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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방콕` 늘자…"5G로 VR·AR 즐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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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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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 모씨는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가 시행되고 개학이 연기되면서 초등학생 자녀와 2주째 '방콕' 신세가 됐다. 김씨는 아이들에게 LG유플러스가 가상현실(VR)로 제작한 초등학생 베스트셀러 'Why'를 보여준다. 입국제한 조치로 외국에는 못나가지만 VR로 필리핀 세부의 바다거북과 베트남 냐짱의 맛집·무이네 사막 등을 돌아보며 기분전환도 한다. LG유플러스는 약 4~5분짜리 VR 여행 콘텐츠만 150여 편을 제공하고 있다.

주부 이 모씨는 봄 이사철을 앞두고 걱정이 태산이다. 이씨는 "감염 공포 때문인지 집을 잘 보여주려 하지 않고, 저 역시 왠지 모를 불안감이 든다"고 말했다. 이씨는 KT가 부동산 VR스타트업 '올림플래닛'과 손잡고 제공하는 VR기기 '슈퍼VR'의 '집뷰' 채널을 통해 매물을 확인한다. 이 채널은 초고화질인 8K 실사로 촬영된 부동산 매물의 주위 환경과 내부까지 버드뷰(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시야)로 볼 수 있다.

5G(5세대)가 개통된 지 1년이 다 되어 가지만 최고 기대주였던 증강현실(AR)·VR 콘텐츠 시장 성장세는 예상보다 더뎠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고 올해 5G 가입자가 1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AR·VR시장도 본격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언택트(untact·비대면)' 콘텐츠인 AR와 VR가 빠르게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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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5G 전용 콘텐츠 개발에 '올인'하고 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올 들어 AR·VR 담당 임원들에게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도록 격차를 더 벌려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유플러스는 AR와 VR 서비스로 나뉘었던 담당을 AR·VR서비스담당으로 통합했다.

LG유플러스는 구글과의 전방위 협력을 바탕으로 자녀를 둔 30·40대에 어필할 수 있는 교육 관련 AR·VR 콘텐츠 개발에 주력한다. 올 상반기 제2 AR스튜디오를 열 예정이며 구글 검색창에 동물 등을 입력하면 스마트폰으로 해당 동물을 AR 버전으로 불러올 수 있는 'AR in Search' 등 특색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KT는 기술력으로 차별화에 나섰다. 이달부터 세계 최초로 8K 화질로 VR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슈퍼VR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다. KT는 연말까지 초고화질 VR 콘텐츠를 100여 편 제작하고 콘서트 등 다양한 공연을 생중계할 계획이다. KT의 새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구현모 사장은 VR에 대해 "차세대 미디어 플랫폼"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KT의 최대 강점인 IPTV(인터넷TV)를 통째로 VR 기기에 집어넣은 '슈퍼VR'는 구 사장이 CEO로 내정되기 전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 시절 낸 아이디어였다.

SK텔레콤도 AR·VR 콘텐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음달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AR와 VR를 섞은 혼합현실(MR) 제작 시설인 '점프 스튜디오'를 공개한다. 작년 말 카카오와의 전략적 협력 첫 사례로 화제를 모았던 VR 서비스인 '버추얼 소셜 월드'는 올해 상반기 글로벌 이용자를 위해 클라우드 서버를 확대하고 다국어를 지원해 글로벌시장에 진출한다. SK텔레콤은 넥슨 등 게임사와 협력해 캐릭터를 활용한 VR 게임도 선보일 계획이다. SK텔레콤은 VR 서비스 월 이용자를 작년보다 10배 급증한 100만명 규모로 성장시키는 게 목표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전 세계 AR·VR시장이 올해 188억달러(약 22조2800억원)로 전년보다 79%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통신사들이 5G 콘텐츠와 솔루션의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외국 IT 기업들과 '동맹(얼라이언스)'을 구축하는 등 협력에 나서는 배경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통신 3사의 작년 VR·AR 등 5G 전용 콘텐츠 투자 규모는 모두 100억원 이내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5년간 AR·VR 콘텐츠 개발과 유·무선 융·복합 기술 개발에 2조6000억원을 쏟아붓겠다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놨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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