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주요 기구들, 영국 국기 내려…영국 유럽의원 공석, 14개 회원국 새 의원으로 대체
31일(현지시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앞두고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EU 정상회의 건물에서 직원들이 회원국 국기 사이에 있던 영국 국기를 내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1일(현지시간) 영국의 탈퇴로 27개 회원국의 공동체가 된 첫날 아침을 맞았다.
EU와 영국이 합의한 EU 탈퇴협정이 양측 의회 비준 절차를 마침에 따라 영국은 전날 오후 11시(그리니치표준시·GMT)를 기해 EU를 탈퇴했다.
로이터,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이 1973년 EU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한 지 47년 만에 회원국 지위를 내려놓은 전날 밤 런던에서는 환호와 우려 속에 시끌벅적한 기념행사가 열렸다.
하지만 EU 주요 기구가 모여있는 '유럽의 수도' 벨기에 브뤼셀을 비롯해 EU 내에서는 조용하게 첫 회원국 탈퇴를 지켜보며, EU와 영국의 미래관계 협상 등 브렉시트 이후를 위한 준비를 서둘렀다.
전날 브렉시트를 몇시간 앞두고 EU 회원국 정상의 회의체인 EU 정상회의, 유럽의회 등 브뤼셀 안팎에 있는 EU 주요 기구 건물에서는 28개 회원국 국기 사이에 있던 영국 국기 '유니언 잭'을 내렸다.
31일(현지시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앞두고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EU 정상회의 건물에서 직원들이 회원국 국기 사이에 있던 영국 국기를 내려 가져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
EU 정상회의에서는 직원들이 건물 입구에 있던 영국 국기를 내린 뒤 접어서 가져갔다. 이 작업은 채 1분도 걸리지 않았다. 얼마 뒤 유럽의회 직원들도 건물 밖에 있던 영국 국기를 내렸다. 이에 따라 그 빈 자리를 채운 유럽연합기와 함께 27개 회원국 국기만 남게 됐다.
31일(현지시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앞두고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EU 정상회의 건물에 있던 영국 국기가 내려진 뒤 남은 빈자리. [EPA=연합뉴스] |
브뤼셀에 있는 영국 대표사무소도 같은 날 유럽연합기를 내렸다. 1일에는 건물 밖에 있는 명판을 EU 주재 영국 공관(UK Mission to the European Union)으로 바꾼다. 일부는 이에 '영국은 EU를 그리워한다'(UKmissEU)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브렉시트를 앞두고 브뤼셀의 대표적인 명소인 그랑플라스는 유니언 잭 색깔의 불을 밝혔고, 오스트리아는 브렉시트를 테마로 한 우표를 공개하기도 했다.
EU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대표는 1일 성명을 통해 브렉시트와 함께 영국은 이제 '제3국'이 됐다고 밝히고 영국 주재 EU 대표부가 이날부터 가동된다고 밝혔다.
앞서 EU는 브렉시트 후 첫 영국 주재 EU 대사로 포르투갈 출신의 EU 외교관 주앙 발르 드알메이다(62)를 임명한 바 있다.
벨기에 브뤼셀의 명소인 그랑플라스에 있는 건물들이 30일(현지시간) 영국 국기 색으로 불을 밝히고 있다. [EPA=연합뉴스] |
이와 함께 브렉시트로 유럽의회 의원직을 내려놓게 되는 73명의 영국 의원들을 대신해 이날부터 남은 회원국 가운데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14개국에서 27명이 새롭게 의원직을 수행하게 된다.
원래 유럽의회 의원은 751명이었지만, 영국의 탈퇴에 따라 정원도 705명으로 줄어든다.
또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브렉시트 후 돌아오는 첫 월요일인 2월 3일 영국과 벌일 미래관계 협상에 대한 입장을 발표한다.
EU와 영국은 올해 말까지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해 안보, 이민, 외교정책, 교통 등을 망라하는 양측의 미래 관계에 대해 협상을 할 예정이다.
kj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