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의 분리독립 추진 '지원사격'…"여전히 (넘어야 할)조약·절차는 존재"
(글래스고 EPA=연합뉴스)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향방을 가를 영국 조기 총선투표가 실시된 2019년 12일(현지시간)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국민당(SNP) 대표가 글래스고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도날트 투스크 전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2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후 EU에 재가입 신청을 하게 된다면 EU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투스크 전 상임의장은 브렉시트 이후 EU에 재가입하길 원하는 많은 스코틀랜드인들의 소망에 크게 공감하고 있다고 영국 공영 BBC 방송에 밝혔다.
영국에서 독립을 추진해왔던 스코틀랜드가 영국의 EU 탈퇴를 계기로 또 다시 독립을 추진하려는 상황에서 전직 EU 지도자가 강한 지지를 보낸 셈이다.
투스크 전 상임의장은 "나는 때때로 내가 스코틀랜드 사람이라고 느낀다. 특히 브렉시트 이후 더욱더 그렇다"면서 "정서적으로 나는 EU와 유럽에서 모든 이들이 열광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도 "다만 여전히 우리에겐 (넘어야 할)조약들과 절차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감정적으로는 (이 사안과 관련해)전적으로 공감만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300년 이상 영국의 일원으로 지내왔던 스코틀랜드는 2014년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시행했지만, 독립 반대가 55.3%를 차지하면서 부결됐다.
이후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스코틀랜드 주민은 62%가 EU 잔류를 원했지만, 영국 전체적으로 EU 탈퇴가 우세했고 이를 계기로 스코틀랜드에서 분리독립 추진안이 다시금 고개를 드는 상황이다.
특히 작년 12월 조기 총선에서 제2의 분리독립 주민투표 공약을 내건 SNP가 압승하면서 주민투표 추진에 힘이 실리는 형국이다.
스코틀랜드는 브렉시트 주민투표에서 EU 잔류에 찬성표를 던졌을 뿐 아니라 이후 선거 때마다 제2차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지지하거나 브렉시트 폐기를 주장하는 정당에 70% 이상의 지지를 보내왔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다만 투스크 전 상임의장은 스코틀랜드가 독립 후 EU 재가입을 요청하는 데 있어, 한 국가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외교적 관례뿐 아니라, 중요한 법적인 문제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에는 스코틀랜드 독립 논쟁이 자칫 영국의 주권과 완전성을 침해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EU는 또한 스코틀랜드가 EU에 다시 가입할 경우, 다른 EU 가입 후보국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가입 절차를 밟을 필요가 있음을 분명히 한 바 있다.
그는 "(그런 문제에) 개입하는 것은 내 역할이 아니다"라며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가디언은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겸 스코틀랜드국민당(SNP) 대표는 신속한 EU 재가입을 위해 국내 정책을 EU 규정에 최대한 가깝게 맞추도록 법제화할 계획이지만, 이는 영국과의 갈등을 더 키울 소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분리독립 절차를 밟기 위한 입법 권한을 스코틀랜드 의회에 부여해달라고 중앙정부에 공식 요청했지만 보리스 영국 총리는 거부한 바 있다.
honeybe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