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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상의 오지랖] ‘동작을 후보’ 이수진 둘러싼 법정 증언이 논란으로 번진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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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상고법원 추진 도왔다” 증언 나와 주목

前 고위법관 “이수진이 서기호와 식사 주선했다”

이 후보측 “사실 아냐…어쩔수 없이 자리만 마련”

이 후보는 상고법원 반대했다고 해 영입된 인물

통합당은 “피해자 코스프레하고 있다” 강력비판

총선임박…나경원과의 대결에서 변수될지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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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을에서 맞붙는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후보와 미래통합당 나경원 후보가 휴일인 29일 서울 동작을 유권자들을 찾아나섰다. 이 후보는 이날 지하철 사당역에서 코로나19 방역 봉사활동을 마친 뒤 참여자들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고, 나 후보는 상도동 서달산 자락길에서 주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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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총선(4월 15일)에서 서울 동작을에 출마, 현 지역구 의원인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현 미래통합당·이하 후보로도 칭함)와 대결하는 이수진 전 부장판사(더불어민주당·이하 후보로도 칭함)를 둘러싼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공방의 진원지는 ‘법정’이다. 한 법정에서 이 후보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핵심 과제였던 상고법원 추진을 도왔다는 증언이 나왔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난 1월 이 후보를 영입하면서 인재라고 소개하며 “(양 전 대법원장 주도의) 상고법원에 반대하는 등 사법개혁에 앞장서온 소신파 판사로, 양승태 체제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법관 블랙리스트에 등재된 사법농단 피해자 중 하나”라고 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양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 의혹을 폭로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후 그의 이름이 그 블랙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진위에 뒷말이 일었는데, 이번엔 이와 관련된 법정 증언이 나오며 논란이 불붙은 것이다. 동작을 유권자들로서도 최대 관심 사항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30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박남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 등의 속행 공판엔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이 증인으로 나왔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 전 판사에 관한 증언을 했다. 증언과 관련된 시점은 이 전 판사가 대법원 재판연구관일 때였다. 이 전 상임위원은 증언을 통해 “지난 2015년 4월 2일 서울의 한 일식집에서 이 전 판사와 함께 서기호 전 정의당 의원을 만나 2시간가량 식사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으로부터 서기호·서영교 의원을 접촉하라는 지시를 받고 이 전 판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했다. 서 전 의원은 당시 상고법원에 반대하는 대표적인 의원이었다. 그는 “(당시) 이수진 연구관에게 ‘서기호를 잘 알지 않느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해서 상고법원과 관련해 도움이 필요한데 다리를 좀 놓아 달라고 부탁했다”고 했다. 검찰이 “그 자리에서 상고법원 안이 필요하다고 설득했느냐”고 묻자 이 전 상임위원은 “맞다”고 답했다.

