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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코로나 치료제, 백신은 언제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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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약, WHO도 렘데시비르 가장 주목

임상 결과는 4~5월 나올 예정

백신은 더 어려워, 올해 나오기 힘들듯

전 세계가 우한 코로나 감염증과 싸우면서 치료제나 백신을 학수고대하고 있지만 아직 희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창과 방패 없이 코로나와 싸우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치사율이 4%대, 국내 치사율이 1%대로 높은 이유다.
신약을 개발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현재는 급한대로 다른 질병에 사용하고 있는 치료제 또는 개발 중인 약물로 치료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 타미플루도 1999년 독감 치료제로 개발한 약인데, 2009년 신종 플루 치료에 효능을 인정받아 치료제로 쓰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 치료약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게임 체인저 나올까
에이즈 치료제인 ‘칼레트라’,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 중이었던 ‘렘데시비르’,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 등이 대표적으로 재활용 가능성을 타진 중인 약이다. 이 중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약이 렘데시비르다. 바이러스 시험관 약물 반응에서 가장 효능이 좋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후 세계 각국에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국내서도 지난 10일부터 서울대병원 등에서 렘데시비르의 3상 임상 시험을 시작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에서 렘데시비르를 활용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며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임상 결과는 이르면 4월, 국내 임상 결과는 5월에 나올 예정이다.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 방지환 센터장은 “후보 중 렘데시비르가 가장 기대해볼 만한 약”이라며 “다만 이 약도 치료 효과가 바로 드러날 정도로 드라마틱하지는 않아 임상시험 결과를 봐야한다”고 말했다.
칼레트라와 클로로퀸(하이드록시클로로퀸도 같은 계열)은 지난달 우리 중앙임상위원회가 치료원칙을 발표하면서 임시 치료제로 제안한 약들이다. 특히 클로로퀸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기자회견에서 “클로로퀸 연구를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들 약물은 2015년 메르스 치료 때 효과를 본 적이 있는 것이지, 우한 코로나에도 효능이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곽진환 한동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클로로퀸은 세포 실험에서 코로나 19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것으로 증명됐고, 사이토카인 폭풍도 막을 수 있다”며 적극적으로 이 약을 투약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내 의료진들은 두 약의 경우 아직 치료 효과가 뚜렷하지 않다고 전하고 있다.

◇현재는 산소호흡기가 최고 치료제
예방약이라고 할 수 있는 백신 개발은 더 더딜 전망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교수는 “신종플루 때는 기존 독감 치료 기술과 생산 인프라가 있어서 확산 시작 5개월여 만에 백신이 나올 수 있었지만, 우한 코로나는 그런 기반이 없다”고 말했다. 신종 플루 때는 미사일 발사대와 탄환까지 있어서 탄두만 바꿔치기했는데, 우한 코로나는 발사대도 탄환도 없어 새로 개발해야한다는 것이다. 특히 우한 코로나는 돌연변이가 잦은 RNA 바이러스 계열이라 백신을 만들기 더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그래서 미국 모더나(Moderna) 등 굴지의 제약사들이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일반인 접종까지 적어도 12~18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올해는 백신 없이 코로나와 싸워야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유럽 등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는 나라들은 인공호흡기 부족까지 시달리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롤스로이스 등 자국 내 생산시설이 있는 자동차업체에 산소호흡기 등 의료장비 생산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고 영국 언론들이 전했다. 전병율 차의과학대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폐렴 증상이 있는 경우 인공호흡기를 장착해야 하는데 유럽의 경우 평상시 수량만 갖고 있기 때문에 절대적인 숫자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명돈 서울대 의대 교수(중앙임상위원장)은 얼마전 언론 인터뷰에서 “코로나 환자는 입원해 안정을 취하고 산소 치료를 받으면 2~3주 후 폐렴이 서서히 풀린다, 자연 치료된다”며 “항바이러스 약보다 더 도움이 된다”고 했다. 현재로써는 손씻기가 최고의 백신, 산소호흡기가 최고의 치료제인 셈이다.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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