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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도 프로축구 강행 벨라루스…'이런 관심 처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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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쓰고 축구 경기를 관전하는 벨라루스 팬.
[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면 모든 사람이 벨라루스 프로축구팀 하나씩은 응원하고 있을 것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가 29일(현지시간) 소개한 한 축구 팬의 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지구촌 스포츠도 사실상 '올 스톱'된 가운데 벨라루스 프로축구가 뜻하지 않게 외국 팬들의 관심까지 끌어모으고 있다.

BBC 표현대로 평소에는 거의 언급조차 되지 않던 벨라루스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는 지난 주말 2020시즌 2라운드 8경기를 개최했다.

28일 치러진 6경기 중 수도 민스크에서 열린 FC 민스크-디나모 민스크의 라이벌 간 경기에는 3천 명의 관중의 경기장을 찾아 관전했다.

일부 관중은 마스크를 쓰기도 했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 축구장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각국 리그 대부분이 중단되고 팀 훈련 등 공식 활동까지 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벨라루스 프리미어리그는 유럽 내에서 유일하게 진행되고 있는 프로축구 리그다.

FC 민스크에 2-3으로 패한 디나모 민스크는 경기 후 작성한 매치 리포트에 "이날 더비는 사실상 지구상에서 유일한 공식 축구 경기였다"라고 남겼다.

우리나라 K리그처럼 봄에 개막해 그해 시즌을 마치는 벨라루스 리그는 지난 19일 새 2020시즌을 시작했다.

인구가 약 945만명인 벨라루스에는 현재 94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아직 공식 발표된 사망자는 없다.

벨라루스축구연맹 알렉산드르 알레이니크 대변인은 "우리는 당국이 권장하는 모든 조치를 하고 있다"면서 "팬과 접촉하는 사람 모두에게는 장갑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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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열린 FC 디나모-민스크 디나모의 벨라루스 프로축구리그 경기 장면.
[AFP=연합뉴스]



일찌감치 이동제한령 등까지 내려진 유럽 나라들과 달리 벨라루스에서 프로축구가 예정대로 개최되는 데에는 정부 당국의 코로나19에 대한 인식이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있다.

특히 1994년부터 장기 집권하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최근 "내가 술 마시는 사람이 아니지만, 요즘 사람들에게 '보드카로 손만 씻지 말고 40∼50g 정도를 매일 마셔서 바이러스를 죽여야 한다'고 말한다"고 밝히는 등 코로나19 사태를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는 건식 사우나를 하루에 2∼3번 정도 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도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세계 보건 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를 비웃기라도 하듯 28일에는 아이스하키 경기를 뛴 뒤 현지 방송과 인터뷰에서 "구차하게 사느니 죽는 게 낫다. 아이스링크에서는 바이러스를 보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민 안전에 대한 불감증을 우려하는 목소리에도 벨라루스축구연맹은 러시아, 이스라엘, 인도 등 10개국과 자국 프로축구 리그 중계권 계약을 하는 등 기대하지 않았던 '특수'를 누리고 있다.

디나모 민스크 구단의 알렉산데르 스트로크 대변인은 "선수들이 더 책임감을 갖고 뛰기 때문에 경기 수준도 향상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디나모 민스크의 한 서포터는 "지금의 관심은 벨라루스 선수들이 유럽의 더 큰 리그로 진출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외국 팬도 잉글랜드나 이탈리아 리그뿐만 아니라 벨라루스 리그도 가끔은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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