이 전 상임위원은 지난해 1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기소돼 법관 재임용에서 탈락한 인물로, ‘양승태 대법원 의혹’의 핵심 피고인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상고법원 로비’와 관련한 증언을 하면서 이 전 판사도 연루됐다고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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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서울 동작을 이수진 국회의원 후보가 29일 서울 동작구 지하철 사당역에서 코로나19 방역 봉사활동 중 거리에서 뻥튀기를 구매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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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이 전 판사는 강력히 부인했다. 이 전 판사는 이 같은 법정 증언이 언론에 보도되자 “사실관계를 바로잡는다”는 입장문을 내며 구체적으로 반박했다. 이 전 판사는 “상고법원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선배가 만남을 조율해 달라는 것까지는 거절할 수 없어 서 전 의원에게 면담 신청 목적을 알렸고 이에 예의상 함께 자리를 가진 것”이라며 “상고법원 도입에 대한 이야기는 서 전 의원과 이 전 상임위원 사이에서만 오갔다”고 했다. 또 “이 전 상임위원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서 전 의원에게 ‘상고법원에 반대하지만 선후배 관계상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마련해야 했다. 양해 바란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 상임위원이 e-메일을 통해 ‘서기호 의원 대담’이라는 정리된 문건을 이 전 판사에게 전달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그 e-메일에 대해 어떠한 종류의 응답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고법원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 명확했기 때문에 내용을 살필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선배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워 만남을 주선하긴 했지만 상고법원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고, 둘 사이의 로비 의혹에는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장 미래통합당은 “(법정 증언대로라면) 이 전 판사는 양 전 대법원장 체제에 동참한 수준이며,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미래통합당은 공식적인 논평도 내놨다. 장능인 통합당 상근부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사법부 블랙리스트 피해자’를 가장 큰 스펙 중 하나로 내세운 이 전 판사가 알고 보니 ‘사법부의 충실한 대리인’ 역할을 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는 의혹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당만 의견을 밝힌 것은 아니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 출신의 양홍석 변호사는 이 전 판사의 입장문과 관련해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수진 후보가 양승태 대법원으로부터 무슨 피해를 입었는지 밝히면 된다”며 “(그러지 않고) 그가 ‘상고법원 반대 명확’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내는 것은 동문서답이고, 전형적인 프레임 전환 시도”라고 했다. 그는 “이 후보는 실제 별다른 피해를 입은 것이 없어 보이는데, 이불 뒤집어쓰고 대한독립 만세를 부른 것도 만세운동을 한 것일 수는 있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공식 멘트를 내놓지는 않았지만 일각에선 이 후보에 대한 신뢰 의사를 분명히 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법정 증언이야 거기에 대해선 굳이 언급할 이유는 없지만 이 후보가 입장문을 내 ‘상고법원에 대해 명확하게 반대했다’고 한 만큼 이 문제는 정리됐다고 본다”고 옹호했다.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법정 증언에 대한 것이야 당사자 말고 할 수 있는 말이 뭐 있겠는가”라면서도 “이를 계기로 통합당이 선거에 이용하는 것은 전형적인 네거티브 전략”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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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을에 출마하는 미래통합당 나경원 후보가 휴일인 29일 오전 서울 동작구 상도동 한 테니스장을 찾아 주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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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민주당 일각에선 내심 불편해하는 모습이 감지된다. 친한 선후배 사이였다고 해도 어쨌든 만남 자체를 주선해 구설에 오른 게 사실인 만큼 괜히 오해의 소지가 커져 선거에 영향을 미칠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울 서부벨트의 핵심 선거구 중 하나인 동작을은 민주당이 지원 화력을 집중하면서 이번 총선의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떠오른 곳이다. 동작을은 최근 12년간 보수정당이 승리해왔다. 그래서 민주당으로선 꼭 빼앗아올 지역으로 꼽은 곳이다. 민주당은 당초 동작을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 등 중량감 있는 인물을 보내려고 하는 등 ‘동작을 탈환작전’에 절치부심해왔다. 그러다가 사법개혁에 앞장서왔다는 이 전 판사를 낙점함으로써 역시 전직 판사인 나 후보와의 대결구도를 성사시켰다. 나 후보가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원내대표를 거친 야당의 거물인 데다 문재인 정부와 사사건건 대립한 대표적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 전 판사를 앞세워 ‘저격 공천’을 했다는 말은 이래서 나왔다. 대여 강경투쟁을 이끌었던 “나경원을 꺾는다”는 상징성은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문재인 정부로서 ‘정권심판론’을 불식하고 향후 여당 주도의 국정드라이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자체 판단이 고려됐다는 말도 뒤따랐다. 이 후보가 정치 신예인데도 초반 강세를 보인 것은 이런 여당의 총력 지원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부 언론의 동작을 초반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나 후보에 비해 지지도 강세를 보였다. 다만 당선 확률에서는 지명도가 높은 나 후보가 이 후보를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시점에서 ‘양승태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는 이 후보의 그동안 행보와 배치되는 법정 증언이 나오면서 이게 새로운 변수가 되지 않을까 정치권에서도 시선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법정 증언과 그와 관련한 진위 문제는 동작을 유권자들로선 더욱 궁금할 수밖에 없는 현안이 됐다.

한편 이 후보와 나 후보는 이 같은 ‘법정 증언’ 논란 속에서도 지난주 말 동작을 선거운동에 주력했다. 이 후보는 서달산 산책로와 사당1동 상가를 돌며 유권자들을 만나는 ‘뚜벅이 유세’를 펼쳤다. 나 후보는 지역 배드민턴 동호회, 산악회 등을 찾는 등 ‘동호회 표심’을 집중 공략했다.

〈헤럴드경제 기자, 마케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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