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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울리고, 영상 끊겨…” 온라인 수업 시범학교도 원격수업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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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답해보세요. 아, 마이크 없어요? 그럼 채팅으로….”

30일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 영풍초 6학년 3반 교실. 교사 김현수 씨가 학생이 없는 교실에서 모니터 2개를 켜두고 온라인 수업을 진행했다. 수업에 사용된 프로그램은 구글의 강의시스템인 ‘클래스룸’과 팀프로젝트용 메신저 ‘행아웃’. 약 20명의 학생들이 정시에 맞춰 접속했지만 이중 웹카메라로 자기 얼굴을 비추고 있는 학생은 드물었다.

영풍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온라인 개학에 대비해 서울시교육청이 지정한 10개‘ 온라인 수업 시범학교’ 중 한곳. 시범학교들은 일반 학교에 비해 디지털 기기와 인적·물적 자원을 잘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업 시연은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많았다. 온라인 개학 이후 갑자기 원격수업을 해야하는 일선 현장에서는 혼란이 클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 교사 혼자 할 수 없는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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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원격수업을 시연한 영풍초의 김 교사는 3월 둘째주부터 열흘 간 학생들과 ‘쌍방향 화상 수업’의 적응 기간을 거쳤다. 학부모 동의를 얻어 학생들의 계정을 일괄적으로 만들고, 이를 가지고 구글 ‘클래스룸’과 ‘행아웃’에 접속하도록 안내했다.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맞춰 클래스룸으로 강의를 듣고, 행아웃으로 조별과제를 수행하면 된다.

간단할 것 같지만 막상 학생 관리는 쉽지 않아 보였다. 학생 대다수는 노트북이나 태블릿 PC에 부착된 카메라를 꺼두고 있었다. 오디오 연결이 안 돼 채팅으로만 의사소통을 하는 학생도 눈에 띄었다. 일부 학생의 오디오에선 TV 소리가 흘러나왔다. 김 교사는 “하루에 4교시를 연달아 ‘실시간 쌍방향 화상’으로 수업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휘봉고에서 열린 역사·체육 융합 수업도 상황이 비슷했다. 교사 2명이 컴퓨터 2대로 화상회의 프로그램인 ‘줌’을 활용해 원격수업을 진행했다. 체육 교사는 수업을 전담하고, 역사 교사는 학생들과 채팅을 하며 수업 상황을 점검했다. 수업 시작 직후 체육 교사가 자료 영상을 틀자 역사 교사가 보는 팅창으로 ‘영상이 안 보인다’, ‘소리가 안 들린다’는 학생들의 글이 올라왔다. 체육 교사가 이를 전해주지 않으면 수업을 하는 역사 교사는 상황을 알 수 없었다. 수업을 진행한 조현서 교사(역사)는 “강의를 하면서 동시에 학생들을 관리하려면 최소 2명의 교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은 “소리도 울리고 영상이 끊겨서 불편하고 집중이 안 됐다”고 털어놨다.

● 기기 보급, 사용법 안내 등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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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에서는 ‘원격수업 선도학교’도 이런데 일반 학교들의 사정은 더 열악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무엇보다 스마트 기기의 보급이 시급한 과제다. 현직교사 A씨는 “태블릿 PC 등 기계를 보급하더라도, 오디오나 웹카메라 같은 물품을 갖추고 있어야 실시간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교내 와이파이(무선인터넷)가 구축되지 않아 강의전달에 어려움을 겪는 교사들도 있다.

학부모들에게 온라인 교육 관련 안내를 서둘러 전달할 필요도 있다. 영풍초의 김현수 교사는 “수업을 적용하기 전에 계정을 이용해 접속하고, 플랫폼을 활용하는 방법 등에 대해 학부모들에게 수차례 안내하고 준비상태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온라인 개학’ 여부조차 확정되지 않아 일선 학교들 중에는 학부모 안내를 전달하지 않은 곳도 많다.

선택과목이 많은 고등학교의 경우 원격수업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육부는 현장수업과 비슷한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권장하고 있지만 상당수 교사들이 EBS 온라인 클래스를 통한 ‘영상시청’ 형태로 수업을 준비하고 있다. 김찬기 휘봉고 교감은 “충분한 준비 없이 원격교육을 시도해야하는 상황이라 (선도학교가 아닌) 일반고의 사정은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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