던 과제학습방에 원격 수업 시간표와 과목별 과제가 올라오고 있다. 교사가 고유 코드를 공유하면 학부모도 자신의 스마트 폰 앱에서 자녀들의 과제 활동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 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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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통합 로그인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노르웨이 학교에서는 입학과 동시에 학생 개인에게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부여한다. 이를 사용하면 학생들은 학교 수업에 필요한 모든 교육 플랫폼(사이트 및 앱)에 로그인이 가능하다. 해당 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이 유료 서비스인 경우에도 지역 교육청 단위나 단위 학교에서 미리 사용 계약을 맺어 놓았기 때문에 해당 지역 학생들은 서비스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회원 가입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는 것은 교사와 학생들에게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넷째, 무선 인터넷 환경과 디지털 기기 대여 제도가 잘 갖춰져 있다. 먼저 무선 인터넷망의 경우 모든 학교에 설치되어 있는 것은 기본이고, 우리 지역에서 사용하는 교육용 아이패드의 경우 학교 및 지역 도서관과 같은 공공시설에서 자동으로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설정이 되어 있다. 덕분에 평소 지역 도서관에 가보면 중고등학생들이 모여서 모둠 과제를 하는 광경을 자주 볼 수 있다.

노르웨이의 경우 교육용 디지털 기기 대여제도가 있다. 학교에서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것인지는 각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결정한다. 오슬로의 경우, 학교 단위에서 교장이 디지털 기기 사용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초등학교도 있고, 초등 고학년부터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 반면 바룸(Baerum) 지역은 모든 학생이 학교에서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고 있다. 초중학생은 아이패드, 고등학생은 노트북을 사용하는데, 초중학교의 경우 학교에서 대여받은 디지털 기기만 사용해야 하며 훼손 및 분실의 책임은 부모와 학생에게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초중학생이 사용하는 교육용 아이패드는 지정된 애플리케이션만 다운이 가능하고 유튜브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교사는 수십 명의 학생 활동을 동시에 컨트롤할 수 있고, 동시에 디지털 기기의 역효과에 대한 학부모의 심리적 부담도 덜 수 있다. 하지만 교육용 디지털 기기라도 온라인상의 유해 환경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없기 때문에 고학년으로 갈수록 디지털 윤리 교육과 학부모의 모니터링 역할이 강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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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학생들이 사용 중인 디지털 기기 화면 ▲ 학교에서 대여받은 교육용 디지털 기기는 지정된 애플리케이션만 다운 받을 수 있고, 유튜브 접속은 불가능하다. ⓒ 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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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디지털 기기 및 온라인 정보 활용 교육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온 노르웨이이지만, 학교에서 모든 학생이 개인용 디지털 기기를 사용해야만 하는가에 대해서는 정치권과 교육 주체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그러나 지난 2주간 이루어진 온라인 수업의 성과는 코로나19 위기 상황뿐만 아니라 앞으로 언제 닥칠지 모를 천재지변이나 기타 수업 결손 상황에서 학생에게는 학습권을, 교사에게는 수업권을 지켜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기여했다.

온라인 원격 교육, 무모하더라도 유의미한 도전 되어야

지금까지 노르웨이의 온라인 교육 환경을 지켜본 경험을 비유적으로 표현하자면, 교육 당국은 온라인 교육 환경이라는 튼튼한 밥상을 준비해 놓았고, 교사들은 온라인 세상의 다양한 교육 자료들로 맛깔나게 음식을 차려냈으며, 아이들은 그것들을 마음껏 즐기며 먹는 모습이었다.

온라인 교육은 기존에 갖춰진 시스템과 교사와 학생의 디지털 활용 능력이 바탕이 되어야만 효과를 낼 수 있다. 한국의 경우 20여 년 전 단행했던 '교실 선진화' 작업 이후 2011년에 추진되었던 '스마트교육 추진 전략 실행 계획' 또한 답보 상태에 머물면서 현재 OECD 국가 중 디지털 교육 분야 최하위권에 속하는 국가가 되고 말았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 3월 2일, 교육부는 초·중·고교에는 단계별 인공지능(AI) 교육을 도입하고 이를 위한 스마트 기기와 기가급 무선 인터넷망(Wi-fi)을 보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으나 최종 완료 시점은 2024년으로 예정되어 있다.

만약 한국이 지금과 같은 디지털 교육 환경에서 온라인 개학을 단행하게 된다면 '밥상도 없이 바닥에서 숭늉만 퍼먹는 형국'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언제까지 개학을 미루고 자율 학습에 맡길 수만은 없는 것도 사실이다. 온라인 개학을 하게 된다면 교사들은 어떻게든 온라인 원격 수업을 하게 될 것이고, 과정이 순탄치는 않더라도 학생들은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교육 당국은 이러한 교육 주체들의 노력이 무의미해지지 않도록 다양한 의견들을 잘 취합하여 디지털 교육 역량 강화를 위한 호재료(好材料)로 활용, 빠른 속도로 디지털 교육 환경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김현정 기자(mytoya1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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