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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재계톡톡] 잇단 호텔 투자 미래에셋…코로나19로 발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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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코로나19 여파로 실물경기가 바짝 얼어붙으면서 호텔을 비롯한 해외 투자에 집중했던 미래에셋그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조금씩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이 미국 내 최고급 호텔 15개를 인수하는 거래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바이러스라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돌발 변수 출현으로 투자자 모집과 거래 완료까지 소요시간이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 속속 나온다. 최근 미래에셋은 지난해 9월 중국 안방보험으로부터 미국 15개 호텔을 58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하고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해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IB)과 협상을 벌였다.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계열사가 18억달러가량을 자체 조달하고 나머지 40억달러는 현지 IB가 주선하는 담보대출로 충당하는 구조다. 당초 미래에셋은 3월 말까지 인수 잔금 납입을 마치고 거래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거래 종료 시점이 늦어질 것이란 전망이 솔솔 나온다. 호텔업은 경기에 따른 수요탄력성이 높은 산업인데 요즘 같은 국면에서는 여행업 투자자를 구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미래에셋의 '호텔 사랑'은 널리 알려져 있기에 코로나19 국면에서 관련 우려가 더욱 고조됐다. 미래에셋의 과감한 호텔 투자는 "관광업에 미래가 있다"는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의 투자철학에 따른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 조직문화 특성상 오너가 내린 결정인 만큼 내부에서도 섣불리 투자 위험에 관한 이견을 제시하지 못하는 구조라는 것이 더 우려스럽다"며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한다면 글로벌 대체투자 물건에서도 기한이익상실(EOD)을 선언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미국 중앙은행이 전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하고 850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대출에 유리한 상황으로 본다" 면서 "핵심우량자산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본래가치 이상으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이라고 밝혔다.

[배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 2051호 (2020.03.25~2020.03.3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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