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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맞선 돈키호테’ 벨라루스 대통령…“사우나에 보드카면 된다”

글자크기

식당·상점·교회 등 모두 정상 운영

“스포츠가 통치약” 리그 중단 없어

루카셴코식 대처법에 세계적 우려

세계일보

27일(현지시각) 벨라루스의 조디노에서 열린 축구 경기에서 청소년 팬들이 응원하고 있다. 대부분 국가에서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프로축구 리그를 중단한 것과 달리 정상 운영을 고집했고, 지난 주말 모든 경기가 정상적으로 열렸다. 조디노=AP연합뉴스


“주 2~3회 사우나에 가고, 보드카 100그램을 들이켜 속까지 씻어내라”

“스포츠는 바이러스 치료에 최고…리그 중단은 없다!”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법이 연일 도마에 오르며 국제 사회가 우려하고 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코로나19 예방책으로 국경 봉쇄·국민 통제·방역 강화 등 세계의 움직임과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주변국인 러시아와 폴란드 등도 대규모 격리와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시행하고 있지만, 루카셴코는 상점, 술집, 식당, 교회 등에 별다른 조처를 내리지 않고 정상 운영토록 했다.

루카셴코는 “바이러스 걱정할 시간에 밖에 나가 일을 하라”고 16일 말했다. 그는 “밭이 모두를 치료한다”며 “경운기를 탄 사람 누구도 바이러스를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19일에는 러시아, 우쿠라이나, 폴란드 등 주변 5개국이 국경을 폐쇄한 데 대해 “완전히 바보 같은 짓”이라 비난하는 등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27일에는 한 건축 자재업체를 방문해 “이 정신병은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에서 경제를 마비시켰다”며 코로나19 팬데믹을 ‘광기’로 일축했다.

이외에도 “바이러스는 더우면 사멸하니 사우나가 최고”라며 “사우나에서 나올 땐 보드카 100그램을 들이켜 속까지 씻어내라”는 황당한 민간 요법도 제시했다.

지도자가 코로나19에 아무런 대비책도 세우지 않고 어떠한 경각심도 갖지 않으면서, 벨라루스 국민들도 세계보건기구 등 보건 전문가들의 권고를 전혀 지키지 않고 있다.

28일 벨라루스 전역에서는 프로축구 6경기가 열렸고, FC 민스크와 디나모의 ‘민스크 더비’에는 관중이 3000명 넘게 몰렸다.

민스크에 모여든 관중들은 평소처럼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고, 일부 관중은 상의를 탈의했다.

벨라루스 축구연맹은 “관중과 접촉자 모두에 장갑을 제공하는 등 경기 지속을 위한 예방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지만, 세계적으로 주요 축구 리그가 모두 중단된 가운데 ‘안전불감증이 도를 넘었다’는 비판은 끊이지 않고 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앞으로도 어떠한 스포츠나 국가 행사도 취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28일에는 한 아이스하키 경기장에 나타나 마스크도 하지 않은 채 빙판에 올랐다. 그는 “냉장고보다 추운 빙판에서 하는 스포츠는 바이러스에 최고”라고 말했다.

인구 950만인 벨라루스의 확진자는 100명이 넘어선 가운데 ‘바이러스를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의 운명에 관심과 우려가 쏠리고 있다.

김명일 온라인 뉴스 기자 terr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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