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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핫이슈] `코로나19` 여권의 막말과 궤변, 위기감 발로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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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여권의 막말과 궤변이 점입가경이다.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산으로 사투를 벌이고 있는 대구·경북(TK)을 겨냥한 망언은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친여 성향의 방송인 김어준씨는 지난 6일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방송에서 "이번 사태는 대구 사태이자 신천지 사태다"라고 목청을 높였다.

김씨는 "어제부로 대구 코로나 확진자비율은 대구 시민 560명당 1명이 됐다. 이런 추세면 다음주엔 400명, 300명당 1명꼴로 나오게 된다"며 "중국이 정말 (우한 코로나 확산의) 문제였다면 인구 2300만 수도권은 왜 10만명당 1명꼴로 확진자가 나오겠나. 숫자가 명백히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의 한 정책위원도 지난 1일 온라인커뮤니티를 통해 "지금 문재인 대통령 덕분에 다른 지역은 안전하다"며 "대구는 어차피 미래통합당 지역이니 손절해도 된다"고 했다. 그는 "표는 미래통합당에 몰아주면서 위기 때는 문 대통령에게 바라는게 왜 많은지 이해가 안된다"며 "양심이 없다"고도 했다.

민주당 부산시당 소속 이모씨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천지와 코로나19의 위협은 전국에 있지만 대구 경북에서만 아주 두드러지게 심각한 이유는 한국당(미래통합당)과 그것들을 광신하는 지역민들의 엄청난 무능도 큰 몫"이라고 조롱했다.

온 국민이 감염병과의 전쟁으로 피눈물을 흘리는 대구·경북 지역을 위해 힘을 모으고 위로와 격려를 보내는 마당에, 여권 인사들이 표심에 눈이 멀어 이 지역 주민들을 매도하고 편을 갈라 국론 분열까지 조장하고 있으니 한심스럽다.

온라인에선 여권 인사들의 비상식적인 발언에 대해 "대구 시민들에게 비수를 꽂았다" "중국 우한에는 힘내라고 하더니 대구는 손절하나" "전라도에서 이런 비극이 발생해도 함부로 지껄일건가"등 불만과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여권의 이같은 '편 가르기'와 '책임 떠넘기기'가 단지 일회성에 그치질 않고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친여 성향의 소설가 공지영씨는 지난달 28일 자신의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우한폐렴 지역별 현황과 '6.1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선겨결과' 그래픽을 이어붙인 사진을 올린 뒤 "투표 잘합시다"라고 해 논란이 일었다.

해당 사진 중 지방선거 단체장 선거결과는 대구 경북에서만 당시 자유한국당 소속 단체장이 배출돼 붉게 표시돼있고, 우한폐렴 지역별 현황에도 대구경북에 확진자가 많이 발생해 빨간색으로 나타나있다.

마치 TK지역이 투표를 잘못해 코로나 바이러스로 고통받고 있다는 것처럼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런 공씨의 도넘은 표현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아무리 정치에 환장을 해도 그렇지. 저게 이 상황에서 할 소리인가"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역시 지난달 25일 대구 방역업무를 진두지휘하는 권영진 대구시장을 향해 "우한 코로나를 열심히 막을 생각이 없지 않느냐는 의심이 든다"라고 막말을 퍼부었고,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공개석상에서 "TK지역 봉쇄"발언을 했다가 논란이 일자 수석 대변인직에서 물러났다.

정치학자 얀 베르너 뮐러는 저서 '누가 포퓰리스트인가'에서 "집권한 포퓰리스트는 일종의 종말론적 대립상태를 꾸며내 국민을 계속 분열하고 동요시킨다"고 했는데 지금 여권 인사들의 행태가 딱 이렇다.

여권의 잦은 막말과 궤변은 4월 총선을 한달여 앞두고 그만큼 위기감이 크다는 반증일 수 있다.

실제로 우리 경제는 글로벌 경기 위축과 코로나 사태로 올 1분기 마이너스 성장까지 점쳐지고 있고, 여권이 온갖 공을 들인 대북정책 또한 북한의 잦은 미사일 도발로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코로나사태 이후 '중국인 입국 방치' '마스크 수급관리 차질' '섣부른 낙관론' 등 정부의 총체적인 방역실패까지 겹치면서 민심은 그야말로 싸늘하다.

따라서 여권으로선 '편 가르기'식 대결구도를 통해 자신들의 지지층만이라도 결집시켜 선거 승리를 이끌어내려는 정치적 계산을 했을 법 하다.

하지만 사람이나 정당이나 모두 위기 때 감춰진 품성과 자질이 드러나는 법이다.

지금 국민들 중에선 코로나 사태가 왜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지 모르는 사람이 없다.

여권이 사태 악화에 대해 책임을 지지는 못할망정, 자신들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특정지역을 조롱하고 비하하는 말폭탄과 정략적 발상으로 표를 얻으려 해선 안된다.

여권이 당리당략을 떠나 사태 조기 종식을 위해 묵묵히 실천하는 모습을 보일 때 국민들의 신뢰도 회복되고 표심도 따라오게 될 것이다.

[박정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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