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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외무상에 '냉면막말' 이선권"···김정은, 대미 강경노선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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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소식통 "이선권 이용호 후임 외무상 임명"

정부, "관련 정보 주목하며 사실여부 확인 중"

김영철 등에 업고 군, 대남 업무 이어 외무성까지

대미 강경책 염두에 둔 포석일 가능성 있어

북한이 이용호 외무상 후임에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을 기용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정부 당국이 주목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19일 “북한이 지난해 연말 이용호 외무상을 해임하고 후임에 군 출신으로 대남업무를 맡아왔던 이선권을 앉혔다는 다양한 정보가 있다”며 “관련 정보에 주목하고 있으며 사실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복수의 대북소식통도 “해외의 북한 대사들에게도 관련 사실이 통보된 것으로 안다”며 “조만간 북한에서 외교 관련 회의가 열릴 것으로 아는데 이 자리에서 확인되지 않겠냐”고 전했다.

지난 주말 지재룡 중국 대사와 김성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 대사가 평양으로 급거 귀국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북한이 통상 여름에 개최했던 해외 공관장 회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자리에서 이선권의 교체 사실이 확인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인 NK뉴스도 이날 이선권의 외무상 기용설을 전했다.

중앙일보

외무상 기용설이 돌고 있는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2018년 10월 '10·4 선언 발표 1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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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군 대좌(대령과 준장 사이 계급) 출신인 이선권은 남북 군사실무회담 대표를 하다 2010년대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으로 옮겨 남북 고위급회담 북측 수석대표를 맡아왔다. 그는 2018년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당시 옥류관에서 오찬 중 남측 경제인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는 막말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한 달 뒤엔 평양을 찾은 조명균 당시 통일부 장관이 회의장에 5분가량 늦게 나타나자 “관념이 없으면 시계가 주인(조 장관) 닮아서 저렇게 떨어진단 말이야”라고도 했다.

'김영철 당 부위원장의 사람'으로 불리는 그는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ㆍ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김 부위원장이 책임을 지고 자숙하는 동안 함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해 중반엔 조평통 위원장 직책을 임용철 민족화해협의회 부위원장에게 넘겼다는 첩보도 돌았다.

이후 '김영철 건재설'이 나왔고 이선권은 지난해 연말 나흘간 진행된 전원회의(7기 5차) 회의장에서 포착됐다.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의 참석자들이 함께 찍은 기념사진에 얼굴이 등장해 복권 사실이 확인됐다. 사진에서 이선권은 맨 뒤 줄에, 최선희 외무성 제1 부상은 뒤에서 셋째 줄에 서 있었다.

대남관계를 제외하고 외교 분야 경력이 알려진 바 없는 이선권의 외무상 기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당장 북한의 대외 정책 특히, 대미 정책이 강경노선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임 이용호 외무상이 북한의 대표적인 미국통 외교관이라는 점에서 이번 인사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향후 대미 협상에 부정적이라는 메시지를 보내려고 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하다.

전직 정부 당국자는 ”이선권이 외무상에 기용됐다면 군부 출신 특유의 강경노선을 외교에 반영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당국자는 ”이선권이 남북 대화에 나섰던 건 군부에서도 남북관계를 다뤘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외교는 국제사회의 관례와 외교관의 경험, 이론이 겸비된 전문성이 필요한 부분이어서 남북관계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연말 열린 전원회의 보고를 통해 “장엄한 정면돌파전을 정치·외교적으로, 군사적으로 담보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이 시간을 끌면서 북한을 압살하려 한다는 판단을 하고, 국방건설과 전략무기 개발을 지시한 뒤 “머지않아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북한은 17일 사망한 빨치산 1세대 황순희 혁명역사박물관장의 국가장의위원 명단을 18일 발표했는데, 여기에서 그동안 해임설이 돌던 노광철 인민무력상의 이름이 빠졌다. 대신 김정관 인민무력성 부상의 이름이 거명돼 인민무력상 교체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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