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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코로나가 다시 불러냈다, 가을 학기제 도입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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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지사 9월 개학 주장

3월 개학은 OECD 중 한국 빼면 일본, 호주 뿐

해외 유명 교수-우수 학생 유입 쉽지만

예산 7조원 등 사회적 부담 커 논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개학 연기가 장기화되면 입시 등 학사일정의 대폭 변경이 불가피한 가운데, 이번 계기로 ‘가을학기제’를 도입하자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로나19로 개학이 더 늦어진다면 9월 신학기제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며 “매년 단계적으로 조금씩 늦춰서 2~3년에 걸쳐 9월 학기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정부에서 검토할 때가 된 것 같다”고 했다. 22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페이스북에 김경수 지사 의견을 소개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우리처럼 3~4월에 첫학기를 시작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 호주 밖에 없다”고 했다. 이 교육감은 또 “학기가 달라서 유학생이나, 한국으로 유학 오는 외국인들의 경우 한 학기나 1년을 손해보는 경우도 많았다”며 “코로나19 와중에 논의를 한다는 것이 분명히 어울리는 것은 아니지만 학제개편을 위해서는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교육계에서는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 여름방학에 새학년을 위한 준비기간을 가져 9월 학기 전환이 수월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가을학기제는 1997년 김영삼 정부, 2006년 노무현 정부, 2014년 박근혜 정부 때 도입 추진했으나 결국 시행하지 못했다. 도입 찬성하는 이들은 “미국·유럽·중국 등 글로벌 스탠더드여서 가을학기제로 바꾸면 외국의 유명 교수, 우수 학생 유입이 쉽다”고 주장한다. 반면 “예산 7조원을 비롯, 사회적 부담이 너무 크다”는 반대 의견도 많다. 지난 2014년 한국교육개발원이 검토한 가을학기제 도입 방안은 ①교육과정 6개월 연장 ②교육과정 6개월 감축 ③초등 신입생(3·9월) 두차례 입학 등이 있었다. ①안은 전체 초·중·고의 교육 과정 운영 기간을 15개월로 늘려 2년간 한시적 운영하는 것이다. 예컨대 이듬해 2월에 마치는 각 학년을 6월로 석달 늘린 뒤, 이듬해에 다시 석달 연장해 9월에 진급하도록 하는 식이다. 예산은 7조8000억원 들 것으로 추산됐다. ②안은 12개월인 교육 과정을 2개월씩 단축해 3년 후에 가을학기제를 정착시키는 방안이다. 소요 예산은 2조원으로 가장 적게 들지만 교육 과정을 줄여 학생들이 피해를 본다는 단점이 있다. ③안은 초등학교 동(同)학년 집단을 12개월이 아닌 14개월로 구성하는 것으로, 시행 4년 차부터 신입생 생일을 가을 학기제 기준(9월~이듬해 8월)으로 맞추는 것이다. 초등학교 1학년만 대상으로 해 사회적 혼란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도입 첫해에 초등학교 신입생이 3·9월 두 차례에 입학해 이들이 치르는 수능도 6개월 간격으로 두 번 시행돼야 하는 단점이 있다. 이 방안의 경우 5조8011억원이 들 것으로 추정됐다.

[곽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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