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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치즈 같은 지도” VS “물러나라” … ‘트럼프 평화안’ 놓고 맞붙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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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서 아바스, 이스라엘 대사 충돌

아바스, “미국 구상안, 불법을 합법화” 비판

이스라엘 대사, “이스라엘 총리와 협상하라”

“정말 스위스 치즈 같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미국의 중동평화구상안에 따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지도를 흔들며 이같이 비판했다. 미국 구상안 속 팔레스타인의 영토는 스위스 치즈처럼 구멍이 많다는 뜻이다. 이스라엘이 차지하는 영토가 넓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대니 다논 유엔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그(아바스)가 물러날 때에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앞으로 나갈 수 있다”고 반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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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1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의 중동평화안 지도를 들어 보이며 비판하고 있다. 그는 이 지도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이 차지하는 영토가 이스라엘에 비해 적다는 의미에서 지도를 두고 구멍 뚫린 ’치즈 같다“고 지적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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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맞붙었다. 지난달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중동 평화구상을 놓고서다. 이 구상안은 우선 요르단강 서안에 있는 이스라엘 유대인 정착촌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했다. 또 팔레스타인에는 동예루살렘 일부 지역을 수도로 국가를 설립하도록 했다. 그러면서 예루살렘 전체는 이스라엘의 수도란 점을 재확인했다.

이 구상안은 여러 가지 면에서 국제사회의 논란과 팔레스타인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국제법상 요르단강 서안은 팔레스타인의 영토여서 이스라엘 유대인의 정착은 불법이다. 또 예루살렘 역시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지만, 국제법상 어느 나라의 소유도 아니다.

이날 안보리 회의에 참석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미국의 중동평화구상에 대한 거부 입장을 되풀이했다. 팔레스타인은 유엔 정식 회원국이 아니며 옵서버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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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논 유엔주재 이스라엘 대사가 11일 유엔 안보리에서 아바스 수반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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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스 수반은 이날 “나는 1300만 명의 팔레스타인인을 대신해 평화를 촉구하고, 이스라엘과 미국의 제안을 거부한다는 팔레스타인의 입장을 재확인시키고자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중동평화구상은 팔레스타인 권리의 정당성을, 자유 독립에 대한 우리의 권리를 폐기하는 것이며 팔레스타인 땅에서의 이스라엘의 정착 등 불법을 합법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바스 수반은 또 이 문제에 대해 미국·러시아·유럽연합(EU), 유엔 안보리 등이 참여하는 국제회의를 촉구했다. “미국이 유일한 중재자가 아니다”고 강조하면서다.

다논 유엔주재 이스라엘 대사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아바스 수반이 정말 평화를 원한다면 유엔이 아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협상을 위해 예루살렘에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아바스 수반을 겨냥한 그의 공세는 거세졌다. 아바스 수반을 향해 “물러나야 한다”면서 “‘거부주의(rejectionism)’와 테러에 대한 선동·미화를 선택하는 지도자는 결코 평화를 위한 진정한 파트너가 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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