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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北 코로나 방역 기꺼이 돕겠다”는 트럼프…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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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앞두고 ‘달래기’ 차원

메시지 관리하면서 상황악화 방지

“감염 0” 북한, 제안 수용 미지수

美北 대화 재개 반전은 힘들 듯

우리정부로선 운신의 폭 넓어져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방역 지원을 재차 시사했다.

연임을 목표로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훈련 명목 아래 발사체 도발을 이어가고 있는 북한의 ‘리스크(위기) 관리’ 차원에서 북미 양 정상 관계를 재확인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김정은(국무위원장)에게 코로나19 협력을 구하는 친서를 보냈나’라는 기자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이는 북미 관계의 소강 상태에도 양국 정상 간의 신뢰와 친분에는 변함이 없다는 뜻을 재확인하는 제스처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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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진행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태스크포스 정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AP/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많은 나라와 함께, 그들이 도움을 필요로 한다면 우리는 그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 “북한, 이란 등과 관련해 우리는 다른 나라들을 돕는데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매우 심각한 시기다. 이는 북한과 이란이 매우 어려운 일을 겪고 있다는 의미”라며 “우리는 북한과 이란, 그리고 또 많은 나라를 도울 것이다. 기꺼이 그럴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북미 교착 국면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라는 복병을 만나 코너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북한의 추가 돌발을 차단하고, 대선과정에 필요한 ‘대북 카드’를 놓치지 않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그러나 코로나19 청정국을 주장하는 북한이 미국의 협력 제안에 수락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확진자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 북미 간 방역 협력은 이를 부정하는 신호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서다. 무엇보다 한미연합훈련, 대북 제재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마찰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협력 제안은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카드라는 해석이다.

대북 전문가들 역시 큰 틀의 북미 관계 변화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실제 호응 여부와 무관하게 미국이 북한에 사실상의 지원 및 협력 의사를 밝힌 것 자체에 의미를 둘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북미가 코로나19 사태 진정 뒤 이를 계기로 한 접촉 재개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외교 분석전문가는 “연말 미국의 대선(11월)과 이에 앞서 북한의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10월) 등 양측 모두 내부적 ‘결산’에 해당하는 일정이 다가오는 만큼, 이를 전후로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일 수도 있다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면서 “북미는 일단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새 국면을 모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북 관계 개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대북 제재의 키를 쥐고 있는 미국이 ‘코로나19 등 인도적 대북 지원은 예외’라는 신호를 내보낸 만큼,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운신의 폭이 한층 넓어졌다는 해석이다. 정부 당국자는 “코로나19의 위기 상황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친서를 보내고 북한이 이를 긍정 평가하며 공개한 것 자체가 나쁘지 않은 신호”라며 “실제 북·미 간 방역 협조가 이뤄지면 남북 간 의료·보건 분야 협력의 공간도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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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진행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태스크포스 정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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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진행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태스크포스 정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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