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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수도권 풍선효과는 진행 중…10억 아파트 속출 동탄2신도시 GTX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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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무덤.

한때 동탄2신도시를 가리키는 수식어였다. 동탄이 포함된 경기도 화성의 아파트값 변동률 역시 지난해 10월 중순까지만 해도 마이너스(-)였다. 가끔 동탄2신도시 집값이 오른다는 얘기가 나와도 동탄역이 위치한 북동탄에 국한된 얘기였다.

지금은 다르다. 북동탄, 남동탄 가릴 것 없이 동탄2신도시 전체가 들썩거린다.

입주가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동탄2신도시는 경기도 남부 지역을 대표하는 중산층 주거지역으로 자리 잡았다. 1년 전과 비교해 대부분 단지가 5000만~1억원 이상 가격이 올랐다. 아주 드물지만 입지 좋은 단지는 전용면적 84㎡를 기준으로 10억원을 돌파했다.

고가 주택 대출 규제를 담은 ‘12·16 부동산 대책’ 시행으로 갈 곳 잃은 유동 자금이 움직이면서 수도권 곳곳에서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동탄2신도시는 풍선효과 수혜를 입은 대표적인 지역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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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동탄2신도시에서 아파트 매매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사진은 동탄역 롯데캐슬 공사 현장. <최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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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돌파 동탄역세권

▷주변 단지 1억원 이상 상승

동탄2신도시는 경기도 화성시 일대에 세워진 2기 신도시다. 원래 동탄면이었으나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리’ 단위에서 ‘동’으로 바뀌었다.

행정구역상 화성시에 속하지만 ‘화성 시민’으로서 유대감은 약한 편이다. 광교신도시에 거주하는 사람이 자신을 수원 시민이라고 하지 않듯, 동탄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화성이 아닌 동탄임을 강조한다. 주민 상당수가 수원시, 용인시, 오산시에서 건너왔거나 인근 삼성전자 때문에 경기도에 새로 전입해온 경우가 많다. 동탄2신도시에서는 화성시청이 있는 남양읍보다 수원에 위치한 광교신도시가 더 가깝다.

현재 동탄2신도시는 인구가 21만명에 달한다. 리베라CC골프장을 경계로 북동탄과 남동탄으로 나뉜다. 이 중 상대적으로 먼저 주목받은 곳은 동탄역이 있는 북동탄이다. 북동탄은 이미 편의시설이나 교육 인프라가 완벽히 갖춰졌다. 여기에 동탄역 주변에는 롯데백화점과 복합몰, 광역환승센터(SRT·GTX·인덕원선 지하철) 등이 줄줄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난해 경부고속도로의 동탄JCT~기흥동탄IC 일부 구간이 직선화·지하화 공사가 발표된 점은 큰 호재다.

동탄2신도시는 다른 신도시와 달리 독특한 특징이 있다. 북동탄 안에서도 동탄역 바로 앞에 자리한 단지 시세가 월등히 높다는 점이다. 동탄2신도시에서 가장 먼저 분양한 소위 ‘시범단지’가 시세를 주도한다.

동탄2신도시 동탄역더샵센트럴시티. 동탄2신도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단지다. 지난 2월 이 단지 전용 84㎡는 10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두 달 새 약 1억5000만원 올랐다. 호가는 계속 오르고 있다. 최근 전용 84㎡ 기준 호가는 11억~11억5000만원에 형성됐다.

또 다른 시범단지인 ‘시범우남퍼스트빌’ ‘동탄역시범한화꿈에그린프레스티지’는 더샵센트럴시티와 한데 묶여 ‘우포한(우남·포스코·한화)’으로 불린다. 우포한은 이미 10억원 전후에 시세가 형성됐다. 시범우남퍼스트빌은 2월 9억950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한화꿈에그린프레스티지는 전용 84㎡가 지난 1월 9억7500만원에 거래됐다.

