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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알바비로, 용돈으로 flex…명품 사러 무신사 가는 10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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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스트리트웨어에 이어 명품도 취급

스타일쉐어, 명품 기획전 진행

최고가 300만원대…조회수 18세 미만 비중↑

청소년 56.4% "명품 구매 경험 있다"

'안된다' 도덕적 잣대보다 경제 교육 필요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10대들의 패션 놀이터로 불리는 무신사가 명품 취급고를 늘려가며 청소년들의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10대 명품 구매가 꾸준히 늘면서 온라인 중심 패션 플랫폼으로서 기존 스트리트 웨어에서 명품 시장까지 아우르는 형태로 진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스토어에서 '명품'으로 검색하자 50개 카테고리 1300여개 상품이 나오고 있다. 이는 각 브랜드에서 상품을 업로드할 때 함께 올리는 '#' 태그를 기준으로 분류된다. 이 중 '병행수입' 옵션이 붙은 제품이 대체로 명품 제품들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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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화면 캡쳐


제품 종류는 아우터부터 가방, 액세서리, 모자, 신발까지 다양하다. 최고가 제품은 프라다의 '코요테퍼 다운 패딩 점퍼'로 가격이 358만8000원에 달했다. 보테가베테나의 여성용 크로스백과 남성용 크로스백은 각 315만4000원, 274만5000원이다. 톰브라운의 '사선완장 후드 집업 자켓'은 82만5000원, 오프화이트 '후드 집업 남성 자켓'은 71만9000원이다. 발렌시아가 '스피드 러너 스니커즈'(42만원), 생로랑 '클래식 남성 명함지갑카드'(23만5000원) 등도 인기다.


무신사의 독특한 조회수 공개 시스템 덕분에 청소년들의 명품에 대한 관심도 확인된다. 제품당 조회수나 구매수를 기준으로 조회자의 나이대나 성별을 알려주는 그래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무신사는 판매자 측에서 공개를 원치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를 원칙상 공개하고 있다.


제품별로 보면 가령 최근 한달 기준 1200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한 메종키츠네 '폭스 트리컬러 긴팔 티셔츠'는 19만원의 높은 가격에도 18세 이하 조회 비중이 48%에 달했다. 300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한 겐조 '남성 타이거 후드 티셔츠'의 경우 18세 미만 사용자가 75%를, 조회수 900회 이상의 골든구스 스니커즈는 71%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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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쉐어 '명품 슈즈 컬렉션' 기획전 화면 캡처


10대 여성 소비자들의 1등 패션 전문 어플리케이션 '스타일쉐어' 역시 명품 기획전을 열며 관련 소비자들의 수요를 끌어들이고 있다. 스타일쉐어의 경우 '명품 프리미엄 슈즈 모음전', '명품 스타일쇼 프리미엄 슈즈 컬렉션', '소중한 사람을 위해 가치있는 명품 선물' 등의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 청소년들의 명품 수요는 늘어나는 상황이다. 지난해 스마트학생복의 설문조사 결과, 358명의 10대 청소년 중 56.4%인 202명이 명품 구매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없음은 명품 구매 이유로는 27.4%가 평소 관심이 많다고 대답했고, 친구들에 소외되기 싫다(13.1%) 등 대답. 유튜버나 연예인 사용 보고 따라하는 것(13.1%) 등도 상위를 차지했다. 실제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10대 명품' 관련 영상만 검색해도 고등학생코디, 명품하울, 10대백화점하울 등 다양한 영상이 검색된다. 하울은 인터넷 방송 등에서 구매한 물건을 품평하는 것을 말한다.


심리 전문가들은 발달심리학적 관점에서 청소년들의 일명 명품 '플렉스(flex)' 현상이 심리적 요인에 기반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030세대인 밀레니얼 세대들이 집을 장만하는 대신 현 시점의 소비에 집중하는 명품 플렉스 현상과는 구분된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 같은 청소년들의 명품 소비에 무조건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열린 해석도 함께 내놨다.


이와 관련 곽금주 서울대 교수는 "청소년기는 동료집단에 의한 동조현상이 강하게 나타나는데 명품 소비 역시 그 일환"이라며 "용돈이나 아르바이트 월급 등을 꾸준히 모아 소비하는 것은 가치소비 일환으로 괜찮지만 도둑질을 한다거나 하는 일탈 행위는 경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비 인식과 개념이 학생들의 경제교육 일환으로 교육 시스템 내에 정착돼야 무분별한 명품 소비 행태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일부 일탈 행동이 발생할 경우 처벌, 제재 등에 대한 분명한 인식도 심어줘야 재발 및 확산을 방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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