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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의 모든 비준단계를 끝낸 영국과 EU가 31일(현지시간) 정식으로 결별한다. 양측은 장밋빛 미래를 위한 관계 설정에 돌입하는데, 해결해야 할 과제가 수두룩하다는 점에서 '친구'보다는 사실상 '경쟁자' 관계가 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영국은 이날 오후 11시(GMTㆍ그리니치표준시)를 기점으로 EU를 탈퇴한다. 이후 올해 말까지인 전환기간 동안 양측은 무역ㆍ외교ㆍ교통 등 광범위한 범위에 대해 미래관계 협상을 시작한다.
외신에 따르면 유럽 외교 전문가들은 영국이 EU의 경제적 경쟁자가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영국이 그동안 EU 내에서 정책 결정에 큰 영향력을 미쳤고 경제 규모 자체도 독일에 이어 EU의 국내총생산(GDP) 비중 2위를 차지하는 만큼 글로벌시장에서 파트너로 자리 잡기보다는 경쟁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파스칼 라미 전 EU 무역담당 집행위원은 한 주요 외신에 "서로 친절하고 외교적인 용어를 사용할지라도 지정학적으로, 지경학적으로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면서 "이는 양측을 압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라 하게만 런던 정치경제대(LSE) 교수도 "EU에는 영국이 가까운 파트너이기보다는 아주 가까이에서 경쟁자가 될 것인지가 의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 테이블에 앉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무역협상 등을 놓고 벌써부터 설전을 벌이고 있다. 유례없는 영국의 EU 탈퇴라는 사안을 두고 각자가 직면한 여러 과제를 해결하고 이해관계를 고려해 협상을 해야 하는 만큼 서로에게 우호적으로만 논의할 순 없는 상황이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새로운 EU를 단합하고 영향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과제를 갖고 있다. 그는 이날 독일 매체인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자이퉁'에 샤를 미셸 EU정상회의 상임의장, 데이비드 사솔리 유럽의회 의장과의 공동기고문에서 "유럽이 세계에서 이해관계를 보호하기 위해 더 가까이 뭉쳐야 한다"고 강조해 유럽의 단합을 강조했다. 불확실성이 높은 시대에는 규모의 경제가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영국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는 "동맹으로서, 파트너로서, 친구로서 미래를 함께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길을 열심히 모색해나가겠다고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EU의 울타리를 벗어난 영국으로서는 EU뿐 아니라 미국 등과의 무역협상 등을 진행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특히 미국과의 협상의 경우 5G 네트워크 장비 관련 화웨이 이슈부터 농산물시장 개방과 디지털세 등 서로 의견이 충돌하는 이슈가 많아 최종 합의까지 난항 예상된다. 협상 과정에서 영국 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도 또 다른 과제다. 마이클 고브 환경부 장관은 브렉시트 하루 전인 30일 영국의 일부 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일간 가디언은 영국 기업들이 수출할 때 추가 서류 작업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영국 내 정치ㆍ사회적 분열이 극심하다는 점도 존슨 총리로서는 해결해야 하는 과제 중 하나다. 브렉시트를 놓고 내부 분열이 심화하면서 브렉시트 당일 행사도 최대한 정중히 치른다는 계획이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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