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 ‘외출 통제’ 강제집행에 경찰력 10만명 투입
메르켈 독일 총리 “사회적 거리두기 확대” 강조
영, 위험그룹 분류자는 석달간 자가격리 의무화
EU·솅겐조약의 ‘통합’·자유이동’ 근본가치 흔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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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새로운 중심지가 된 가운데, 이탈리아에 이어 프랑스가 전 국민의 외출을 통제하는 초강수를 내놨다. 유럽연합(EU)은 향후 한 달간 역내 전역을 외부와 차단하는 사상 첫 ‘집단 자가격리’를 추진한다.
유럽 각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의무 실시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하늘에선 여객기 운항 취소가 잇따르고, 크루즈선들은 정처 없이 바다 위를 떠돈다. 도시의 카페와 관광 명소에는 인적이 끊겼고, 아직 찬 기운을 품은 바람만 거리를 휘감는다. 공공집회든 사적 모임이든 거의 모든 ‘만남’이 통제된다. 유럽 문화에서 이전까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풍경이다. 유럽연합(EU)이 추구하는 ‘통합’과 솅겐 조약이 보장한 ‘자유로운 이동’이라는 현대 유럽의 근본 가치가 코로나바이러스로 중대한 도전을 받는 모양새다.
16일(현지시각)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코로나19와의 전쟁’을 선포했다고<프랑스24> 방송이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내일(17일) 정오부터 최소 15일 동안 우리의 여행(외출)은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모든 불필요한 여행과 외출, 사회적 접촉을 엄격히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식료품 가게와 병원 방문을 제외한 대부분의 외출이 통제되며, 직장인들은 가능한 한 재택 근무를 해야 한다. 크리스토퍼 카스타네르 내무장관도 “(시민들은) 집에 머물러 달라”며, 위반자에겐 최대 135유로(약 19만원)의 벌금을 물릴 수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외출 통제의 강제집행을 위해 경찰력 10만명을 투입하기로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국민께 요구하는 게 전례 없는 조처라는 걸 알고 있지만 현 상황이 그걸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다른 군대나 외국과 전쟁을 벌이는 게 아니다. 적은 바로 여기에 있으며, 보이지 않고 포착하기 어렵지만 세력을 키우고 있다”며 “우리는 지금 전쟁 중”이란 말을 다섯 차례나 되풀이했다.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도 이날 모든 시민은 필수적이지 않은 외출과 사회적 접촉을 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재택 근무가 적극 장려되며, 위험그룹으로 분류된 사람들은 향후 12주 동안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특히 임신부와 70살 이상 고령자, 건강 취약자는 “사회적 접촉을 폭넓게 차단하는” 집중관리 대상이 된다고 <비비시>(BBC) 방송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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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부터 확진자가 폭증한 독일도 연방정부 차원에서 사실상 ‘전 국민 통금령’에 버금가는 조처를 새로 내놨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대응의)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사회적) 거리를 넓히는 것”이라며, “국내든 국외든 여행을 계획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모든 종교집회와 사교 모임이 금지되며, 생필품 판매점과 약국, 주유소를 뺀 모든 상점은 당분간 영업을 중지한다. 음식점과 카페도 테이블들의 간격을 최소 1.5m 유지하고 오후 6시엔 문을 닫아야 한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비유럽연합 외국인의 역내 여행을 향후 30일간 금지하는 방안을 17일 열리는 유럽연합 정상회의에 제안할 계획이라고 <유로뉴스>가 16일 보도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사회적 접촉을 줄이는 모든 방책이 곧 바이러스의 확산 속도를 줄인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외출이 적을수록 바이러스를 더 많이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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