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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서울 부동산 꽁꽁 얼었지만…‘미아뉴타운 효과’ 강북구 나 홀로 거래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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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부동산 대출·세금 규제를 쏟아낸 데다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서울 아파트 거래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서울 자치구 중 강북구만 나 홀로 거래가 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 감소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1만1492건이던 매매 건수가 12월 9588건으로 떨어지더니 올 들어서도 1월 거래량이 5807건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강남권 거래 감소폭이 컸다. 강남구 거래량이 지난해 12월 374건에서 올 1월 116건으로 69%가량 감소했다. 서초구도 같은 기간 308건에서 107건으로 65% 넘게 줄었고 송파구도 감소폭이 60%에 달했다.

하지만 서울 모든 지역 거래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강북구의 경우 아파트 거래량이 지난해 12월 246건에서 올 1월 289건으로 오히려 17.4%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매경이코노미

서울 아파트 거래가 침체된 가운데 강북구 거래만 증가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서울 강북구 미아뉴타운 아파트.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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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유독 강북구 거래만 늘어난 배경은 뭘까. 한동안 서울 대표 낙후지역으로 꼽혔지만 최근 미아뉴타운 등 개발사업이 속도를 내는 데다 집값이 아직까지 저렴해 실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때 ‘달동네’로 불렸던 강북구 미아동은 미아뉴타운 개발로 대규모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하는 중이다. 미아뉴타운은 서울 강북구 미아5·6·7동 일대 약 97만9914㎡ 부지에 1만6000여가구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2003년 11월 미아6·7동(6·8·12구역)부터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이후 미아5동 일대 미아재정비촉진구역 1~4구역이 추가 지정돼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사업 속도가 빠른 곳은 이미 재개발이 끝난 상태다. 2010년 래미안트리베라1·2차가 입주했고 두산위브트레지움은 2011년 입주를 마무리했다.

남은 사업장 중에서는 3구역 추진 속도가 가장 빠르다. 서울시는 지난해 6월 미아뉴타운3구역 건축계획안을 통과시켰다. 총면적 5만9489㎡에 지하 3층~지상 29층 총 1045가구(임대 179가구 포함) 규모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2010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됐고 2015년 조합이 설립돼 사업시행인가를 추진 중이다. 입지도 괜찮다. 지하철 4호선 미아사거리역 역세권에 위치한 데다 단지 인근에 현대백화점, 이마트가 인접해 생활편의시설이 풍부하다. 영훈국제중 등을 도보로 통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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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뉴타운 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이미 입주한 아파트 가격도 상승세를 탔다. 미아뉴타운 래미안트리베라1차 전용 84㎡는 최근 8억5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두산위브트레지움 전용 84㎡ 역시 지난 2월 초 7억3000만원에 신고가를 찍었다. 미아뉴타운 이외 다른 지역도 들썩이는 분위기다. 수유동 수유래미안 전용 59㎡는 한때 매매가가 3억원대 후반에 그쳤지만 최근 호가가 4억6000만원을 넘나든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미아뉴타운을 중심으로 강북구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입주가 거의 마무리된 인근 성북구 길음뉴타운처럼 미아뉴타운 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대규모 새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하는 덕분이다. 동북선 경전철 등 교통 호재도 쏟아진다.

서울시는 최근 왕십리에서 상계역을 잇는 동북선 도시철도의 첫 삽을 떴다. 왕십리역~제기동역~미아사거리역~월계역~하계역~상계역 총 13.4㎞ 구간을 잇는 노선으로 2025년 완공이 목표다. 동북선 도시철도가 개통되면 중계동 은행사거리에서 성동구 왕십리역까지 이동시간이 기존 46분에서 22분으로 절반가량 줄어든다.

특히 동북선 도시철도가 4호선 환승역인 미아사거리역을 지나는 만큼 강북구 일대 교통 편의성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앞서 2017년 우이신설선 경전철 개통 후에도 우이신설선 솔샘역과 삼양사거리역이 가까운 미아동 SK북한산시티(2001년 입주) 매매가가 상승세를 탔다. 한동안 5억원대에서 횡보하던 전용 84㎡ 매매가가 6억원을 넘어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는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서울에서도 집값이 저렴한 강북구 실수요가 계속 몰릴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동북선 도시철도가 개통하려면 5년 이상 소요되는 데다 강남권 접근성이 여전히 떨어지는 만큼 집값 상승세에 한계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경민 기자 km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 2050호 (2020.03.18~2020.03.2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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