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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코로나19' 첫 미성년 사망자 '윌리엄 황' 둘러싼 의문점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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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카운티 황군 사망 7일 후 발표, 랭케스터 시장 “Urgent care서 보험없어 치료못받아”, 미국인 or 한국인 논란 등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첫 미성년자로 추정된 ‘한인 소년’ 사망 사건과 관련한 의문이 풀리지 않고 있다. 소년이 숨진 지 1주일 뒤에야 LA카운티가 소년의 사망사실을 공개한 점과, 랭커스터 시장이 ‘소년은 보험이 없어서 다른 병원으로 보내졌다’고 밝힌 게 한국에서 차별 논란에 불을 지폈지만 사실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미국의 첫 미성년 사망자가 윌리엄 황군이라고 언급한 더선의 보도내용과 일부 관계자 발언에도 차이가 있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LA총영사관은 30일(현지시간) 이번 사건 사망자로 알려진 윌리엄 황군과 관련해 “로스앤젤리스(LA)카운티, 랭카스터시, 북부한인회 등에 사실관계를 확인 중에 있다”면서 “현재까지 우리 국민일 가능성은 상당히 낮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시민권자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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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주 방위군 관계자가 29일(현지시간) 인디오 지역에 설치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병원을 살피고 있다. 주방위군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역내 병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임시 병원을 마련했다. 인디오 AFP=연합뉴스


아울러 “캘리포니아주 공공기관에서는 차별 방지를 위한 경우 등을 제외하고 국적정보를 관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개인정보보호에 엄격한 데다 고인이 미국 국적자일 경우 인적사항은 물론 지금까지 불거진 상황 등의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더선이 26, 27일 보도한 내용을 종합하면 황군은 지난 18일 앤털로프밸리병원에서 패혈 쇼크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더선은 황군이 숨지기 5일 전 첫 병원을 찾았다가 보험이 없어 진료를 거부당했고 결국 숨졌다면서 “친구들은 장례식장에서 황군이 코로나19인지 아무도 몰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황군의 아버지도 이 사실을 몰랐다고 더선은 지적했다. 황군 아버지는 코로나19 검사를 받길 원했지만 자가격리하라고만 했다고 더선은 덧붙였다.

더선은 렉스 패리스 랭커스터 시장과 인터뷰를 통해 황군 사망사실과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그들은 이미 장례를 치렀다. 그의 가족은 뉴스에 나온 그 소년이 아들이라는 것을 몰랐다. 그 가족은 코로나19에 대해 전혀 몰랐다. 그들은 장례식장에서 악수를 했다”는 패리스 시장의 발언을 소개했다.

앞서 미국 내 첫 코로나19 미성년 사망자 발생 사실은 이보다 앞선 24일 LA카운티 언론 브리핑을 통해 공개됐다. LA카운티는 당시 3명의 사망자 중에 ‘18세 이하의 청년’이 있다고만 밝히고, 해당 청년의 국적이나 나이 등을 밝히지는 않았다. LA카운티 브리핑 이후 첫 미성년 사망자가 누군지를 놓고 지역사회가 갑론을박을 거듭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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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이 없어 응급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한 10대 소년 사연을 폭로하는 렉스 패리스 캘리포니아주 랭커스터 시장. 유튜브 캡처


이에 렉스 패리스 랭커스터 시장은 25일 공개된 유튜브 영상에서 “17세 소년의 죽음에 대해 그가 왜 죽었고, 어떻게 죽었는지 등에 대해 소문이 많다는 것을 안다. 몇가지 사실을 공개한다”며 “(그 소년은) 숨지기 전 금요일에도 친구들과 어울리는 등 아무런 질환이 없다가 수요일에 숨졌다”고 밝혔다. 이어 “(그 소년은) 수요일에 ‘응급치료 시설’(Urgent care)에 갔으나 보험이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그를 치료하지 않고 다른 병원으로 보냈다”며 “숨이 가쁘거나 열이 있다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리스 시장은 편집된 이 동영상에서 17세 소년의 국적과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다.

더선은 패리스 시장의 유튜브 영상을 보고 취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더 선의 보도와 패리스 시장의 유튜브 영상에서 다른 ‘팩트’가 여럿 있다. 더 선은 ‘황군이 사망 5일 전에 병원을 찾았다가 보험이 없어서 거부당했다’고 썼지만, 패리스 시장은 수요일 당일 응급치료 시설에서 거부당하고 다른 병원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더 선은 황군이 앤털로프밸리병원에서 숨졌다고 보도했지만, 패리스 시장은 유튜브에서 소년이 데이비드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심정지가 와서 결국 숨졌다고 밝혔다.

더선 보도가 후에 이뤄졌다는 점에서는 패리스 시장이 유튜브 동영상에서 사실관계를 잘못 알렸을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패리스 시장이 밝힌 용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차별논란을 불렀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세 소년이 먼저 찾았다는 ‘응급치료 시설’(Urgent care)은 용어와 달리 한국으로 치면 ‘동네 의원’ 정도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미의사협회에 따르면 Urgent care는 예약이 필수인 일반 대형병원과 달리 직접 방문이 가능하고 감기 등 간단한 처치만 가능하다. 아울러 대형병원들과 달리 환자의 병력을 전산으로 확인할 수 없는 곳이 많아 환자 병력이 기재된 보험서류를 준비해 방문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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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8일(현지시간) 코로나19 의심 증상으로 사망한 윌리엄 황. 더선 캡처


더선은 황군 사망사실을 보도하면서 사망 시점 등이 적힌 인적사항 파일을 함께 공개했다. 특히 이 파일에 적힌 ‘한국인’(KOREAN)이라는 단어 때문에 황군 국적이 한국이라는 관측이 나왔고, 한국인이 미국에서 보험이 없어서 차별당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하지만 해당 파일의 항목은 ‘국적’(Nationality)이 아닌 ‘인종’(Ethnicity)으로, 의학적으로 황군이 한국계라는 것을 나타낸다. LA총영사관이 “우리 국민이 아닌 것 같다”는 취지를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번 사건에서 불거진 또다른 의혹은 LA카운티가 황군 사망(18일) 1주일이 지나 이 사실을 공개한 배경이다. 특히 여러 정황상 황군 장례식이 치러지거나 그 무렵에 ‘18세 이하 청년’의 코로나19 확진 사망 사실을 외부에 브리핑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패리스 시장이 코로나19로 숨진 17세 소년 사례를 언급하면서 ‘보험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한 배경과 이에 대한 사실관계 등도 확인해야할 부분이다.

황군의 장례절차를 도운 것으로 보이는 한 장례업체는 이날 전화통화에서 “이미 2주 전에 장례까지 다 치룬 일”이라며 “아무것도 모른다. 코로나19였는지 어떤지, 보험이 있었는지 등도 가족한테 물어봐야 한다. 우리가 하려다가 못했다”고 사실관계 확인 등에 손사래를 쳤다. 이 업체의 또다른 직원도 “지금은 할 수 있는 얘기가 없다”면서 급하게 전화를 끊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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