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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슈 총선 이모저모

[총선언박싱]우상호 vs 이성헌 '20년 전쟁'…굴레방다리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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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총선 언박싱(unboxing)-더비’는 제21대 총선에서 화제의 격전지를 집중 분석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총선을 앞두고 유권자로서 알아두면 유용한 정보와 속사정, 중앙일보만의 깊이있는 분석 등을 꼭 집어 정리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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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연희삼거리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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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성헌 미래통합당 후보가 여섯 번째 맞대결하는 서대문갑은 정치권에서 서울 민심의 풍향계로 통한다.

연세대ㆍ이화여대 등 대학가와 연희동 같은 고급 주택가가 혼재하고 있는 이곳은 선호 정당이 뚜렷하지 않다. 역대 총선 결과를 봐도 ‘바람’을 타는 서울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편이다. 한나라당이 1당이 된 16대 총선과 뉴타운 바람이 불었던 18대 총선에선 이성헌 후보가 승리했다. 반면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이 분 17대 총선과 민주당이 서울에서 승리했던 19ㆍ20대 총선에선 우상호 후보가 승리했다. 일각에선 ”철저하게 인물만 보고 투표하는 분위기“라고 말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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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갑의 역사 및 특징.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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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포인트 1. 굴레방다리의 반전, 어디에 득 될까



서대문갑에 속한 북아현동은 과거 굴레방다리라고 불리던 지역이다. 풍수지리설에 따르면 큰 소가 이곳에 굴레를 벗어놓고 홍익대 인근 와우산에서는 눕는 지세라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 비좁은 다세대주택이 밀집한 이곳은 과거 경제 형편이 어려운 지역으로 꼽혔다.

2015년 말부터 아현역 푸르지오(940세대, 북아현 1-2구역), e편한세상 신촌(1901세대, 북아현 1-3구역)에 입주가 시작되면서 인구 구성이 바뀌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3040 세대가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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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북아현동 일대 뉴타운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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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2020년 북아현동 3040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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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를 보면 2014년 2월 서대문구의 인구는 31만4051명에서 2020년 2월 31만1327명으로 다소 줄었다. 같은 기간 북아현동의 인구는 1만550명에서 1만7061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인구 증가를 견인한 건 뉴타운에 입주한 3040 세대다. 3040세대는 3696명에서 5834명으로 증가했다.

민주당 측은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북아현동에서 크게 이겼다”고 했다. 반면 미래통합당 측은 “과거 굴레방다리 시절엔 호남 인구도 많고 민주당에 몰표를 던지던 지역이다. 뉴타운 주민들은 교육과 경제에 민감해 과거보다 보수성향이 있는 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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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더불어민주당 후보 플래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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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한 미래통합당 후보 플래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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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포인트 2. The Winner Takes It All (승자 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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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VS 이성헌, 승자가 선거구 독식.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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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갑은 여느 지역구와 다른 특징이 있다. 통상 선거에서 이겨도 개표 결과를 동별로 들여다보면 엎치락뒤치락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설령 패배한 후보라도 몇 군데 동에서는 이길 때가 있다. 그런데 서대문갑은 승자가 늘 독식했다.

서대문갑은 신촌동, 연희동, 홍제1,2동, 천연동, 충현동, 북아현동 등 7개 동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6ㆍ18대 총선에선 이성헌 후보가 7개 동에서 모두 승리했다. 반대로 17ㆍ19ㆍ20대 총선에선 우상호 후보가 7개 동에서 모두 이겼다. 통상 대학촌인 신촌동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우세한 경우가 많고, 고급 주택가인 연희동은 미래통합당 후보가 유리한 편인데 결과는 한쪽 후보가 휩쓸었다.

이런 특성에 대해 양측은 “특정 지역 출신이 많거나 특정 정당에게 우호적인 곳이 딱히 없다. 시대적 흐름을 정확히 반영하는 것 같다”며 "텃밭이란 것 자체가 없기 때문에 늘 긴장해야 한다. 특히 '바람'이 불면 예측불허가 된다”고 말했다.



관전포인트 3. '페미니스트' 후보 신지예, 얼마나 선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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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예 서대문갑 무소속 예비후보가 24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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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예 무소속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것도 변수 중 하나다. 신 후보는 2018년 서울시장 지방선거에서 녹색당 후보로 나서 1.7%를 득표하며 4위로 선전해 ‘깜짝 이변’을 일으켰다. 특히 지방선거 직전 청소년 모의투표에선 1위를 차지해 화제가 됐다.

신 후보는 페미니즘 등을 앞세워 정치·사회 변화를 외치며 젊은 세대에게 호평을 받았다. 선거 이후에도 TV·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단골로 출연하며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이번 선거에선 녹색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반발해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나섰다.

정치권에선 페미니스트로서의 정체성이 확고한 신 후보가 고정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범여권 지지층을 분산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대문갑에 자리잡은 연세대·이화여대 재학생들의 표심을 일부 얻지 않겠냐는 것이다. 그러나 신 후보가 너무 늦게 선거판에 뛰어들어 유의미한 득표를 거두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우상호 후보와 이성헌 후보의 격차가 가장 적었던 16대 총선에선 이 후보(47.0%)가 우 후보(45.2%)에 1.8%포인트 앞서 승리했다.

특별취재팀=유성운ㆍ손국희ㆍ이태윤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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