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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얼굴인식 등 인공지능 규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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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퍼런스·칼럼 기고 등서 "악용 방지 규제 선행해야"

"기술, 장점 많을수록 부작용도 커…AI도 마찬가지"

"업계, 회사만의 힘으론 역부족…정부가 나서야"

"기존 규제 적극 활용…일부 신기술은 아예 새 규제"

이데일리

순다르 피차이(오른쪽) 알파벳(구글 모기업) 최고경영자(CEO)가 2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한 씽크탱크 주최 컨퍼런스에 참석해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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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정부가 인공지능(AI) 부문을 규제할 필요가 있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순다 피차이 알파벳(구글 모기업)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한 싱크탱크 주최 컨퍼런스에서 “AI를 규제해야 한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우리는 AI와 같은 기술들이 진정으로 어떻게 사용될 것인지 준비 기간을 갖고 생각해봐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는 유럽연합(EU)이 공장소에서 안면인식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일시적으로 금지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그는 안면인식 기술 활용보다 규제 도입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피차이 CEO는 “현재 안면인식 기술은 부정적인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가 악용을 막기위한 제도를 먼저 만든 후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규제를 통해 문제를 빨리 해결하기 위한 체계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면서 “새로운 분야에서는 백지에서 출발해 완전히 새로운 규제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피차이 CEO는 규제 당국이 ‘비례적 접근(proportionate approach)’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현명한 규제는 잠재적 위험과 사회적 기회를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 리스크가 크지만 가치도 큰 부문에서 특히 그렇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정부의 AI 규제와 관련해 다양한 채널을 통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날도 파이낸셜타임스에 ‘구글이 AI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Why Google thinks we need to regulate AI)’라는 칼럼을 기고했다.

피차이 CEO는 칼럼에서 “역사를 살펴보면 기술의 장점이 보증되지 못한 사례들이 가득하다”면서, 이는 기술의 장점보다 부작용이 더욱 부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연기관이 처음 등장했을때 여행할 수 있는 거리를 늘려주는 등 교통혁명의 밑거름이 됐지만 더 많은 사고를 유발했다고 예시했다. 또 정보혁명을 이끈 인터넷 역시 허위 정보를 유포하는데 악용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AI 역시 어마어마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부작용이 크다고 지적했다. 딥페이크(합성·조작) 영상 조작부터 얼굴인식 기술을 악용한 통제 가능성까지 우려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피차이 CEO는 “AI는 수십억명의 삶을 향상시킬 잠재력이 있지만, 이런 것들을 하지 못하게 만들 큰 위험도 공존한다”고 꼬집었다.

피차이 CEO는 “이러한 우려들을 해결하기 위해 이미 많은 작업들이 진행되고 있긴 하지만, 어느 분야든 이런 문제들은 업계 또는 회사 단독으로 해결하기 힘들다. 또 그런 문제들은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과 EU가 벌써부터 다양한 규제 제안들을 내놓고 있지만 글로벌 표준으로 작동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국제적인 협력이 중요하다”며 “AI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데 대해선 의심할 여지가 없다. 중요한 건 어떻게 접근하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차이 CEO는 그러면서 “기존 규제들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AI를 활용한 심장질환 진단 등의 부문에선 기존 규제가 효과적인 AI 규제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율주행차 같은 신규 분야에 대해선 정부가 관련 비용과 혜택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뒤 적절한 새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피차이 CEO는 “훌륭한 규제 체계 구현은 안전성, 설명가능성, 공정성, 신뢰성 같은 것들을 고려해 올바른 방법으로 올바른 도구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라며 “(기술과 규제는) 모든 사람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도록 책임성 있게 개발돼야만 미래 세대들이 기술의 힘(장점)을 신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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