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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응 잘했었는데…독일, 확진·사망자 급증에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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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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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베를린의 도심 공원에는 봄을 즐기려는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3인 이상 모임 금지, 이동제한 등을 실시 중인 상황이었다. 이날 미테 지구 등에서는 정부의 각종 제한령에 항의하는 집회까지 열렸다고 현지언론 베를린 스펙테이터가 전했다. 전날 옌스 슈판 보건부 장관이 기자회견에서 “독일은 폭풍전야 같은 상황”이라고 경고했지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코로나19에 잘 대응해왔다는 평가를 받아온 독일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 확진자와 사망자가 크게 늘면서 사회, 경제에 경고등이 커졌는데도 시민들의 경각심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29일(현지시간) 도이치벨레(DW)에 따르면 독일 금융 중심지 프랑크푸르트가 포함된 헤센주의 토마스 쉐퍼 주 재무장관(54)이 전날 기찻길 인근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집권여당인 기독민주당 소속인 그는 10년 간 헤센주 경제수장을 맡아왔다. 헤센주 측은 “쉐퍼 장관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걱정해왔다”고 전했다. 그만큼 독일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심각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독일경제연구소(IW)는 독일의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보다 10%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폴크스바겐, BMW 등 독일 주요 자동차 기업들은 부품 조달, 수요 급감으로 대부분 공장 문을 닫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독일 노동자의 70%를 고용하는 중소기업마저 멈추고 있다”며 “이들이 붕괴되면 최악의 불황을 겪을 것”이라고 전했다. 상점 폐쇄 등으로 집세를 내지 못하는 저소득층이 늘자 독일 정부는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세입자가 집세를 내지 않아도 내쫓을 수 없도록 하는 시행령을 발효했다. 독일 정부는 중소기업, 자영업자 지원, 백신개발 등 1560억 유로(약 211조 원)의 추가경정예산안을 마련한 상태다.

독일은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인 치명률이 0.87%(30일 기준)에 불과해 이탈리아(11%), 스페인(8.6%) 등에 훨씬 낮다. 영국, 이탈리아보다 2배가량 많은 병상수(인구 100명 당 8개) 등 의료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내년 10월 은퇴를 앞두고 있지만 안정적인 리더십을 보여줬다. AP통신은 “자국 내 설문조사에서 89%가 ‘메르켈이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30일 기준 독일의 누적 확진자는 6만2435명으로, 이탈리아 9만7689명, 스페인 8만100명에 이어 유럽에서 3번째로 많다. 사망자도 최근 4일간 2배로 늘면서 541명에 달해 ‘조만간 봇물 터지듯’ 위기가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간 슈피겔에 따르면 뮌헨 등 주요도시 내 병원들은 다음달 초에 코로나 환자로 포화될 것으로 보인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은 전국 2000개 병원에 “일반 수술은 모두 중단하고, 의대생 지원도 받으라”는 내용의 개인 서한을 보냈다.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은 “위기에도 모여서 노는 ‘코로나 파티’가 열린다”며 “더욱 단호한 정책을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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