시범단지 시세가 다른 단지들에 비해 월등히 높은 이유는 강남 접근성 때문이다. 2016년 12월 수서발 SRT 개통으로 동탄역에서 수서역까지 15분대 이동이 가능해졌다. GTX-A노선이 개통하면 삼성역까지 20분대에 닿을 수 있다.

화성시 청계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KTX역 중심에 있는 시범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는데 내년 7월 준공 예정인 롯데캐슬이 정점을 찍을 것”이라며 “고속도로 건너편에 있는 단지(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 또한 동탄역과 물리적으로 가깝다는 이유로 시범단지와 비슷하게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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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탄 슬금슬금 상승세

▷어차피 서울은 멀기 때문에

지난해까지만 해도 동탄2신도시는 북동탄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았다. 남동탄은 입지적으로 외지고 동탄역에서 멀며 조성 속도가 느려 비인기 지역으로 꼽혔다. 입주 초기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형성된 단지가 꽤 많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 현재 화성시 장지동 ‘동탄2아이파크1·2’가 위치한 부지는 원래 신안종합건설이 ‘신안인스빌리베라’ 980가구를 지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2015년 입주자 모집에서 계약 가구가 단 2가구에 그쳐 아예 분양이 취소됐다.

당연히 북동탄과 남동탄 아파트 가격 격차도 심했다. 북동탄에는 고속철도 동탄역이 있고 시범단지를 포함한 아파트 단지들이 일찌감치 먼저 들어섰다. 상가나 복합몰, 백화점 등 각종 인프라도 집중돼 있다. 남동탄은 입주가 느렸고 교통이나 쇼핑몰 등 인프라가 부족했다. 2년 전만 해도 북동탄은 제법 도시 모습을 갖춘 반면 남동탄은 공사장만 즐비했고 버스나 택시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남동탄 역시 입주를 속속 마무리하면서 조금씩 인기를 끄는 모습이다. 호수공원을 중심으로 형성된 남동탄 주거환경이 북동탄과 비교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SRT역이 없다는 점을 제외하면 북동탄에 비해 남동탄이 뒤질 것이 없는 것 같다”는 것이 남동탄 주민 목소리다.

어차피 동탄은 서울에서 멀다. 서울 출퇴근 경쟁력을 따지면 남동탄이나 북동탄은 큰 차이가 없다. 장지동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동탄2신도시에는 수원 삼성이나 천안·평택의 삼성, LG 직장인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며 “이들에게는 남동탄이 거리상으로 직장과 더 가까워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남동탄에 위치한 ‘동탄린스트라우스더레이크’는 호수공원을 둘러싼 남동탄 랜드마크 단지다. 지난해 12월 전용 98㎡가 8억7900만원에 거래됐다.

동탄2신도시가 뜨면서 화성시 전체 아파트 매매지수는 급상승 중이다. 한국감정원의 주간매매지수에 따르면, 화성시 상승률은 1월 4주부터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1월 3주에는 0.06%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1월 4주 0.27% → 2월 1주 0.45% → 2월 2주 0.74% → 2월 3주 0.82% 등으로 더 커졌다. 2월 4주에는 1.07% 올랐다. 2월 한 달 동안 화성시 아파트 가격은 무려 3% 상승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정부 규제를 피해 수도권 비규제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고 신도시를 선호하는 수요와 맞물려 가격이 오르는 것으로 보인다”며 “교통 호재에 대한 기대감도 상승 요인”이라고 말했다.

가격만 오른 것이 아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거래량은 무려 3~4배 늘었다. 지난 1월 거래량이 2113건, 2월 2009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37%, 390%씩 늘어났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경기도 신도시 중 서울과 다소 거리가 떨어져 있는 곳은 주택과 도시 노후화에 따라 집값이 하락할 수 있다”며 “동탄2신도시 역시 중장기적으로 실수요 차원에서 살 만한 집을 마련하는 방편으로 접근하는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강승태 기자 kangst@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 2050호 (2020.03.18~2020.03.2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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