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30 (월)

연임 임기 제대로 마친 첫 CEO, 황창규 KT 회장 떠난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오늘 주요 임원진과 오찬하며 이임식

황창규 KT 회장이 6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오늘(23일) 이임식을 가졌다. 연임 임기를 제대로 마친 것은 황 회장이 KT 역사상 처음이다. 단임까지 포함하면 2002년 초대 CEO였던 이용경 전 사장이 2005년 남중수 전 사장에게 바통을 넘겼을 때 이후로 15년만이다.

황 회장의 공식 임기는 오는 30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일까지다. 하지만 황 회장은 미리 23일 점심에 주요 임원진과 오찬을 갖으며 이임식을 대신했다. 별도 공식 행사는 없다.

KT는 직원 수가 2만3300여명이다. 전국에 지사가 있고 그만큼 통신업계 전반에 끼치는 영향력이 막대하다. 이를 총괄하는 KT 회장도 대기업 총수 대우를 받았다. 하지만 역대 연임 KT 회장들은 말로가 편치 않았다. 전임 이석채 회장은 연임에 성공했지만, 연임 1년 만에 배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CEO직에서 물러났다.

황 회장도 임기 중 정권이 바뀌고 채용을 둘러싼 의혹 등 잡음이 있었지만 6년 임기 완주에 성공했다.

황 회장은 6년 임기 동안 5G(5세대) 이동통신과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상용화 단계에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IPTV 실패 등으로 추락하던 KT 실적에 제동을 건 것, 정치 외풍에 흔들렸던 KT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만든 것 등은 성과로 꼽힌다. 황 회장은 2015년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기조연설에서 5G 네트워크의 가능성을 이야기했고, 2019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도 5G 상용화에 관한 발언을 해 ‘Mr. 5G’라는 별명을 얻었다. KT는 “황 회장이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분야 총괄 경험을 보유한 만큼 IT 분야의 흐름을 미리 읽고 대비하는 데 능했다”며 “AI 분야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도 노력했다”고 말했다.

반면 2018년 11월 24일 아현국사 통신구 화재, 취임 첫해인 2014년 KT 역사상 최대인 임직원 8500여명에 대한 구조조정 추진 등은 흠결로 평가된다. 2014∼2017년 KT 전·현직 임원들이 국회의원 90여명에게 KT 법인 자금으로 4억3000여만원을 불법 후원했고, 황 회장이 이를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었다.

황 회장은 이날 오찬을 겸한 이임식에서 “KT의 미래, 먹거리, 그리고 KT 정신을 제대로 세운 CEO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6년간 강력한 경쟁력을 보여준 임직원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받았다”며 “지금까지 만들어 온 성과 그 이상을 뛰어넘어 135년 역사의 KT그룹을 글로벌 1등으로 올려달라”고 말했다.

KT는 오는 30일 주주총회에서 구현모 사장을 새 CEO로 선임할 예정이다. 구 사장은 KT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KT맨’이다. CEO 후보로서 구 사장과 겨뤘던 KT 출신 표현명 전 롯데렌탈 대표는 사외이사로, 박윤영 기업부문장(사장)도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김성민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