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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킹덤2' 주지훈, 빛나는 가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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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킹덤2 주지훈 /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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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종횡무진하며 존재감을 입증한 배우 주지훈이 동영상 플랫폼 넷플릭스마저 장악했다. 그는 연기에 대한 열정과 소신, 그리고 노력으로 자신만의 견고한 탑을 쌓았다. 이제는 그 탑이 주지훈의 가치로 빛이 난다.

2006년 드라마 '궁'으로 혜성처럼 데뷔한 주지훈은 '마왕' '다섯 손가락' '메디컬 탑 팀' '가면' '아이템' '하이에나' 등에 출연해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또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 '간신' '아수라' '신과 함께' 시리즈 '공작' '암수살인' 등을 통해 스크린을 접수했다.

그런 주지훈이 넷플릭스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극본 김은희·연출 김성훈)을 성공으로 이끈 것이다. 킹덤은 국내 최초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2019년 전 세계적인 인기와 화제성을 얻은 바 있다. 그리고 마침내 '킹덤'의 두 번째 시리즈가 공개됐다.

'킹덤2'는 죽은 자들이 살아나 생지옥이 된 위기의 조선, 왕권을 탐하는 조 씨 일가의 탐욕과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되어버린 왕세자 이창(주지훈)의 피의 사투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주지훈은 "주변 반응이 좋아서 뿌듯하다. 긴 시간 찍었는데 반응이 좋은 것 같아서 더 행복하다. 촬영 기간이 일반적인 영화에 비해 더 긴 건 아니었지만, 시즌1부터 찍었고 중간에 텀이 있을 때도 배우와 제작진들과 긴밀하게 지냈다. 또 촬영이 8월에 끝나고 지금 공개됐으니 2년을 꽉 채운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극 중 주지훈은 시즌1에 비해 한층 성숙한 모습이었다. 이창의 깊어진 내면과 자아는 시즌2의 중요 서사였다. 이런 이창의 변화 과정을 그리는데 고민이 많았을 그는 김은희 작가에게 공을 돌렸다.

주지훈은 "(이창의) 변화 과정이 김은희 작가의 글에 아주 잘 쓰여 있었다. 배우가 개입할 여지가 없는 대본이었다. 그것들을 훌륭한 제작진들이 현장에서 잘 구현했고, 함께 호흡을 맞추는 배우들이 연기를 잘 해주셔서 집중할 수 있었다"며 "또 김은희 작가는 어려운 얘기를 쉽게 푸는 능력이 있다. 이게 말이 쉽지 복잡한 얘기를 모두에게 이해시킨다는 건 정말 대단하다. 또 시즌2에서 주요 인물들이 죽지 않냐. 주요 캐릭터를 일찍 없애면 뒤가 자신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걸 보면 더 대단한 사람이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은희 작가의 글에서 재밌던 것들이 현장에선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 아버지를 내 손으로 죽인다던가 하는 건 엄청난 감정이지 않냐. 이 감정을 다 터트리면 그다음을 받을 수 없었다. 이런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순간순간의 감정과 미묘한 것들을 잡아가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이창의 감정의 폭이 커짐으로 시즌2의 서사가 잡혔다면, 더 거대해진 액션신들과 좀비의 규모로 화려함을 더했다. 주지훈은 액션신도 대역 없이 소화하는 열정을 보였다. 그는 "지붕에서 하는 액션신이 있다. 그 장면은 원테이크라 대역을 쓸 수 없었다. 지붕에 안전장치를 했으나, 중심 잡기가 힘들어 체력이 바닥나더라. 하체가 풀리곤 했다. 저수지 액션신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인원이 합을 맞춰서 해야 되는데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잘 표현된 것 같아서 뿌듯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좀비 역을 맡은 분들은 더 힘들었을 거다. 좀비 특수 분장에 쓰는 렌즈들은 앞이 뿌옇게 변해서 잘 안 보인다. 그 상태에서 균형을 잡아야 했으니 말이다"라며 겸손한 자세를 보인 주지훈이다.

이처럼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고생스럽게 촬영에 임했다. 고된 작업이었던 만큼 반응이 궁금했을 터. 그러나 넷플릭스는 특성상 객관적인 인기의 척도를 한눈에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주지훈은 이러한 인기를 어떻게 체감했을까. 그는 직접 SNS 반응을 검색해본다고 전했다. 그는 "영화는 관객수가 있고, 드라마는 시청률이 있는데 넷플릭스는 그게 없다"며 "집에서 혼자 한 명의 팬처럼 저도 SNS에 '킹덤2'를 쳐봤다. 정제되지 않은 반응들이 좋더라. 욕설 섞인 칭찬이 직접적으로 와닿았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아서 신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외국에 사는 친구들에게 연락도 많이 받았다. 타향살이를 하고 있는데 요즘 케이팝과 '킹덤' 시리즈가 인기가 있으니 한국인들 대하는 게 친절해졌나 보다. 그런 걸 신나서 나에게 얘기하는데 덩달아 뿌듯했다"고 덧붙였다.

주지훈은 현재 SBS 금토드라마 '하이에나'에 출연 중이다. '하이에나' 역시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자랑하고 있다. 여기에 '킹덤2'의 인기까지 가세해 주지훈은 가히 전성기를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대해 그는 "감사할 따름이다. 시청자들이 재밌게 봐주시니 배우로서 그렇게 좋은 일이 어딨겠냐. 나이를 먹고 연차도 차면서 작업에 집중하는 방식을 취득해가는 것 같다. 예전에는 어렵고 혼자 끙끙 앓던 것도 지금은 몸으로 부딪히며 알게 됐다. 조금 더 마음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성기라는 평을 받기까지 주지훈은 매 작품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고, 결국 성장했다. 그는 "돈을 받는 것보다 일을 더 하는 것 같다. 굳이 배우가 참여하지 않아도 되는 작품 회의에도 참여한다. 그렇다고 내가 훈수를 두는 건 아니"라며 "미리 모여서 얘기를 나누면 현장에서 질문해야 되는 것들을 자연스럽게 체화할 수 있다. 연기하는 사람이라는 개념보다 더 깊게 참여하려고 노력한다. 다행히 아직까지 귀찮아하는 분들은 없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생각해 보면 난 기본적으로 사람들과 노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회의에 참여할 때는 업무 같지만 끝나고 식사를 하면서 즐겁게 있지 않냐. 이런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 결국 현장에서의 이해도가 더 높아진다. 내가 낯을 가리기 때문에 미리 쌓아놓는 게 중요하다. 현장에서 갑자기 새로운 사람을 보면 자연스러워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한데, 이런 작업을 하면 그 시간의 간극을 줄일 수 있다"고 털어놨다.

전성기와 성장, 이런 수식어에 대한 부담감도 있을까. 주지훈은 "아직 부담감을 가질 수준은 아닌 것 같다. 제 스스로 느낄 때, 내가 쌓아온 아성이 흔들릴까 봐 부담을 느낄 수준이 아닌 것"이라며 "요즘 그냥 신난다.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고, 배우로서 캐릭터를 표현하고 싶다는 욕망과 고통, 그리고 번뇌가 있어 좋다"고 미소를 보였다.

끝으로 주지훈은 시즌3에 대해 "당연히 '킹덤'을 사랑한다. 스케줄 맞추고 잘 준비해서 시즌3가 된다면 흔쾌히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주지훈은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며 전성기를 맞았다. 그럼에도 겸손한 자세를 잃지 않는 그이기에 어느 자리에서건 빛나는 가치를 자랑한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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