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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자사주 매입 공시 이어지지만 소각은?… 투자자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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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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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기업들이 코로나19 사태로 크게 떨어진 자기주식(자사주)를 대폭 사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추후 처리방안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사주 매입이 소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주가 부양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시장에서는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16일 17개사가 자사주 매입 관련 공시를 했다. 이후 20일까지 5거래일 동안 총 138개의 상장사가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이 중 46개 기업이 자사주를 직접 취득하겠다고 밝혔다. 92개 기업은 신탁계약을 통한 매입 의사를 드러냈다. 지난달 자사주 매입 공시한 기업 수(72곳)의 두 배가 한 주 만에 나왔다.

기업의 자사주 매입은 주주가치 제고와 이익환원 정책으로 평가된다. 배당 확대와 함께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어 일반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면 주식의 가격이 올라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지난주 장내주식 취득을 결정한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회사 주가가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 절대적인 저평가 영역에 있다"며 "주주가치를 높이고 코로나19 사태에서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 위해 매입과 소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당분간 이러한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가 지난주 시장 안정화 대책의 일환으로 상장사의 1일 자기주식 매수 주문 한도를 전체로 확대하면서다. 기존에는 취득 신고 주식의 10%, 이사회 결의 전 30일간 일평균거래량의 25% 중 작은 규모로만 주문을 낼 수 있었다. 자사주 신탁계약도 총액 범위에서 한도 없이 취득할 수 있게 됐다. 회사들이 적극적으로 주가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풀어준 셈이다.

그러나 주식 커뮤니티 한 누리꾼은 "자사주를 매입한 기업 중 소각하는 곳은 열 중 하나"라고 볼멘소리를 내뱉었다. 다른 투자자는 "처음부터 소각하지 않을 계획으로 하는 매입이라면 주가방어가 아닌 자기방어"라고 꼬집었다.

이는 최근 국내 기업들이 단순한 자사주 매입만으로는 주가 부양 효과를 보지 못했던 원인으로도 지목된다. 소각을 전제로 자사주를 사들이는 기업에 대한 혜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도 소각하는 자사주에 대해서는 혜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위원은 "자사주를 소각하겠다는 기업에 한해서만 매입 한도를 완화해 준다면 코로나19로 침체된 시장수급을 더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세액공제 형태로 세제혜택을 준다든지 소각을 조건으로 사들이는 자사주에 대해서는 혜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행 재무제표 표시 방법도 문제로 지적됐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대한 정보가 함께 공시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황인태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자사주 매입과 그에 대한 소각은 현금의 사외유출"이라며 "회계적 관점과 경제적 효과에서 배당이 같지만 정보가 회사 배당정보 공시에 표시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금배당성향 공시에서 실질배당성향과 간주배당성향을 추가로 도입하자는 주장도 내놨다. 황 교수는 "현금배당액과 자사주 소각액을 사용한 실질배당성향을 나타내야 한다. 현금배당성향은 현금배당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누어 계산하는데 자기주식취득과 이익소각 효과는 포함되지 않아 과소하게 나타날 수 있다"며 "자사주 취득액을 더하고 처분액을 차감한 금액을 이용한 간주배당성향을 표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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