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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고가주택 조정 불가피… "다주택자, 매도타이밍 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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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이후 서울 주택시장은 정부 규제 영향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15억원이 넘는 초고가 아파트 대출을 막은 12·16 부동산대책이 계속 힘을 발휘할 것이기 때문이다. 2017년 8·2 대책과 2018년 9·13 대책과 같은 강력한 규제를 버티면서 ‘정부는 시장을 이길 수 없다’는 믿음이 수요자 사이에서 가득했지만, 앞으로는 이런 믿음도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도 "주택시장을 반드시 잡겠다"는 강력한 시그널(신호)을 잇따라 보내고 있어 시장은 당분간 규제에 눌릴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설 이후 서울 부동산 시장의 매매시장 기세는 한풀 꺾이겠지만, 전세시장은 반대의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매매 대기 수요가 전세시장으로 옮겨가며 전세금은 이미 학군지 중심으로 뛰고 있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설 이후, 전세 수요는 더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4월 29일부터 입주자 모집공고를 신청하는 단지부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청약시장은 내 집 마련 기회를 노리는 청약대기자들로 북적일 전망이다.

조선일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 단지 전경. /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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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억 초과 대출 규제에 멈춰선 강남…매도 타이밍 재는 다주택자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2·16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날부터 이달 13일까지 약 한 달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30% 상승하는데 그쳤다. 전국 평균치(0.35%)와 수도권(0.50%) 상승률을 밑도는 수치다. 특히 15억원 이상 아파트 비중이 큰 강남 아파트 매매가는 0.26% 상승하는데 그쳤고, 서초구(0.13%)와 송파구(0.27%), 강동구(0.22%) 등 ‘강남 4구’ 모두 서울 평균치에 미치지 못했다. 15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의 대출을 금지한 영향이 나타난 것이다.

설 이후에도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다주택자의 매물이 하나둘씩 나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 매수자가 없어 집값은 내려가는데, 보유세와 종합부동산세 부담은 커지고 있어서다. 이를 버티기 어려운 다주택자들은 매도 타이밍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3월 이후에는 자금조달계획서와 소득 증빙자료 등이 강화돼 매수자들이 지금보다 더욱 집을 사기 어려운 환경이 되기 때문에 매도 타이밍을 앞당길 가능성도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상당수의 다주택자가 집을 정리할 생각을 갖고 있다"며 "설 이후 다주택자의 매물이 슬슬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15억원 초과 고가아파트의 대출 금지로 매수자가 없는 데다 3월부터 이른바 소득 증빙 15종 서류 등을 내야 한다"며 "이 때문에 2월 안에 현금부자를 중심으로 매수 수요가 나타날 것이며, 4~5월쯤 이때 거래되지 못했던 매물을 중심으로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풍선효과가 나타났던 9억원 이하 주택도 마냥 오를 것으로 기대할 순 없는 분위기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이런 현상을 지목하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나면 언제든 추가 대책을 꺼내 든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9억원 이하 주택의 담보인정비율(LTV)도 줄이는 방안 등이 언급되고 있다. 다만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의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국지적인 상승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은 있다.

건설·부동산 연구기관들의 올해 서울 주택시장 전망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올해 서울 주택가격이 1%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114는 수급 불균형, 저금리 기조 총선 등의 영향으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봤다. 반면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수도권 집값이 0.3%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세시장 불안, 청약시장은 내집마련 수요로 북적

전세시장은 이미 들썩이기 시작했다. 12·16 대책으로 9억원 초과 주택의 대출을 줄이고, 15억원을 넘는 고가 아파트의 대출을 막으면서 매매수요가 전세시장으로 흘러갔기 때문이다. 특히 자율형사립고 폐지와 정시 확대 이슈로 학군 수요가 움직이고 있어 설 이후 새 학기가 시작하는 3월까지 학군지역을 중심으로 국지적인 상승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도 전세시장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부동산114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아파트 분양을 기다리며 전세에 남는는 수요로 전세금 상승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으로 양천(0.33%), 강남(0.23%), 서초(0.22%)의 주간 아파트 전세금 상승률은 서울 평균치(0.11%)를 웃돌고 있다. 설 이후에는 이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 그나마 서울 입주물량이 4만2047가구로 지난해와 비슷하다는 건 전세시장 부담을 덜 요인이다.

올해 서울의 청약시장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새 아파트 선호와 분양가상한제 등이 맞물리면서 ‘로또 아파트’를 노리며 청약시장 문을 두드리는 수요자가 매우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월 이후 입주자모집공고를 내는 단지들은 한국감정원에서 청약 업무를 맡게 된다. 설 연휴가 끝나면 분양물량이 나올 예정이다.

특히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이 제도가 시행되는 4월 말 이전에 분양을 준비하는 강동구 ‘둔촌주공’,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는 수요자들의 큰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 동대문구 용두6구역, 이문1구역 등도 청약대기자의 관심을 끄는 현장이다. 부동산114가 집계한 올해 서울 신규 분양 물량은 5만여가구에 이른다.

부동산114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하기 위한 밀어내기 분양이 이어지면서 아파트 분양물량은 4월까지 평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기 지역의 치열한 청약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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