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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간 한 교사의 삶, 송두리째 앗아간 조주빈 공범 공익근무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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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모씨 협박 피하려 개명 2번한 교사 / 부모님들까지 개명했지만 협박이어져 / 주민번호도 심의거쳐 바꿨지만 소용없어 / A씨 “언제쯤이면 발 뻗고 잘 수 있을까”

세계일보

지난 29일 ‘박사방’ 조주빈의 공범인 공익근무요원 강모씨의 신상공개를 요구하며 청와대 국민청원에 게시된글 갈무리.


조주빈과 여아살해모의를한 공익근무요원 강모씨의 신상공개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글이 글이 게시된지 하루만에 3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29일 올라온 청원글은 해당 여아의 어머니인 A씨가 작성한 글로 A씨는 강 씨의 과거 중학교선생님이었다.

A씨는 우선 자신을 “지난 2012년부터 2020년 지금까지 9년째, 살해협박으로부터 늘 불안과 공포에 떨며 살고 있는 한 여자이자 한 아이의 엄마이자 중고등학교 교사이다”라며 ”죽을 때까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이 잘못된 고리를 어떻게 하면 끊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용기 내어 글을 올린다”라며 신원을 밝힘과 동시에 글을 시작했다.

그는 “박사방의 회원이자, 개인 정보를 구청에서 빼돌린 공익근무요원이자, 조주빈과 저희 아이 살해모의를 한 피의자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제가 담임을 했던 저희 반 제자였다”라며 “평소 사람들과 사회적 상호작용을 잘 못하던 그 학생은 담임인 저에게 상담을 자주 요청했었고 저는 진심어린 태도로 대화를 하고 칭찬과 격려도 해주며 여러 차례 상담을 해줬다”라며 담담하게 적어나갔다.

그러나 점점 A씨에게 의존하며 집착했고 일반적 교사와 학생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제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게 되면서 A씨에 대한 증오가 시작됐다는게 A씨의 설명이다.




A씨에 따르면 강씨는 겉으로는 소심하고 성실하고 똑똑한 학생이었지만 SNS를 비롯한 사이버 세상에서는 입에 담지 못할 온갖 무섭고 잔인한 말을 서슴없이 하는 사람이었다.

또한 학교에서는 도저히 같은 반에 A씨와 그 학생을 같이 두긴 위험하다고 하여 반을 바꾸기로 권유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고 자퇴를 하게 됐다는게 A씨의 전언이다.

세계일보

지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열린 'n번방 사건 관련자 강력처벌 촉구시위 및 기자회견'에서 피켓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A씨는 “자퇴를 한 이후에도 학교에 커터칼을 들고 찾아와 교무실 밖에서 기다리기도 했었고 교실 게시판을 칼로 모두 난도질 하고 제 사진이 있는 학급 액자의 유리를 깨고 제 얼굴에 스테이플러로 심을 박아 저희 집 앞에 두고 가기도 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강 씨는 아파트 복도에 빨간 색 글씨로 제 주민번호와 가족의 주민번호, 그리고 ‘I Kill You’ 등 크게 낙서를 하고 가는 건 기본이고 집 앞에서 소리를 지르거나 차 번호판을 떼어가고 사이드 미러를 부수고 가는 등 물리적, 정신적 협박이 끊이지 않았다고 A씨는 털어놨다.

나아가 강 씨는 A씨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내 A씨인 것처럼 글을 쓰거나 A씨가 없애버린 메일 주소를 똑같이 만들어 A씨에게 오는 메일을 확인하며 A씨가 어디서 무얼 샀는지 또 바뀐 전화번호와 집 주소를 모두 쉽게 알아냈고 A씨의 지인에게 온 메일을 읽고 A씨인척 하며 답신을 보내기도 했다.

이러한 협박과 행태에 A씨는 “문자와 전화, 음성메시지와 메일 등을 통해 평생 들어보지도 못한 욕과 협박과 잔인한 말을 들으며 불을 끄고는 잠을 들지 못했고 정신과 치료도 받아야만 했다”며 “오는 모든 연락과 접촉시도를 무시도 해봤고, 경찰에 신고도 해봤지만 그 당시 미성년자여서 솜방망이 처벌이었다”고 분노했다.

또한 A씨는 “개명도 하고 전화번호를 바꿔도 제 지인보다도 먼저 제 번호를 알아내 도망갈 수가 없었다”며 “나중에는 살살 달래도 보고, 전화가 오면 손을 벌벌 떨며 통화도 해줘보고, 만나달라고 하면 죽기보다 싫어도 만나 주었지만 정상적인 대화는 그때뿐 협박은 끝나지 않았다”고 절규했다.

악순환이 이어지던중 A씨는 결혼을 했고 고통과 불안을 참다 못해 강 씨를 고소하게 됐고 재판에 넘겨진 강 씨는 2018년 1월부터 2019년 3월까지 복역을 하게 되었지만 수감 중에도 계속적으로 협박 편지를 보냈다고 전했다.

A씨는 경찰서에 가서 진술을 하는 것조차 심리적 부담이 너무 크고 정신적으로 힘이 들어 더 이상 고소하지 못하고 강 씨가 출소하기 이틀 전 이사를 했고 하루 전 핸드폰 번호를 바꿨다.

또한 A씨는 근무하는 학교도 바꾸었고 어디로 옮겼는지 모르게 하고 싶어 두 번째 개명을 하였고 개명한 이름으로 학교를 옮겼다.

A씨는 주민번호도 6개월에 걸쳐 심의를 받아 바꿨다. A씨는 “이제 모르겠지 못 찾아내겠지 하면서 5개월이 지났을 즈음, 아파트 우체통에 새로운 저의 주민번호와 딸 아이의 주민 번호를 크게 적은 종이를 두고 갔다”라며 “그 사람의 소름끼치는 글씨체를 여기서 또 보게 되다니... 누가 한 명 죽어야 끝나겠구나”라고 절망했다.

강 씨는 A씨 아이에 대한 섬뜩한 협박을 이어갔고 이 협박이 말뿐이 아니라 실제로 400만원을 주고 조주빈과 살해모의를 했다.

그러면서 A씨는 “아이의 이름, 주민번호, 어린이집까지 모두 다 알고 있는데 이제는 어떻게 도망갈 수 있을까”라며 “제겐 이름이 몇 개가 생길까. 주차장에서 언제쯤이면 맘 편히 집에 들어갈 수 있을까. 현관문을 열고 닫을 때 언제까지 불안해해야 할까. 지금은 아이가 어려 부모가 옆에 있지만 나중에는 그 사람 얼굴도 모르는 우리 아이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면 전 어떻게 사나. 언제쯤이면 발 뻗고 잘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개인정보 유출과 협박으로 실형을 살다 온 사람한테 손가락만 움직이면 개인 정보를 빼 갈 수 있는 자리에 앉힌 당국에 대해서도 A씨는 비판했다.

A씨는 “60년 넘게 잘 살아오던 저희 부모님도 이름과 주민번호를 바꾸었고 평생 살던 지역에서 이사를 가셨다”라며 “온 가족이 ‘마지막이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해보자’고 하면서 힘들게 노력했던 것들이 한 순간에 무너져버렸다”라고 절규했다.

그는 “교육청에도 문제가 있다. 교사의 사생활 정보가 왜 모두에게 공개되어야 하나”라며 “제가 어느 학교에서 근무하는지 이름만 치면 공지사항에 모두 볼 수 있게 해놓은 제도가 불합리하다고 민원을 넣었지만 현재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답변만 얻었고 그래서 학교를 옮기면서 또 개명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교사의 인권은 어디에서 보장받을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A씨는 “저도 안전한 나라에서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라는 말로 글을 마쳤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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